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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이야기

청봉의 새이야기

by 자한형 2021.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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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뿔논병아리들의 봄맞이

아침안개가 자욱한 남한강의 귀여리호수에는 물새들이 아침 자맥질에 바쁘고, 뒷산 언덕에는 캐록 캐록~ 쾌쾍~’ 산새들이 벗들을 불러 모으는 노랫소리로 가득한 아침산책길이 파릇파릇 상큼한 봄기운을 일으킨다.

면경같이 고요한 호수에서 뿔논병아리(영명 : Great-crested Grebe / 학명 : Podicepscristatus)들이 쌍쌍이 수중발레를 즐기고 있다.

봄이면 어두운 겨울깃털을 벗고 화사한 봄(번식)깃털로 바꾸어 입고 뽐내는 자태로 호수로 나서는 뿔논병아리. 짙은 갈색깃털에 꼿꼿이 세운 흰 목, 머리꼭지에는 윤기 나는 검정색 털감투를 쓴 모습의 뿔논병아리는 당당하면서도 귀여운 수중발레리나가 됐다.

마주보며 달려들다 떨어지고, 떨어졌다 다가서고, 다가서면 눈맞추고, 눈맞추고 도래 도래우아한 수중 율동으로 서로의 속내를 전하고, 교감의 폭을 넓히고 공감의 깊이를 더하는 부부부, 삐리릭, 삐리릭, 라라라, , , ~~~~’ 사랑의 노래를 합창하여 수중발레의 극치에 도달한다.var ___BANNER = "ban_1545375844114";

남한강, 물안개 호수에서 눈맞추고 도래중인 한쌍의 뿔논병아리, 20204

뿔논병아리는 러시아, 중국, 몽골 등 유라시아 중부지역에서 번식하고 우리나라를 포함하는 남쪽나라에서 월동하는 겨울 철새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1996년 충남 대호방조제에서 번식이 확인된 이후, 기후변화에 서서히 적응하면서 서식지를 확대하여 최근에는 한반도의 주요 강과 호수의 습지에서 번식하는 모습들을 관찰할 수 있는 텃새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짝을 이룬 한 쌍의 뿔논병아리들은 공동의 노력으로 호숫가의 무성한 갈대 또는 줄풀늪의 가장자리에 수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부상형의 둥지를 마련한다. 암컷은 알(3~ 5)을 품고(포란기간 : 28), 수컷은 사냥하여 암컷에게 먹이를 조달한다. 뿔논병아리들은 철저히 공동으로 알에서 부화된 새끼들을 업고 다니는 등 정성스레 새끼들을 보살피는데, 이러한 모습은 우리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뿔논병아리들은 개체의 생존과 종족의 보존을 위하여 기후변화와 생태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여 철새의 유전적인 이주본능을 변환시키고 있다. 자연 속에서 뿔논병아리들의 삶을 관찰하고 기록하면서 새들의 감각, 특히 정서적 감각에 주목하게 되었다. 새들도 하나뿐인 지구에서 우리들과 공존할 수 있는 지구생태환경을 유지 보존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도요새

가장 멀리, 높이 나는 도요새들

너희들은 모르지

우리가 얼마나 멀리 날으는지

너희들은 모르지

우리가 얼마나 높이 날으는지

너희들은 모르지

우리가 얼마나 빨리 날으는지

너희들은 모르지

우리가 어떤 꿈을 꾸는지

지난가을, 남행 여행길에 오른 도요새

춘분과 청명을 지나 곡우가 가까운 어느 봄날, 노랫소리를 들으면서 새벽안개가 자욱한 서해대교를 지나 금강하구에 위치한 도요새들의 중간기착지인 유부도로 향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청정지역인 유부도에는 새들의 출입은 허용하나 육지인들의 출입을 제한한다는 안내가 있었다. 코로나-19 감염병의 창궐이 유부도 뱃길마저 끊어 놓았다.

본인은 지난 가을 유부도에서 남행 여행길의 여러 도요새들을 만났다. 그들 중에서 부리가 길고 아래로 굽은 마도요(영명 : Eurasian Curlew / 학명 : Numeniusarguata)와 알락꼬리마도요(영명 : Far Eastern Curlew / 학명 : Numeniusmadagascariensis) 등이 인상적이었다.

본인은 발길을 인근 지역의 장항읍 다사항 갯벌 및 솔리천 하구로 돌려 지난 가을에 만났던 도요새들을 기다리기로 했다.

도요새는 도요과에 딸린 새들을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도요새과에 속하는 새들의 종류가 다양한데, 한반도에 날아오는 것만 40여 종이 된다. 이들은 봄이 되면 남쪽 나라(뉴질랜드 및 호주 동남지방 등)에서 날아와 한반도(서해 및 남해 갯벌)에서 휴식을 취한 뒤 북쪽 나라(유라시아 대륙의 툰드라 초지 및 알래스카 서부지역)로 날아간다. 가을이 되면 이와 반대로 북쪽 나라에서 날아와 한반도에서 쉬고, 남쪽나라로 날아가는 철새들이다. 몸길이 12~60cm 정도의 작은 새이지만 멀리 그리고 높이 날기로는 손에 손꼽히는 독보적 종이다.

도요새의 한 종인 큰뒷부리도요(영명 :bar-tailed Godwit / 학명 : Limosalapponica / 몸길이 : 41cm)는 멀리 그리고 높이 날기의 명수다. 큰뒷부리도요들은 4, 5월에 북행-봄 여행길에 오르는데. 뉴질랜드에서 쉬지 않고 10,300km를 날아 한반도 서해안(금강하구 등)의 중간기착지에 도달한다. 한반도에서 약 45일 동안 머물면서 영양분을 보충하고 또 다시 유라시아대륙의 동쪽 툰드라초지 및 알래스카의 서쪽지역까지 밤낮으로 6,500km를 날아간다.

봄여행길의 비행거리는 총 16,800km나 된다. 한반도의 금강하구에서 약 45일간의 중간기착지는 개체의 생존을 위한 영양분의 보충이고, 유라시아 대륙의 북쪽 툰드라 초원에서의 하절기(6~7)는 자손 번식의 자양분이 된다. 그들은 9월이면 곧 닥쳐올 북극의 겨울 추위를 피해 남쪽 지역으로 쉬지 않고 8~9일 동안 밤낮으로 태평양을 가로질러 논스톱 비행(11,680km)으로 뉴질랜드 또는 호주의 동남쪽 지방에 도착한다.

그들은 가을 남행 시에는 최장의 논스톱 비행(11,680km)을 선택하나, 봄 북행시에는 한반도의 서해를 중간기착지로 약 45일의 영양보충 기간을 갖는 비행 노선을 선택하는 지혜를 보인다. 그 이유로 남행길과 달리 북행길에는 기류를 이용할 수 없고, 중간에 두둑하게 지방을 축적하고 번식지에 도착하는 것이 번식에 유리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봄철, 북행 여행길에 오른 도요새

도요새들의 중간기착지인 한반도 서해갯벌은 이들의 생과 사를 좌우하는 곳이다. 서해갯벌이 줄어들면서 우리나라를 찾는 도요새들의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를 찾는 도요새들의 개체 수가 줄어드는 것은 지구상의 도요새의 개체 수가 줄어드는 것이다.

내 친구, 도요새들의 중간 서식지인 한반도의 서해갯벌을 지속적으로 보존하고 생태환경을 잘 관리하여 더 많은 도요새들이 찾아올 수 있는 낙원을 만드는데 모두 동참해야 할 것이다.

 

도요새와 물떼새

청유부도에서 도요새와 물떼새를 탐조하다

검은머리물떼새의 군무

[현대해양] 서산 금강하구에 위치한 작은 갯벌섬, 유부도. 유부도는 도요새들과 물떼새들이 지구의 양 지방을 오가는 봄과 가을 비행 중 쉬어가는 중요한 중간 기착지이다. 한반도의 서해안에서 그들은 체력보강과 영양보충을 위하여 잠시(2) 쉬어간다.

도요새와 물떼새는 알래스카의 서북지역 등 북극지역에서 하절기에 번식하고, 북극지역 기온이 낮아져 물이 얼기 시작하는 9~10월에는 새끼들과 함께 뉴질랜드 및 호주 등의 남극지역으로 가을여행을 떠난다. 유부도는 도요새와 물떼새의 이동 시기인 봄과 가을에 그들을 탐조하며 군무를 즐길 수 있는 좋은 장소이다.

이번 유부도 탐조여행에서는 광활하게 펼쳐진 금강하구와 유부도의 갯벌에서 도요새들과 물떼새들의 평화로운 먹이활동과 군무의 아름다운 모습을 촬영할 수 있었다.

민물도요새와 흰물떼새

탐조여행에서는 중간 기착지인 유부도에 잠시 방문한 도요새들과 함께 텃새로 살아가는 천연기념물(326)인 검은머리물떼새의 큰 무리를 동시에 촬영할 수 있었다. 검은 등과 흰 배, 긴 붉은 부리가 아라비안 여인과 같이 매력적인 검은머리물떼새(영명 : Eurasian Oyster Catcher, 몸길이 : 45cm)들의 큰 무리를 관찰하였다.

도요새와 물떼새만의 공간인 유부도에서 그들을 진심으로 좋아해 유해한 행위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과 한 공간에서 생각을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었다.

유부도 갯벌의 아름다운 석양빛을 뒤로하고 귀경길에 올랐다. 그들을 북극행 봄 여행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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