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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의 향기 (5권)

대구

by 자한형 2023.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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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대구라고 하면 언제나 생각나는 것은 뜨거운 도시라는 것이었다. 본래의 계획은 하루를 휴가낼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정부에서 임시공휴일로 지정을 해줘서 천만다행한 일이 되었다. 또한 처음에 의도 했던 것은 저녁자리에만 참석을 할 요량이었는데 골프도 같이 하게 되었다. 그것도 처음에는 하루만 하는 것으로 되었는데 일이 꼬이다보니 이틀을 연속해서 하게 되었다. 4명은 한차로 서울에 집결해서 출발하는 것으로 되었고 수원에서 출발하는 K이사만 외톨이가 되었다. 당초에서 입석을 타고 내려오려고 계획했는데 계획을 수정해서 차로 구미로 와서 나와 합류해서 대구쪽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되었다. 아침 6시에 출발했는데 2시간이 지났어도 용인 IC 밖에 오지 못했다고 했다.본래 구미 도착예정시간이 1030분이었는데 그것도 맞추지 못했고 결국 1040분경에야 구미에서 합류가 되었다. 클럽과 백을 옮겨 싣고는 곧바로 출발했다. 황금연휴 4일간이 주어졌고 그 첫째날이었다. 임시공휴일인 내일에는 고속도로 통행료도 무료로 고지되었다. 경기가 침체된 상황이고 보니 내수를 진작시킨다는 명분이 내세워졌다. 1시간여를 달려 목적지 부근에 도착해서 점심을 먹었다. 서울에서 내려온 팀이 먼저 도착해서 한창 식사를 하고 있는 중에 우리가 식당에 들어갔다. 반갑게 악수를 나누었고 인사를 했다. 이제는 다들 현직에서 퇴직해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입사동기생들이었다. 날씨는 화창했고 전형적인 봄날씨였다. 꽃들이 만발해 있었고 운동하기에는 최적의 상황이었다. 두팀으로 나눠 본격적인 경기에 들어갔다. 메이저 리그 팀은 타당 걸린 것이 2달러였다. L전무가 환전을 해왔다. 불꽃튀는 격전이 벌어졌다. 오후에 시작된 경기였기에 날씨가 무척 무더울 것으로 우려했는데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산속이어서 그런지 무더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늘집에서는 막걸리를 한잔씩 했다. 마이너리그는 라스베거스 식으로 뽑기를 해서 먹기로 했다. 실력들이 엇비슷해서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다. 주관자는 그나마 현직 본부장이었다. 문제는 저녁식사와 내일의 경기에 참여키로 했던 P감사가 펑크를 내면서 발생되었다. 당장 내일의 경기인원을 맞추는 것이 급선무였다. L전무는 오늘만 경기에 참여하고 내일은 대타요원으로 K사장을 물색해 놓았다. 4시간여의 경기를 마치고 항상 그렇듯이 샤워를 하고 저녁식사자리로 자리를 옮겼다. 차들을 주차해 두기 위해 일단 숙소로 차를 몰았다. 30여분을 달려 T모텔에 도착했다. 일단 여장을 그곳에 풀어놓고 저녁식사자리로 이동했다. 운동을 했던 이들에 더해서 3명이 추가로 참석했다. H부장이 서울에서 내려와 합류했고 두명은 내일 경기에 참여할 선수로 J지점장과 K사장이었다. 유쾌하고 즐거운 식사자리가 이어졌다. 격의없는 대화가 이어졌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제일 많은 축하를 받은 이는 최근 자리를 잡은 K이사였다. 강화쪽의 회원축협에 상임이사로 제2의 인생을 살게 되었다. 4개월여를 쉰다음 멋지게 새로운 생을 구가하게 되었다. 그냥 제대로 쉽게 취임이 되는 것으로 알았는데 그것이 그렇게 손쉬운 것이 아니었다. 대의원의 통과가 간단치 않는 일이었다. 고향에 내려가 농사일을 할 계획을 세웟다는 것에서 절박함의 극을 보는 듯했다. 작년 연말에 사위까지 봐서 뭇친구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고 있었다. 다들 능력이 남달라서 제2의 인생도 멋지게 살아갈 것으로 보였다. 대부분이 다 안정적이고 확실한 자리를 차지했다. 일부 동기들은 가사일로 소일을 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들도 모두 부인들이 확실한 직장을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었다. 2년전에 퇴직했었던 C 감사는 최근에 회사 감사에서 자리를 내놓게 되어 안타까움이 있었다. 아직 임기가 남은 상황이어서 아쉬움이 컸다.

우리 모두는 T모텔에 들어가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이 되었다. 미리 예약된 아침식사 장소로 집결이 되었다. 오늘의 게임장소는 대구에서 최단 거리에 위치한 경산 CC 였다. 휴일날의 부킹이라 쉽지 않았을텐데 모두 호사를 누리는 셈이었다. 추어탕으로 해장을 하고 티업시간에 맞춰 인근에 있는 클럽하우스로 이동했다. K이사가 늑장을 부린 바람에 순번을 바꿨다. 마이너리그가 먼저 라운딩을 하게 되었다. 새로운 멤버로 J지점장이 들어왔다. 새벽의 안개도 전혀 해당이 없었고 우려했던 강풍과 비도 없었다. 비가 약간 흩뿌려지기도 했지만 오히려 운동하기에는 더할나위없는 날씨였고 조건이었다. 운동을 주관했던 본부장은 공식행사로 인해 참석이 어려웠다. 시원하게 펼쳐진 페어웨이에서 마음껏 샷을 날렸다. 오늘도 여전히 마이너리그에서는 C감사의 독주가 계속되었다. 7개를 따면 OBCD에 가입이 되어 벌금을 게워내게 되었으니 샷이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다. 벌금을 게워내는 것도 다반사가 되었다. 라운딩이 끝나고 나니 거의 중식 때가 되었다. 클럽하우스를 나와 인근 매운탕집에 집결이 되었다. 일부인원은 운전을 해야 했기에 술을 마실 수는 없었지만 일부는 호기롭게 술잔을 기울였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귀경전행이 치러질 것으로 보였다. C원장은 부인이 여수에서 유치원 원장으로 취임하게 되어 두딸의 뒷바라지를 해주고 있었다. 막내아들은 얼마전 입대해서 신병훈련을 마치고 후반기 교육을 홍천에서 받고 있는 중이었다. 그곳까지 광주에서의 거리가 200키로미터 쯤이라고 하니 한번씩 면회가기도 보통일이 아니었다. L이사는 올해말에 아들을 장가보내기로 사돈네와 약조를 한 모양이었다. 지난해 대전의 연구단지내 업체에 취업을 시켰다고 했는데 이제는 결혼까지 예약이 되었단다. J지점장은 오래전에 본 사위에게서 난 손주가 세 살이라고 했다. 아직도 건장한 체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메이저 리그에 참여한 K 사장은 어슬픈 실력으로 인해 많은 손실을 본 모양이었지만 동기들간에 우의를 돈독히 한 것에 위안으로 삼았다. 막판에 행사를 마친 본부장이 합류해서 피날레를 장식했다. 즐겁고 유익했던 12일간의 대구에서의 일정이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각자 노고를 치하했고 다들 새롭고 멋진 제2의 인생을 구가하길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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