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직장인의 시작은 출근에서부터다. 집에서 직장까지 오는 것이 어떤 경우에는 간명할 수 있고 편안 길이 있는 반면에 상당한 고충을 겪는 경우도 허다하다. 4년 정도 있었던 전 근무지에서의 출근은 말이 출근이지 정말 편안하고 쉬운 길이었다. 물론 월요일이라든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평상시의 출근길에 관해서는 남부럽지 않을 만큼 편안한 길이었다. 사택에서 출근을 하는 것이니까 거의 5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이고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였고 손쉬운 출근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당히 어려워지고 난감해진 출근 상황이었다. 일단 거리로 봐도 거의 30킬로미터에 육박하는 길이다. 물론 서울에서 경기도 외곽 쪽으로 가는 길이니 만큼 일반적인 행태와는 거리가 있는 출근길이다. 일단 차를 끌고 출근을 한다는 것이 어찌 보면 편안한 길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매우 번거로운 일상일 수 있다. 오랫동안 제대로 출근을 해보고 싶다는 희망을 갖기도 했었고 그렇게 고생스럽게 출근을 하는 사람이 되어 보고 싶은 마음도 있긴 했었다. 하지만 이젠 거의 익숙할 정도가 되어버렸다. 일단 시작은 매일 아침 6시 40분부터 거의 7시 사이에 출발이 이루어진다. 차를 끌고 집을 출발한다. 깜깜한 밤하늘을 보며 출발하면서 드는 생각은 너무 이른 것 아닌가 또는 오늘은 길이 잘 뚫려 제대로 적정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등이다. 그래도 도로에 나서고 보면 그 많은 출근행렬에 합류하면서 출근전쟁이 시작된다. 시끄러운 경적소리와 불빛이 휘황찬란한 거리를 달리며 도시에서의 출근을 시도한다. 집에서 나와 신대방역삼거리를 지나면 좁은 도로를 타고 공군회관 앞쪽까지 일방통행인 도로를 달린다. 다음은 대방 지하차도다. 오전7시를 넘기면 거의 거북이걸음이 시작된다. 좌회전을 하려는 차들과 직진을 하려는 차들이 서로 뒤엉키면서 북새통을 이루는 가운데 요리조리 피해서 신호대기f를 한다. 좌회전을 받아 여의도 중심부로 진입한다. 이제 좀 여명의 기운이 느껴지고 새벽이 밝아 오는 듯한 느낌을 갖는다. 길을 따라 직진하다가 우회전해서 마포대교를 건넌다. 그때쯤이면 태양이 떠오를 채비를 하고 사람들도 기지개를 켜고 바쁜 일상을 준비하는 모습들이 이채롭게 느껴진다. 우측 차선을 따라가다 보면 강북 강변도로로 빠지는 길이 나온다. 이제는 신나게 질주하는 일만 남았다. 강북 강변도로는 항상 훤하게 뚫려있는 편이다. 반면 반대 차선은 거의 주차장 수준으로 꽉 막혀 있는 것이 비일비재하다. 양화대교, 성산대교, 가양대교 등을 지나쳐 가다보면 제2의 자유로 방향이 나온다. 우측 깜빡이를 켜고 서서히 진입해서 강매 지하차도를 건너면 거의 다 온 셈이다. 삼송 신도시가 지척이다. 이제 갓 지은 아파트들이 즐비해 있는 도래올마을을 지나서 길을 따라 올라가 보면 신세계가 펼쳐진다. 잔뜩 움츠린 채로 버스를 기다리는 출근길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아직 아파트 입주자들을 위한 기반 시설들이 채 들어서지 않은 황량한 모습의 원흥마을을 지나게 된다. 원흥역에 접근해서 보면 제대로 신시가지의 모습을 갖추어 가는 모습을 보게 된다. 원흥역을 지나 조금 더 가면 마지막 신호를 대기하게 된다. 그리고 사무실에 도착하는 순간을 맞는다. 거의 7시 40분에 사무실에 안착하면서 안도의 숨을 내쉬게 된다. 그러면서 이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과 각오를 새롭게 다지게 된다. 4년 동안 출근이라는 것을 잊고 지냈는데 이제는 출근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게 되었다. 어떤 경우에는 늦잠을 자 허둥지둥 아침도 뜨는 둥 마는 둥하고 부리나케 집을 뛰쳐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술이 과하게 되면 아침까지도 술 냄새를 풍기며 숙취에서 깨어나지 못한 상태로 사무실에 나오는 경우도 있다. 요즘 한창 직장인의 애환을 담은 드라마 미생이 히트를 친다고 했다. 언제나 긴장 속에서 하루하루 출근전쟁을 치르는 사람들이 대세이다. 백수나 직장에서 은퇴한 이들도 많은 세상이다 보니 출근하는 사람이 그렇게 부러움을 받는 것이 요즘 세상의 한 단면일지 모른다. 한때는 15년 정도 한 곳을 향해 출근을 하기도 했었다. 어떤 때에는 집사람의 차에 편승해서 편안한 출근길을 경험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출근길은 지하철을 이용하는 편이었다. 그것이 가장 편안하고 정확하고 오류가 없는 방법이었다. 직장인의 즐거움 중에 하나로 치부될지 아니면 고역인 것으로 될지는 알 수 없으나 필수적인 부분이 출근이다. 예전에는 불시에 복무점검이라 해서 출근상황을 체크하기도 하고 그것에 적발이 되면 시말서를 쓰기도 했었다. 요즘은 사무실 출입카드를 갖고 있어야 사무실의 출입이 가능하도록 전자화가 되어있다. 어떤 영화에서는 출근에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갖고 한편의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을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앉아서 졸고 있는 모습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아니면 요즘은 거의 스마트 폰을 갖고 문자를 주고받거나 SNS에 올라와 있는 사람들의 동향을 파악하는 등으로 소일을 하는 이들이 대부분인 시대가 되었다. 한때는 책을 갖고 타서 그것을 읽는 이들이 다수를 차지했었는데 지금은 옛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지하철의 푸쉬맨이 항상 승객들의 등을 밀어주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일부 역에서만 이뤄지는 듯하다. 한 번씩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출근을 해보기도 하지만 그 고역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일단 소요시간이 보통이 아니다. 거의 두 시간이 소요되니 진이 빠질 정도이다. 지하철로만 오게 되면 세 번을 갈아타야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중간에 택시라도 타게 되면 시간이 단축되기는 하지만 그것도 번거로움을 피할 길이 없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짜투리 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도 직장인의 현명한 자세일 수 있을 것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출근에 대해서 여러 가지 애환이 묻어나 있기도 하다. 외곽에서 서울로 출근을 하는 이들이 대세인 것이 현 세태의 풍속인 듯하다. 도심의 전세가가 천정부지이다 보니 모두들 서울의 인근 신도시로의 이주가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아무튼 출근은 직장인의 필수불가결한 요소이고 기본적인 부분이다. 한 시간이나 한 시간 반전에 출근하니 그렇게 막히는 도로를 가는 불편함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상당한 애로를 갖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런 출근을 할 수 있는 날도 그리 많이 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튼 출근은 직장인으로서의 권리이자 의무인 것이며 필수불가결한 요소이지 않은가. 출근은 하루를 시작하기 위한 준비단계이고 첫 단추와도 같은 것이다. 어떤 이는 지각을 밥 먹듯이 하기도 한다. 그러나 항상 출근이 즐겁고 활기차고 흥미로울 수 있기 위해서는 직장인으로서 자기 업무에 최선을 다해 진력을 쏟고자 할 때일 것이다. 아무튼 건강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활기차게 출근을 시작하는 것이 즐겁고 행복한 직장생활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길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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