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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31

남의 나라 장수 동상이 있는 나라는 남의 나라 장수 동상이 있는 나라는 김남주 윗것들은 밑으로부터 위협을 받으면 위협을 받아 재산의 뿌리 권력의 기둥이 흔들리면 민중들을 역적으로 몰아붙이고 외국 군대를 끌어들여 그들을 학살했다 1894년 갑오농민전쟁때 양반과 부호들이 그랬고 1950년 앞뒤에 이승만과 그 추종자들이 그랬다 이런 것쯤은 알고 있다 먹물인 나는 시인인 나는 이렇게 노래할 줄도 안다 동전과 권력의 이면에는 조국이 없다고 그러나 나는 몰랐다 인천엔가 어디에 맥아더 장군의 동상이 서 있더라는 소리를 듣고 그런 것은 미국의 식민지에는 으레 있는 것만으로만 알았지 그런 것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줄은 차마 몰랐다 그래서 나는 신경림 시인이 ‘민요기행’에다 담은 어느 농부의 노여움을 읽고 그만 화끈 얼굴이 달아올라 얼른 책을 덮어버리고 말았.. 2022. 7. 31.
간격 간격 - 안도현 - 숲을멀리서 바라보고 있을 때는 몰랐다. 나무와나무가 모여 어깨와어깨를 대고 숲을이루는 줄 알았다. 나무와나무 사이 넓거나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못했다. 벌어질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데붙으면 도저히 안 되는, 기어이떨어져 서 있어야 하는, 나무와나무 사이 그간격과 간격이 모여 울울창창숲을 이룬다는 것을 산불이휩쓸고 지나간 숲에들어가 보고서야 알았다. -- 해 설 [개관정리] ◆ 성격 : 상징적, 성찰적 ◆ 표현 : 나무를 인격화하여인간의 삶과 관련된 의미를 부여함. 전후를대비하여 새로운 깨달음을 강조함. ◆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숲 → 화자가 깨달음을 얻는 공간. 개인이 모여 이루는 공동체 * 나무와나무 →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개개인들 * 어깨와 어깨를 대고 → 벌어진 틈(.. 2021. 12. 9.
간(肝) 윤동주 바닷가 햇빛 바른 바위 우에 습한 간을펴서 말리우자. 코카서스 산중에서 도망해온 토끼처럼 둘러리를빙빙 돌려 간을 지키자. 내가 오래 기르던 여윈 독수리야! 와서뜯어 먹어라, 시름없이 너는 살찌고 나는 여위어야지, 그러나 거북이야! 다시는 용궁의 유혹에 안떨어진다. 프로메테우스 불쌍한 프로메테우스 불도적한 죄로 목에 맷돌을 달고 끝없이 침전(沈澱)하는프로메테우스. (1941.11. 29.) (1948) 해 설 [ 개관정리 ] ■ 성격 : 우의적, 의지적, 상징적, 저항적 ■ 표현 : 동서양의 설화와 신화의 차용 및 접목 두자아의 대비를 통해 정신적 순격성을 강조함. 화자와동일시되는 두 대상(토끼-항거의식, 프로메테우스-속죄양 의식)을 등장시킴. ■ 중요시어 및 시구 풀이 * 간 → 인간의 .. 2021. 12. 9.
가즈랑집 가즈랑집 -백 석- 승냥이가 새끼를 치는 전에는 쇠메 든 도적이 났다는 가즈랑 고개 가즈랑집은 고개 밑의 산 너머 마을서 도야지를 잃는 밤 짐승을 쫓는 깽제미 소리가 무서웁게 들려오는 집 닭 개 짐승을 못 놓는 멧도야지와 이웃 사촌을 지나는 집 예순이 넘은 아들 없는 가즈랑집 할머니는 중같이 정해서 할머니가 마을을 가면 긴 담뱃대에 독하다는 막써레기를 몇 대라도 붙이라고 하며 간밤에 섬돌 아래 승냥이가 왔었다는 이야기 어느 메 산골에선간 곰이 아이를 본다는 이야기 나는 돌나물김치에 백설기를 먹으며 옛말의 구신집에 있는 듯이 가즈랑집 할머니 내가 날 때 죽은 누이도 날 때 무명필에 이름을 써서 백지 달아서 구신간시렁의 당즈깨에 넣어 대감님께 수영을 들였다는 가즈랑집 할머니 언제나 병을 앓을 때면 신장님 단.. 2021. 1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