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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글(수필, 여행기, 편지글, 일기 등)

자기 충족적 예언

by 자한형 2021.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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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화(一話)가 있다. 미국의 어느 소도시에서 실제로 발생한 예화이다. 한 소도시에서 어느 날 한 주부가 갑자기 의혹이 일었다. 자기의 재산을 저축하고 있는 은행이 곧 망할 것이라는 객쩍은 사념에 사로잡힌 것이다. 그야말로 뜬금없는 망상이요 기우였는데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자기 확신을 갖고 소문을 퍼뜨려 버리자 모든 주민들이 그게 사실이고 정말 그렇게 될 줄 알고 부랴부랴 은행을 찾아 예금을 다 찾아가버리자 사태는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퍼져나가게 된다. 아무런 근거도 없고 이유도 없지만 한 사람의 망념이 그렇게 건실했던 한 은행을 파국으로 몰아가고 만 것이다. 이런 부분을 교육심리학에서는 자기충족예언이라고도 하고 피그말리온효과라고도 이른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조각가 피그말리온의 이름에서 유래한 심리학용어이다. 조각가였던 피그말리온은 아름다운 여인상을 조각하고 그 여인상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여신(女神)인 아프로디테(로마신화의 비너스)는 그의 사랑에 감동하여 여인상에게 생명을 주었다. 이처럼 타인의 기대나 관심으로 인하여 능률이 오르거나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심리학에서는 타인이 나를 존중하고 나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으면 기대에 부응하는 쪽으로 변하려고 노력하게 되고 그렇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교육심리학에서는 교사의 관심이 학생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요인이 된다는 것을 말한다. 자기암시나 자기 확신 또는 자기 스스로의 다짐을 이끌어 가는 것에서 성취의 보람이 있고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 가는 길이고 또는 존재 의의를 새롭게 해 가는 것이다. 지식백과에 의하면 자기충족예언이란 영향력 있는 타인의 기대 수준이 학습자의 수행 능력에 미치는 영향력이라고 한다.

개인은 타인이 바라보는 자기 자신에 대한 이미지에 맞추어 행동을 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학교 현장에서 교사의 학생에 대한 학업 성취에 대한 기대 수준에 따라 이들의 학업 수준은 달라질 수 있다. 자기 자신의 행동과 미래에 대한 믿음은 타인의 관점과 관계없이 주관적으로 형성될 수도 있으나, 자기충족예언은 타인의 기대 수준에 자신의 행위를 맞추고자 노력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 따르면 특별한 지원이 필요한 장애 학생에게 교사가 어떠한 이미지를 주느냐에 따라서 그들의 학업 성취는 달라질 수 있다. 머턴(R. Merton)이 사용한 용어로 자성 예언(自成豫言)이라고도 하며,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 플러시보 효과(placebo effect) 등은 자기 충족 예언과 동일한 의미이다. 예전에 우리 부모님들이 선생님께 촌지를 드리는 아름다운 미풍양속이 있었다. 본말이 전도되고 근절되어야할 악습으로 변모되었긴 하지만 말이다 그 촌지 속에서 아이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자기충족예언을 이룰 수 있도록 할 칭찬한마디를 해주길 기대하는 마음에서였을 것이다 너가 최고야”, “너는 할 수 있어이런 자긍심을 고양시킬 선생님의 한마디는 인생의 큰 전환점으로 작용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해져오는 야사에는 이런 이야기도 있다. 이성계와 이방원이 한참 알력(軋轢)이 심해 이성계가 함흥으로 이전해 살고 있었을 당시의 이야기이다 이태조는 방원이 보내온 사자(使者)를 모조리 주살(誅殺)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그래서 유래된 말이 함흥차사(咸興差使)였다. 태종은 머리를 썼고 부친의 친구 성석린을 그 사자로 보냈다. 그는 우연히 길거리에서 만난 것처럼 해서 이태조와 정담을 나누게 된다. 이태조가 물었다 왕이 보내서 온 것이냐?” 그러자 그 친구는 왕이 보내서 온 것이면 내 아들이 장님이 될 것이옵니다.” 이로 인해 함흥차사를 보내는 일은 없어졌고 이태조는 환궁하게 된다. 하지만 성석린의 자손들은 대대손손 3대에 걸쳐 장님아들을 보게 된다는 말이 전해져 내려온다고 한다. 한마디의 말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예라고 할 것이다. 뱃속에서부터 눈이 멀어 있었다고 전해진다.

 

우리 국민이 좌절 속에서 또는 위기 속에서도 다시 한 번 도약하고 재기하는 것에는 이런 자기충족예언이 끊임없이 작용되는 결과가 아닐까 한다. 그것이 그렇게 오랫동안 축적됨으로 인하여 그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부활해내는 멋진 모습을 환상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이리라. 예전의 번영을 고이 간직한 그리스가 IMF구제 금융을 받는 가운데 한국을 본받으라는 것이 계속적으로 권고되고 벤치마킹되길 희망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긍심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된다. 70년대 하면 된다는 캐치프레이즈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고 90년대 말의 IMF위기도 최단시간 내 훌륭하게 극복해낸 바 있으며 현재의 금융위기나 경제 불황도 지혜롭게 헤쳐 나가고 있다.

미국경제는 더블딥의 깊은 침체로 인해 국제신용평가기관에 의한 국가신용등급의 하락을 가져올 만큼 큰 경제위기를 겪고 있다. 곧이어 프랑스, 독일도 국가신용등급의 하락이 임박해 있다고 외신은 전한다. 우리 경제는 어떠한가를 다시 한 번 점검해보아야 할 것이다. 총체적 위기를 잘 헤쳐 나온 저력을 다시 한 번 발휘해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작금의 저축은행사태에서 불거져 나온 여러 가지 문제점들은 분명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제대로 금융시스템을 잘 정비해서 두 번 다시 이러한 총체적 부실을 더 이상 만들지 말아야 할 것이다.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열정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자기충족예언으로 다시 한 번 선진화나 경제의 부활을 위한 힘찬 날개 짓을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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