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산업에서의 사고발상 전환(5)/이철형
라벨에 품종이름 넣기
미국 컬트 와인 헌드레드 에이커의 전면 라벨(좌)와 후면 라벨(우). 빈티지, 품종, 알코올 함량,용량, 원산지 등의 정보가 있다.
와인 라벨은 주민등록증과 같은 와인 신분증이나 마찬가지다.
해당 와인의 정체에 관한 정보를 담고 있기에 어느 정도의 와인 지식을 갖고 있으면 병모양과 라벨내용만 봐도 대략적으로 그 와인의 맛과 향까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와인 라벨들을 비교해보면 한 부류에는 있는데 다른 부류에는 없는 정보가 있다.
바로 포도 품종 정보다.
그럼 왜 품종 정보가 어떤 와인에는 표기되어 있고 어떤 와인에는 표기되어 있지 않는 걸까?
이를 알려면 우선 와인 세계는 와인 생산지에 따라 구대륙 혹은 구세계(Old World)와 신대륙 혹은 신세계(New World)으로 나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구대륙은 와인의 발상지라고 여겨지는 조지아에서 시작하여 유럽까지 와인문화가 전파되어 간 경로를 따라 메소포타미아, 이집트와 오늘날 레바논 지역인 페니키아인들의 지역, 크레타섬, 그리스, 로마 그리고 로마의 유럽 정복사를 타고 퍼져나간 서유럽의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오스트리아 등과 동유럽의 루마니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헝가리 등의 지역을 전부 구대륙이라 부른다.
그리고 15세기~17세기에 걸친, 유럽 국가들의 신대륙 발견 이후 식민지 개척을 통해 전파되어 간 칠레, 아르헨티나 등의 남아메리카와 미국, 캐나다 등의 북아메리카, 남아프리카 공화국, 호주와 뉴질랜드 등을 신대륙이라 칭한다.
프랑스 무통카데 보르도(지역명·왼쪽)과 칠레 에라주리즈 맥스 레세르바 카베르네 소비뇽(포도품종)
위의 두 라벨을 비교해보면 구대륙와인인 프랑스의 무통카데에는 지역명만 있고 포도 품종명이 없다. 반면 신대륙 와인인 칠레의 에라주리즈 맥스 리제르바에는 카베르네소비뇽이라는 포도품종이 기재되어 있다.
이렇게 와인의 라벨에 포도 품종을 명기하기 시작한 것은 신대륙인 미국에서부터다.
미국의 여행작가이자 와인작가였고 와인수입판매상이기도 했던 슌메이커(Frank M. Schoonmaker (1905 ~1976) 가 1940년대에 라벨에 포도 품종을 명기하여 소비자들이 라벨만 보고도 맛과 향을 예측하게 하면 좋지 않겠냐며 이를 처음 주창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이 실제로 와인업계에서 널리 퍼지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초반에 이르러서였다.
이 때 여기에 최초로 호응하여 자신이 생산한 와인의 라벨에 표기하기 시작한 사람 중의 하나가 미국 와인의 대부라고 일컫는 로버트 몬다비이다.
그 이후 와인의 라벨에 품종 표시를 하는 것이 신대륙 와인들의 표준이 되었다.
그런데 여기도 예외는 있다. 역설적으로 신대륙의 최고급 명품 와인들의 라벨에는 포도품종이 기재되어 있지 않는 경우가 왕왕 있다.
마치 프랑스와 같은 구대륙의 명품 와인의 반열에 올랐다는 자존감의 표식처럼…
그럼 구대륙은 왜 포도품종을 명기하지 않았을까?
이는 언뜻 와인 역사의 길고 짧음에 있을 것 같지만 오히려 교통수단의 발달 정도 및 속도와 관련이 있다고 보여진다.
교통 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오래 전부터 와인을 만들어온 구대륙에서는 처음에는 대부분의 소비가 와인을 생산한 그 마을이나 이웃마을에서 이루어졌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해당 와인의 품종이나 품질에 대해서 그 지역 사람이라면 이미 다 알고 있는 사항이니 굳이 표기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교통편이 점진적으로 발달하면서부터 점차 판매 지역이 넓어지기 시작해서 다른 나라로까지 판매되기 시작했다고 해도 이때도 귀족 사회를 중심으로 일부 소수 브랜드부터 먼저 소개되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그 브랜드 숫자가 점차 증가하였을 것이므로 구두상으로도 그 정보는 전달이 되어 충분히 기억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때는 와인이 생산된 지역이 중요하지 품종 정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서 라벨에 포도 품종명보다는 지역명만 기록하게 된 것이다.
그럼 신대륙은 왜 포도품종을 기재하였을까?
신대륙도 마찬가지로 시간을 두고 단계별로 퍼져나갔을텐데.. 근데 신대륙은 좀 달랐다.
비록 식민지 개척을 통해 와인이 전파될 때 당시 유럽 귀족 사회에서 널리 마시고 있던 프랑스 포도품종 위주로 전파되어(그래서 프랑스 품종 위주로 오늘날 국제 품종이 되어 있다) 초기에는 라벨에 포도 품종을 표기할 필요가 없었겠지만 신대륙에 유럽의 여러 나라 이민자들이 한꺼번에 들어오면서 각자가 자기 나라의 품종을 들고 들어오다 보니 같은 지역일지라도 이민자에 따라 포도 품종이 달랐을 것이다.
또한 유럽사회처럼 귀족층에서 주로 즐긴 것이 아니고 일반 시민들도 즐기다 보니 품종에 대한 와인 정보가 지역명 정보보다는 오히려 더 필요했을 것이다.
그리고 교통 수단의 발달로 와인 시장의 확산 속도도 과거 구대륙에서보다 훨씬 빨라졌기에 소비자들은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와인들을 한꺼번에 접하게 되는 상황이 되다 보니 무슨 품종으로 만들었는 지 궁금해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구대륙과 달리 지역명만으로는 포도품종을 알 길이 없었기에. 이에 슌메이커가 이를 주창한 것이다. 마케팅적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 신대륙 생산자들이 이 정보를 앞다투어 기재하기 시작한 것이 오늘날 표준이 되었다.
라벨에 포도 품종 정보를 추가하고 안하고가 이렇게 역사와 교통수단의 발달과 와인산업이 처한 환경에 따라 결정되어진 것이다.
이 품종 표시가 1960년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에 유행하기 시작하여 널리 퍼져나간 것에는 미국에서 1970년대 초반에 일어난 소비자 보호 운동과도 어느 정도 궤를 같이 한다.
‘소비자에게 보다 많은 정보를!’이라는 슬로건도 그 소비자 보호 운동의 일환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슌메이커는 1940년대부터 줄곧 보다 구체적인 정보가 기재되어 있을수록 더 좋은 와인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런 면에서는 그가 훌륭한 와인 마케터이기도 했지만 소비자 보호 운동의 선구자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다수의 포도품종을 블렌딩하는 경우 이를 라벨에 모두 다 쓸 수도 없고 또 생산자가 소비자를 현혹하기 위해 소수 품종을 우선적으로 기재할 수도 있다.
때문에 국가에서 제도를 정비하여 모든 품종을 기재하도록 한 국가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75%~85% 이상 사용한 품종을 우선적으로 기재하게 규정을 정했다.
원산지 표기도 해당 지역의 와인을 일정 비율(대개 75%~85%)이상을 사용할 때만 해당 원산지를 기록하게 하여 소비자를 보호하고 와인이라는 상품의 신뢰성을 높이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룩벨레어 로제 레어 (라벨에 불이 들어와서 미국과 한국 클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랑스산 스파클링 와인).
룩벨레어 로제 레어 (라벨에 불이 들어와서 미국과 한국 클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랑스산 스파클링 와인).
특정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성을 높이는 이런 장치는 우리의 민속주 부흥과 진흥을 위해서라도 배워야 할 것이 많다.
오늘날은 통신망과 교통발달로 세계화가 되고 와인 소비시장이 과거보다 더 확장되면서 와인이 낯설었던 나라들의 소비자들에게 자신의 와인을 알리기 위해 이제는 구대륙의 생산자들도 라벨에 포도품종을 명기하는 경우도 많이 생기고 있다.
더구나 IT 기술 발달로 스캔으로 와인 정보를 모바일 폰에서도 볼 수 있게 됨에 따라 굳이 라벨에 정보를 담으려고 하기 보다는 라벨 디자인에 더 신경쓰지 않을까라고도 조심스럽게 전망해본다.
그리고 라벨에 IT기술이 접목되어 라벨을 비추면 동영상이 뜨고 라벨에 불이 들어오게 하여 야간에도 화려하게 빛나게 하는 등 다양한 디자인들이 이미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이 와인산업이 계속 진화하고 있는 증거라 하겠다.
와인 제국 건설(1)
와인 제국의 조건
로마 제국 지도. [사진=위키피디아]
나라든 기업이든 천년 제국을 꿈꾼다.
과연 제국 건설과 유지의 구체적 조건은 무엇일까?
한 국가가 제국이 되려면 경제력, 군사력, 문화력이 필수라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여기에 필자는 융합력을 더해야 한다고 본다.
제국이란 것은 종국에는 이종간의 결합이다. 따라서 호모지니어스(동종 결합)는 멸종하고 헤테로지니어스(이종 결합)는 더욱 강성해지면서 생존 발전하는 자연의 법칙이 그대로 적용된다. 융합력이 없어도 전자 세 가지 조건만으로도 제국이 건설 될 수는 있으나 장기간 지속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융합력이란 피정복국가의 국민 및 문화에 대한 포용과 그들의 앞선 문화(앞선 문화가 있다면)를 받아들여 자신의 문화와 통합하고 발전시키는 능력을 의미한다.
언뜻 생각하면 경제력이 있어야 군사력, 문화력과 융합력이 생길 수 있을 테니 가장 기본이 경제력인 것 같아 보이지만 역사를 돌아보면 문화력과 융합력이 그 기반이 되고 그 위에 경제력과 군사력이 생기면서 제국으로 발전한다고 보여진다.
문화력과 융합력없이 경제력과 군사력으로만 제국이 설사 건설된다고 해도 오랜 지속되지 않는 사상누각이었다. 역설적으로 제국은 망해도 오히려 문화는 남았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지속 가능한’ 제국이 되지 못했다는 얘기다.
역사에서 일방적인 정복국 자신들의 문화의 강요나 착취보다는 피정복국의 일부 문화는 문화대로 용인하면서 로마시민이 되는 길을 터주어 함께 융합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로마제국이 역사상 가장 오래제국을 유지했던 것을 보면 제국의 지속 가능성에는 문화력 못지않게 융합력도 매우 중요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웃 중국의 역사만 봐도 수많은 나라가 명멸하는데 결과적으로 한족의 문화가 그 중심에 남아 있게 된다.
그런데 중국은 경제력과 군사력은 물론이고 문화력이 있기는 하지만 융합력이 없어 보인다. 문화력도 엄밀히 근현대사에 들어와서는 오히려 뒤쳐진 듯하고 동북공정이니 뭐니 역사 왜곡까지 하고 있는 것을 보면 융합력 역시 부족한 것이 확실하다.
일본 역시 2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까지 아시아의 패권국에 도전했지만 결국 실패한 것은 문화력과 융합력 부족에 기인한다. 과거사를 미화하려고만 하고 사과하지 않기에 일본은 아직도 자국 국민은 물론 이웃 국가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문화력과 융합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만 보아도 말로만 내선일체를 외쳤지 실제로는 차별 대우를 통해 피복속국과의 격차만 키웠고 피정복국의 문화를 포용하고 인정하지 않고 자신들의 문화와 언어사용만을 강요했다는 것이 그 증거이기도 하다.
문화는 강요한다고 보편화되지 않는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해준다.
이걸 기업에 적용시켜보면 기업에서 제국이란 무엇일까?
한 국가에서 시작되었지만 세계 시장을 점령하여 세계 각국에 퍼져나가 현지에서 생산도 하고 소비도 하게 하면서 또 다른 타국으로 판매도 하고 본국으로 수입도 하는 기업 형태가 오늘날 다른 차원에서의 제국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대표적인 예가 다국적 기업이다. 이케아, 구글, 자라,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도 그런 의미에서는 각 산업 분야별로 제국이라고 표현해도 과하지 않을 것 같다.
이탈리아 안티노리사의 티냐넬로 와이너리(Antinori nel Chianti Classico)
와인산업에도 제국 건설을 거의 완성한 기업들이 있고 진행중인 기업들도 있다. 본인들은 제국까지는 아니라고 겸손해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런 와인 기업들은 존재한다.
와인 기업에게 제국의 조건은 무엇일까?
국가 차원에서의 제국의 조건을 여기에 원용해서 해석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국가적 차원에서 제국의 제 1조건이 문화력이라면 와인에서는 이것이 어떻게 해석되어야 할까? 그 가문이나 기업의 사업 철학이 아닐까?
즉 창업주의 창업 및 사업 정신과 그것을 후손이 계승 발전시켜나가는 힘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품질 최우선 주의, 노동의 신성성과 직원 존중 정신, 지역 사회에의 기여 정신, 각 시대마다 필요로 하는 보편적 가치 이슈에 대한 선도적 역할과 윤리 존중의 정신, 그리고 가문의 가족들간의 협동과 분업 및 갈등 해소 시스템의 정당성 인정 정신과 그것이 낳은 조직 문화가 그 핵심이다.
이런 가치들과 문화가 지속적으로 승계되어야 정치제도나 시스템이 바뀌어도 그 와인 기업이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로 제국의 조건 중의 하나인 경제력은 시장에서의와인 인지도 확보력와 비교우위 경쟁력 확보로 해석해볼 수 있겠다.
인지도가 확보되어야 와인이 판매되고 그래야 기업이 생존할 수 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생존하려면 다른 와인과의 차별화를 통한 비교 우위의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럼 이것은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
현재 세계적으로 오랜 세월 와인 사업을 해온 기업을 관찰해보면 그들은 하나같이 공통점이 있다.
최고 품질의 와인을 만들겠다는 정신으로 좋은 원재료 확보를 위해 우선 포도 재배에 올인했다는 점이다. 겉으로 보기에 와인 산업은 화려하고 귀족적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현장에서 직접 땀을 흘려야 하는 속칭 노가다 업종이다. 포도원에서의 노동을 필요로 하는 포도재배라는 농업이 출발점이다.
포도원에서 좋은 포도를 생산하지 못하면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없고 좋은 와인이 생산되지 않으면 와인이 판매되지 않거나 판매된다고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업을 유지할 수가 없어 오히려 결과적으로는 규모가 커지기는커녕 줄어들 수밖에 없다. 선순환이 되어 점점 규모가 커져야 제국으로의 길도 가능한 것이다.
일본의 기업들이 과거 한때 프랑스 와이너리들을 많이 사들였으나 본인들이 직접 농업에 투신하지 않고 현지 전문인을 고용하여 와인을 생산한 결과 기존의 명성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하고 종국에는 도로 손해를 보고 되팔고 만 경우들이 이를 대변해준다.
셋째, 제국의 조건 중의 하나인 군사력은, 와인 산업에서는 포도재배와 양조라는 노동 현장의 경험과 이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어 그 기업 구성원들로부터 진심으로 존경을 받는 오너 가문의 후손과 혁신과 전통의 조화를 이루어낼 수 있는 조직 구성, 그리고 적재적소에의 전문가 배치와 과감하게 권한을 위임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해석해볼 수 있겠다.
가문의 가족만으로는 와인사업을 키워나가는데 한계가 있다.
타인들이 그것도 가족보다 훨씬 더 많은 다수의 사람들과 함께 일해야 하는데 단합된 힘이 없으면 사업을 진척시켜 나갈 수가 없다. 물론 가족내의 협동정신이 일차적으로는 더 중요하고 역할 분담도 중요하겠지만.
켄달잭슨 빈트너스 리저브 샤도네이. 미국 프리미엄 와인의 원조 이자 베스트 스테디 셀러.
네번째 제국의 조건인 융합력은 와인 제국 건설에서는 무엇일까?
조직이 점점 커지고 본거지를 벗어나 해외 각국에 와이너리를 갖게 되면 오너 가문 일가 외에도 심지어는 문화적으로도 다른 수많은 외부 전문가들과 현장의 정규와 비정규 노동자들이 조직 내에 있게 되는데 이들과의 융합과 협력은 필수적이다.
본국과는 다른 문화에서 오는 이질적 요소들에 대해서는 인정하되 와인 기업 본연의 기본 철학과 가치를 그 조직이 공유할 수 있는 힘을 융합력이라고 해석해 볼 수 있겠다.
여기에 와인 제국에서는 현지 떼루아(와인을 만드는데 필요한 모든 환경, 즉 토양, 기후 등의 자연 조건)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전통과 혁신간의 균형 유지 능력 또한 융합력의 한 요소로 더해져야 한다.
떼루아에 대한 완벽한 이해란 각 지역마다, 아주 작게는 같은 포도원내에서도 구획별로 토양과 미세 기후가 달라지는 것을 파악하여 각각의 조건에서 맺어지는 포도간의 차이를 알고 이를 수확 타이밍이나 양조시 블렌딩에 활용하는 능력이다.
와인은 시장만 존재한다면 같은 품질의 상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해낼 수 있는 일반 가공품과는 달리 동일 품종에 유사한 토양 조건이라도 기후 환경이 달라지면 맛과 향의 특성이 미묘하게 달라지기에 같은 품종이라고 하여 동일한 맛과 향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현지 특성에 맞는 포도의 맛과 향이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여 와인 기업의 기존 와인과는 다른 새로운 특성의 상품을 만드는 능력이 중요하다. 같은 듯 다른 하지만 소비자의 (잠재적)취향에 적합한 새로운 특성의 와인을 탄생시키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샤토 무통 로칠드 라벨들.
전통과 혁신 사이의 균형 유지라는 것은 전통의 방식을 존중하되 과학기술적 발전에 따른 혁신적 기술이나 새로운 아이디어와 설비의 도입에 망설임이 없는 자세를 유지하는 능력을 말한다. 전통만을 고집해서는 발전이 없고 혁신만을 고집해서는 실패의 확률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이런 와인 제국의 사례가 궁금해진다.
이미 제국을 완성하여 오랜 세월 지속해온 기업도 있고 역사는 짧으나 현재 제국을 거의 완성한 기업도 있고 장차 제국으로 발전할 ‘싹수’를 가진 기업도 있다.
이런 와인 기업들에 대해서는 다음 칼럼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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