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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일보 연재물 ( 일본이 선진국이었던 이유9)32

61년생 정동분 13 61년생 정동분 13 : 개인택시 면허를 3,950에 팔고 이불 장사꾼이 되다/꼬마목수 시간은 훌쩍 건너뛰어 1996년 1월로 간다. 동분 나이 36살이었다. 22살에 결혼해 36살까지, 5년의 시집살이와 포장마차 장사, 갖가지 부업과 고깃집 불판 닦기 등 고난의 세월이 없지 않았으나, 우선은 넘어가자. 당시 동분의 남편 송일영, 직업은 택시기사였다. 1991년 개인택시를 받아 5년째 몰던 때였다. 문제의 그날은 송일영 지인 결혼식이었다. 함께 결혼식 다녀와 쉬려는데, 송일영이 출근하겠다며 준비를 하더라는 것. 1991년, 송일영의 유일한 자부심이었던 개인택시 로얄프린스 앞에서 작은아들 주홍(5살)과 함께. “그때나 지금이나 니네 아빠 성실한 것 빼면 볼 것도 없는 양반 아니냐. 시간도 늦었는데 그냥 하.. 2023. 9. 5.
61년생 정동분12 61년생 정동분 12 : 그 시절 엄마들은 무슨 일을 하고 얼마나 받았을까/꼬마목수 목 디스크가 있다. 고질병이다. 병원에 종종 간다. 2년 넘게 같은 물리치료사에게 치료받는다. 내 몸의 히스토리를 잘 아니까 가타부타 얘기할 필요가 없다. 그게 우선 좋다. 그런 데다가 서글서글하기까지 하다. 하여, 내 몸 맡기기에 부담이 없다. 그러던 언제였던가. 치료받고 있는데 병원 청소해 주시는 분이 물리치료실에 불쑥 들어왔다. 환자(내가) 있는지 몰랐던 모양이다. 서둘러 나가는 어머니 뒤통수에 대고, 물리치료사 한다는 소리가. “아씨, 여긴 청소 안 해도 된다고요. 환자 있을 땐 들어오지 말라니까.” 2년 넘게 내 몸을 맡긴 그 선생이 맞나 싶어 슬쩍 얼굴을 확인했다. 무안한 마음에 “아휴~! 저는 괜찮아요. 저 .. 2023. 8. 6.
61년생 정동분 11 61년생 정동분 11 : 도박, 술, 노가다 그리고 마지막 여름/꼬마목수 동분이 마침내 분가를 했다. 작은아들 주홍의 첫돌이 막 지났을 때니까 1988년 6월로 기억한다. 지긋지긋한 시집살이가 끝났다. 신탄진을 벗어날 순 없었지만, 그럼에도 동분은 시댁에서 최대한 떨어진 곳으로 집을 알아봤다. 그렇게 이사하고 보니, 마침 친정집과는 가까워졌다. 걸어서 10분이나 걸렸을까. 그때 동분은 스물여덟이었고, 동분 아버지 정명식은 예순다섯이었다. 동분은 그해 여름을 특별하게 기억한다. “그해 여름 보내고 아부지가 돌아가셨으니까, 그래도 나는 마음 편히 아버지를 보내드릴 수 있었지. 그래도 그해 여름, 아부지랑 많은 시간을 보냈으니까…….” 전매청 그만둔 뒤로, 동분 아버지는 노가다판을 전전했다. 허드렛일이었다. .. 2023. 7. 30.
61년생 정동분11 61년생 정동분 11 : 도박, 술, 노가다 그리고 마지막 여름/꼬마목수 동분이 마침내 분가를 했다. 작은아들 주홍의 첫돌이 막 지났을 때니까 1988년 6월로 기억한다. 지긋지긋한 시집살이가 끝났다. 신탄진을 벗어날 순 없었지만, 그럼에도 동분은 시댁에서 최대한 떨어진 곳으로 집을 알아봤다. 그렇게 이사하고 보니, 마침 친정집과는 가까워졌다. 걸어서 10분이나 걸렸을까. 그때 동분은 스물여덟이었고, 동분 아버지 정명식은 예순다섯이었다. 동분은 그해 여름을 특별하게 기억한다. “그해 여름 보내고 아부지가 돌아가셨으니까, 그래도 나는 마음 편히 아버지를 보내드릴 수 있었지. 그래도 그해 여름, 아부지랑 많은 시간을 보냈으니까…….” 전매청 그만둔 뒤로, 동분 아버지는 노가다판을 전전했다. 허드렛일이었다. .. 2023. 7.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