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인물. 우리 시대의 거장, 스승을 말하다(월간중앙 연재물),52

류영모 류영모/박영호 다섯 살 '천자문'에서 접한 우주 류영모는 어떻게 그 해박한 지식과 깊은 통찰에 이르렀을까. 어린 시절의 교육은 어땠을까. 그가 세상의 정신을 이룬 동서고금의 종교와 신앙을 오직 흉중에서 융합하여 그 정채(精彩)를 빛나는 거미줄처럼 뽑아낸 기적의 영성은 대체 어디에서 왔을까. 그 존재 바탕에 기인하는 바가 크겠지만, 학문과 교육을 통해 위대한 각성에 이르는 촉매의 지점들이 있지 않았을까. 그를 살피는 우리는 그와의 접점(接點)을 찾는 노력으로 어쩔 수 없이 ‘첫 공부의 추억과 개안(開眼)의 기억’ 속을 먼저 순례하게 된다. 그는 이렇게 기억을 끄집어낸다. “다섯 살에 아버지에게서 천자문(千字文)을 배웠는데, 아주 신기해서 이걸 거듭 읽고 외워버렸습니다. 천지현황 우주홍황 이렇게 외우다가, .. 2024. 4. 5.
앙드레 김 우리에게 왔던 놀라운 미래인, 앙드레 김/더뷰스 오로지 앙드레 김만이 지닌 것, 영원히 남는 아름다움을 바로 동양의 에스프리로 갈파한 것 또한 음미할 만한 대목이다.그의 삶은 소박했고 정직했으며, 세상을 향한 시선은 따뜻했고, 그의 꿈은 시간을 넘어서서 영원 속을 거닐고 있었으며, 그의 패션은 한국의 미학에 수놓인 정갈한 문양으로 남았다. 앙드레 김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는가. 우리가 지닌 이 빼어난 감수성의 현자(賢者)를 제대로 되새길 필요가 있지 않을까. 더뷰스 탐구 : 자기를 세계화한 선구적인 예술고집 앙드레 김, 김봉남(1935~2010)은 자신의 이름을 국제적인 고급 브랜드로 만든 사람이다. 꾸준히 우아한 이미지를 구축해온 그의 삶은, 우연한 기회에 드러난 뜻밖의 촌스러움 때문에 오히려 대중적.. 2024. 2. 15.
한국 경제의 개척자들 한국 경제의 개척자들(1)/이한구 한국 자본주의 싹을 틔운 거상(巨商)들 일본에 의한 식민지공업화 재편성 과정은 토착 자본가들에겐 위기이자 기회 민족기업가도 있었지만 식민정책에 동화돼 경영활동 전념한 기업가 더 많아 동화약품의 모태인 서울 순화동 동화약방 입구. 동화약방은 활명수 등을 교인 등에 보급하다가 입소문이 나면서 1910년 ‘부채표 활명수’ 상표를 특허 등록했다. / 사진:동화약품 나라 경제가 어렵다. 어려울수록 선인의 경험과 배움을 통한 창의적 사고가 필요한 때다. 월간중앙은 새해를 맞아 한국을 세계 10대 경제대국 반열에 올려놓은 경제 거인들의 창업활동과 기업가정신을 조명하고자 한다. 한국 경제 개척자인 대기업집단 창업자들은 1945년 해방과 남북분단, 6·25전쟁, 철권정치 등 한 치 앞도.. 2023. 9. 22.
최종건, 최종현 상 최종건·최종현 SK그룹 창업회장 上 최종건의 돌파력·최종현의 치밀함, 수출 한국의 문을 열다 기술학교 졸업한 최종건, 선경직물 입사 후 보스 기질 발휘해 인수 성공하며 경영자로 변신 박정희 정부 수출정책에 편승해 급성장, 시카고대 출신 동생 최종현 입사 후 해외 판로 개척 오늘날 반도체·2차전지· 바이오·정유·통신 등에 걸쳐 제국을 건설한 SK그룹의 모태는 선경직물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최종건(오른쪽 둘째) 창업회장의 기업가정신은 박정희(오른쪽) 대통령까지 감화시켰다. / 사진:SK그룹 SK그룹의 모태라 할 선경직물은 일제강점기 말기인 1940년 10월 수원역에서 서남쪽으로 2㎞가량 떨어진 수원시 권선구 평동에 설립된 직물제조회사였다. 당시 대평정(大坪町)이라 불리던 평동은 그 일대가 넓은 들판이었기.. 2023.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