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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향을 향한 여정

숨겨진 사랑, 더 스토리

by 자한형 2023.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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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사랑. 더 스토리

 

 

여러 가지로 특이한 소재로 제작된 2012년도 영화였다. 1944년과 2012년 그리고 현재가 묘사되고 있었다. 한 남녀가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때쯤에 뜨겁고 열렬하게 사랑을 했었다. 한사람은 글을 쓰는 작가 겸 기자였다. 단란하고 행복하게 살았고 그들의 사랑을 키워갔다. 행복하고 기뻐했던 부부에게는 엄마의 사슴 같은 눈을 닮은 딸도 태어났다. 그런데 그 딸이 어느 날 병이 들게 된다. 그리고 시름시름 앓다가 덜컥 불귀의 객이 되고 만다. 그러자 엄마는 넋이 나가고 혼이 나간 것처럼 멍한 상태가 지속이 된다. 밥을 가져다가 먹으라고 해도 눈물만 흘리고 있다. 결국 친정으로 가서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된다. 작가인 남자는 타자기까지 던져버리고 자포자기(自暴自棄) 상태에 빠져들게 된다. 그러던 차에 타자기를 보는 어느 한순간 작품에 대한 영감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자 그는 미친 듯이 작품에 몰입하게 되고 열중하게 된다. 식음을 전폐한 상태로 작품에 매달린다. 글이 문장이 되고 문장이 문단이 되고 그렇게 해서 2주일동안 심혈을 기울인 결과 작품이 완성된다. 작품 제목은 창가의 눈물이었다. 자신들의 사랑의 얘기와 고통과 회한을 토로해 놓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작품이 완성된 후 오랫동안 못 잤던 잠을 자게 된다. 그리고 기력을 회복한 후 아내를 찾아서 떠난다. 그는 그녀에게 작품을 보여주고 새 출발을 다짐한다. 남자가 먼저 파리로 돌아오고 얼마 후 여자도 돌아온다. 그러나 여자가 가져와야 했던 원고뭉치가 넣어져있던 가방을 기차 짐칸에 놓고 오게 되는 불상사(不祥事)가 발생한다. 집에 온 아내와 재회를 하게 된 남편은 원고를 찾아 법석을 부려보지만 찾을 길이 없다. 그러면서 내뱉어서는 안 될 말을 하고 만다. “딸을 잃은 것은 당신만이 아니야그러자 아내는 남편의 뺨을 때리게 되고 각자의 길로 가게 된다. 그런 후에 남자는 북부프랑스로 가고 여자는 그녀 역시 나름대로의 삶을 찾아 다른 길을 간다. 그러던 중에 뉴저지라는 곳에서 두 남녀는 우연히 만나게 된다. 남자는 출근하는 길이었고 여자는 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 여자 옆에는 아리따운 딸아이와 남편이 행복에 겨운 눈길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남자가 창가에서 그 모습을 보며 오른 손을 올리며 아는 체를 한다. 그러자 그 여자도 알아봤다는 뜻으로 오른손을 들어 보이며 결별을 고한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프랑스 북부에서 꽃집의 정원사로 살아가던 남자는 어느 날 책방을 방문한다. 그리고 베스트셀러로 각광받고 있는 창가의 눈물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는 그 작가를 미행한다. 그리고 결국 창가의 눈물에 얽힌 얘기를 공원벤치에서 들려준다. 그는 미국에 사는 사람이었고 그 또한 무명 작가였다. 프랑스로 신혼여행을 갔던 그는 어느 골동품상에서 가방을 하나 사고 그 속에서 원고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 원고를 타이핑해서 자신의 작품인양 출판을 해서 화제의 작가 반열에 오르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본래의 작가를 찾게 된 그는 곧 그러한 내용을 아내에게 고백한다. 그러자 자신을 속이고 거짓말을 한 남자를 어떻게 믿고 살겠냐고 힐난(詰難)하며 결별을 고하고자 한다. 그러자 남자는 그렇게 얘기한다. 자신을 누구보다 잘 알지 않느냐 당신은 그 글이 내가 쓴 글이 아님을 알 수 있었지 않느냐. 좀 더 세밀하고 치밀했더라면 나의 내면을 누구보다 잘 알지 않느냐 라고 항변한다. 결국은 두 사람은 화해하고 예전관계를 회복하기는 하지만 깊은 앙금은 남아 있는 것 같아 보였다. 한편 꽃농장으로 실제작가를 찾아간 가짜작가는 돈을 주며 협의를 해보고자 하나 원작가는 부질없는 짓이라고 하면서 그냥 그대로 실제작가인 양 행세를 하라고 한다. 그리고 화분을 하나 준다. 그리고 얼마 후 원작가는 노쇠해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명성을 날린 가짜작가는 피라미 같은 작가지망생 한명을 데리고 자기 작업실로 간다. 그리고 자기 작업실을 구경시키고 소개시켜준다. 그리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보르도 와인을 가져오겠다고 한다. 그런 차에 여자 작가 지망생은 책상위에 놓인 책을 뒤적거려보는데 그 속에는 작가의 아내 사진이 책갈피에 꼽혀져 있었다. 어떻게든 작가를 유혹(誘惑)해보려고 하는 젊은 아가씨에게 유혹당하는 듯하다가 결국은 그냥 돌아가라고 하며 끝이 난다. 상당히 특이한 소재라고 했는데 그것은 미국의 유명작가 헤밍웨이의 일화를 소재로 했다고 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무수한 선택을 하게 된다. 그 선택에는 언제든지 책임이 따른다. 전광석화처럼 떠오른 영감을 활자화하고 몰입해서 명작이 탄생하게 된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경이적이었던 부분이다. 자신의 모든 삶을 송두리째 훔쳐간 부분에 대해서 그렇게 관용을 베푸는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히 신기했다. 그렇게 훔쳐갔으니 그에 마땅히 그가 받았던 고통까지도 함께 가져가라고 절규를 했었다. 거짓과 진실의 그 극명한 대비가 잘 묘사된 듯했다. 진실과 거짓이라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부분에 대한 것을 그리고 있었다. 그것에서 비롯되는 인간관계에서의 신뢰도 문제가 되었다. 50여 년을 뛰어넘은 세월간극도 상당히 이색적으로 작용이 되었다. 공자의 말씀 중에도 식() () () 중에서 가장 귀하고 중한 것은 신이라고 했던 것 같다. 논어의 안연편에 나오는 것이다. 제자가 물었다. 정치란 무엇입니까? 그러자 공자가 답했다. 정치란 백성을 배불리 먹이고 병사를 양성하며 백성의 신뢰를 얻는 것이다. 그러자 다시 제자가 물었단다. 가장 먼저 버려야할 것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병사다. 다음은 먹는 것이다. 마지막이 신이다. 백성의 신뢰를 잃어서는 바른 정치를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라는 것은 사람()과 말()이 합쳐진 것이다. 진실한 말이 믿음의 기초이고 기본임을 극명(克明)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사람 간에 신뢰를 저버린다는 것만큼 큰 것은 없는 듯하다. 모쪼록 제대로 된 신뢰를 쌓아가며 인간관계를 돈독하게 유지시켜가는 삶을 살아가는 게 본질적으로 필요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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