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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낯설음 저너머

하모 요리와 여수 엑스포

by 자한형 2023.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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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 요리와 여수 엑스포

 

 

 

칠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12일의 일정으로 현장교육이 있어 출장을 갔다. 아침 일찍 출발 했음에도 불구하고 도착하니 오전나절이 다 간 상황이 되었다. 남쪽 끝자락인 관계로 웬만해서는 가보기 힘든 기회가 아닐 수 없었다. 마침 여수엑스포도 진행중이라 호기심이 동했다. A시를 출발한 차는 신나게 잘 달렸다. 서울이라든가 대도시라면 도심을 빠져나오는 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을텐데 그런 걱정은 기우였다. 경부를 타고 내려가 천안에서는 민자 고속도로를 탔다. 그곳을 지나 전주를 빠져나오기 전에 순천행 새로운 고속도로(전주순천간)의 진입이 될 수 있었다. 중간에 휴게소를 들렀다. 화장실과 편의점만 있는 간이휴게소였다. 소변기도 3개만 있었다. 관광버스등은 이용을 자제해달라는 안내표지판이 붙어 있었다. 뒤쪽으로 충분한 부지면적을 확보해 놓은 것을 보면 이용량에 따라서는 정식휴게소가 들어 올 수 있을 듯 했다. 전북임실군 소재였다. 임실치즈피자가 생각나도록 젖소의 모습이 모형화 되어 한눈에 보이기도 했다. 유일의 임실치즈농협도 연상되는 순간이었다. 신록의 푸르름이 절정에 와 있는 듯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고 중복이 지난 것도 며칠되지 않았으니 복더위의 절정이었고 휴가기도 좋은 시기였다. 세시간 여를 달려 겨우 목적지인 여수에 도착했다. 그래도 바닷가였고 세계4대미항이라고 홍보를 하는 도시에 도착하고 보니 한결 더위는 누그러뜨려 지는 듯했고 특유의 비릿한 항구의 냄새가 코 끝을 간지럽혔다. 여러 가지 업무로 바쁜 일정이었는지 곧바로 식당으로 가자는 권유여서 휴식도 취하지 못한채 화장실만 들렀다가 조그만 음식점으로 안내되었다. 바다가 훤하게 내려다 보였다. 해변의 단촐하고 조그만 식당이었다. 바깥에는 여러개의 분재가 자태를 훌륭하게 뽐내고 있었다. 가격이 얼마나 가느냐고 물었더니 기백만원은 갈 것이라고 하는 통에 깜짝 놀랐다. 좌정을 하고 보니 벽면에 유명인사의 사인물과 사진이 즐비하다. 번잡하지 않은 가운데 음식점답지 않게 품위가 있고 정갈한 것이 꽤나 유명한 음식점인가 보다 했다. 처음 나온 음식에는 찐고구마와 방울토마토, 곶감 등이 나왔다. 그리고 본 음식으로는 하모회가 나왔다. 그런 연후에 하모 물데침 껍질 숙회(유비키)를 먹을 수 있게 끓인 물과 하모가 나왔다. 통상 갯장어라고 하는 데 식감이 무척이나 좋았다. 대부분의 하모는 일본으로 수출이 된다고 한다. 그들이 어떻게 요리해 먹는가를 살펴보니 그것은 유비키로 해서 먹는 다는 것이다. 복날의 영양식으로 하모가 한몫을 한다는 얘기였다. 요리법에 관해서 네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 물데침 껍질 숙회(유비키) 가 있다. 껍질을 벗긴 상태에서 끓는 물에 익혀서 먹는 요리를 말한다고 한다. 속칭 샤브샤브와 유사한 듯하다. 하모, 돔껍질이 유명하다. 둘째는 물데침 숙회(마쓰까와) 이다. 이것은 회의 껍질부분만 제거하지 않은 채 포를 뜬 다음 뜨거운 물을 껍질 쪽에만 부어서 잠깐 껍질을 데친 후 재빨리 얼음물에 담가서 탱글탱글하고 쫄깃한 식감을 얻는 횟감처리 방식입니다. 데쳐진 껍질이 소나무 껍질과 유사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4대 돔류(강성돔, 참돔, 돌돔, 벵에돔) 마츠카와가 대표적이다. 세 번째는 불데침 숙회(히비키)이다.물데침 숙회와 비슷한데 물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불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토치(불대)의 화력을 이용하여 회 껍질부분을 그을리게 처리하거나 후라이팬을 이용해서 껍질부분만 익히는 방법이다. 네 번째는 타다끼 이다. 횟감의 겉부분을 불로 익혀서 안은 회의 속살로 남아 있고 바깥은 익혀진 상태로 된다. 회가 아닌 소고기 타다끼도 있다. 대부분은 참치 타다끼가 주류를 이룬다. 하모 물데침 껍질 숙회는 처음으로 접해보는 요리였다. 처음 회를 맛본 후여서 식감이 또달랐다. 같이 나오게 하는게 어떠냐는 제안에 대해서도 오랫동안의 관습이어서 그런지 생뚱맞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 끝으로 나온 것은 국물에 끓여져 나온 죽이었다. 처음 맛본 것이라 그 미감이 남달랐던 것 같았다. 일정을 바쁘게 마치고 엑스포장으로 입장을 했다. 얼마나 인산인해를 이루었는 지 입구부터 북새통이었다. 주차를 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었다. 겨우 유료주차장에 차를 주차해 두고 서둘러 박람회장으로 갔다. 그러나 그곳은 더 혼잡스러웠다. 한바퀴 관 외관만 살펴본 후에 인증샷 두컷 만하고 그곳을 빠져 나왔다. 이로 인해 여수의 위상이 한결 높아졌고 인프라가 광범위하게 구축되었다고 했다. 물론 전시기간이 끝난 후의 활용방안도 다 세워져 있으리라 믿었다. 그 언젠가처럼 흉물로 처리되는 전철을 두 번다시 밟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졌다. 다음으로 꼭 가보아야 할 곳이 있었다. 그것은 여수와 광양을 잇는 이순신대교였다. 엄청난 높이를 자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시원하게 뚫려져 있었다. 바람을 가르며 시원스럽게 내달렸다. 무더위가 극심한 서울에 비해 남도에서는 여름을 즐기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휴가를 오고 여행을 오는 이들로 인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듯했다. 여행의 재미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하나의 도락화가 될 것이다. 3만달러시대가 되면 여행과 문화를 즐기는 것이 대세로 변화할 것이라고 예언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서구에서는 마이카를 주창하던 때에서 수영장을 갖추고 해양 레져를 즐기는 선진국을 열망하고 있는 데 우리는 언제나 그런 호시절을 만날 수 있을까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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