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탄과 연민
감탄과 연민-고재동 눈 들어 산을 바라보면 연두 초록 마구 번지는 사이로 산벚꽃, 철쭉꽃, 조팝꽃이 펑펑 제 황홀을 터트린다. 발자국 옮겨 들길을 걸으면 보리밭 서리서리 물결치는 그 곁에 자운영, 민들레, 제비꽃은 또 꽃수를 놓고, 어느 담장 안을 들여다본들 영산홍, 금낭화, 홍도화 한 무더기 피지 않은 집이 없다. 산벚꽃의 휘황함이요, 철쭉꽃의 정열이요, 조팝꽃의 떨림이라 했던가. 민들레의 미소요, 자운영의 유혹이요, 제비꽃의 교태라 했던가. 무릇 영산홍의 출중함과, 금낭화의 붉은 입술과, 홍도화의 귀기어린 관능을 보아라. 그 색깔과 향기의 길에 한번쯤 푹 빠져본다 한들 부처님이라도 어디 나무랄쏜가. 친구 중에 유난히 감탄을 잘하는 친구가 있다. 그는 들길을 걷거나 여행을 하다가도 그 마음이 어린아..
2022. 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