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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식 같은 하루 후식 같은 하루 / 남태희 직장인에게 일요일은 달콤한 후식 같다. 한 주에 닷새 근무하는 사람이야 덜하지만 일요일 하루 쉬는 사람에게는 아껴 먹는 디저트처럼 감질난다. 밀린 잠도 자야하고 미룬 집안일도 해야 한다. 집안 대소사에 참석하여 못다 한 인사들도 챙겨야 한다. 일요일 내내 평일 못지않게 나름 종종댄다.  눈을 뜨니 아침 아홉 시다. 이불 속에서 좀 더 꼼지락거리며 휴일의 평화를 즐길까 하다 벌떡 일어난다. 커다란 머그잔 가득 커피를 타고 티브이 리모컨을 무의식적으로 켰다가 끈다. 한구석에 쌓아 올려진 책과 우편물을 정리해야겠다는 강박에 마음이 바쁘다. 읽은 책들과 읽어야 할 책들, 답을 줘야하는 책을 분리한다. 봉투에 적힌 신상은 검은 매직으로 지워버린다. 몇몇 책을 책꽂이에 꽂으며 나의 글도 .. 2024. 11. 26.
달의 외출 달의 외출 / 윤혜주 그날, 시월 열사흘의 달은 청송으로 곧장 돌아가지 않았다. 일등성별의 반 이상이 얼굴을 내민 눈부신 푸른 밤을 호미곶에서 보냈다. 소슬바람이 선명한 붉은 잎가지를 흔드는 가로수 길에 눈길 주다, 또랑또랑한 풀벌레 마지막 울음에 귀 기울이다가, 다글다글 파도에 쓸려가는 몽돌의 자지러짐과 청잣비치 시거리에 다정한 미소 건네며 밤새 노닐었던 모양이다. 희붐한 새벽녘이 되어서야 내 창문을 비추며 돌아가는 길을 물었다.  ​도망치듯 나선 길이었다. 때론 지진 뒤의 피할 수 없는 쓰나미가 더 무서울 때가 있다. 언제 십일 남매라는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있었던가. 그 바람 또한 예고나 하고 불었던가. 이번에도 가족의 근원을 흔드는 슬픔이 거대한 쓰나미로 밀려와 덮쳤다. 넷쩨네 유학 간 .. 2024. 11. 26.
세무서장의 무게 국세행정의 야전사령관 세무서장의 무게/최찬희서기관. 공무원 직제상 고위공무원단의 진입을 준비하는 영광된 자리다. 옛날부터 서기관부터 고위직 공무원으로 분류했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나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했다. 직업공무원으로는 최고의 자리인 고위공무원단(3급 이상)의 진입을 준비한다는 의미에서는 공무원사회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자리이기도 하다. 고위공무원단 제도는 참여정부에서 직급 통폐합을 위해 2006년에 도입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가급과 나급으로 구분하는 현 제도가 완성됐다. 고위공무원단 ‘가’급은 1급 공무원으로 중앙부처의 차관보, 실장, 외청이나 차관급 처의 차장을 맡는다. 고위공무원단 '나'급은 2급 또는 3급 공무원으로 중앙부처의 국장을 맡는다.국세청 서기관은 다소 특별하다. 흔히 국세행정.. 2024. 11. 26.
에콘 실레 에곤 실레(쉴레)(Egon Schiele, 1890-1918)/꼬로로"이 세상에는 셀 수 없이 많은 훌륭한 사람과 앞으로 훌륭하게 될 사람들이 있겠진요. 그렇지만 나는 나의 훌륭함이 마음에 듭니다." - 에곤 실레"예술가를 제한하는 것은 범죄다. 그것은 태어나는 생명을 죽이는 것이다." - 에곤 실레-출생 : 오스트리아 남부 툴른클림트의 제자/ 스승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나 클림트가 장식적 패턴이 많은 반면 실레는 그림은 고독하고 척박해 보이는 그림이 많음에곤 실레가 살던 19세기말 빈은 유럽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곳시골마을 역장의 아들로 태어남/ 1905년 에곤 실레의 아버지는 매독으로 사망/ 어머니는 이런 병명으로 죽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냉담/ 아버지에 대한 연민을 거둘 수 없었던 실레는 이로인.. 2024. 11.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