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니어 매일 [매일신문 , 시니어를 위한 기사 등 신문]

인생을 낭비한 것이 죄이다(191~193)

by 자한형 2023. 1. 16.
728x90

인생을 낭비한 것이 죄이다/ 김교환(191)

영화 빠삐용은 앙리사리에르가 쓴 자전적 소설을 바탕으로 1973년 제작되어 1974년 우리나라에서도 상영된 영화다. 살인죄의 누명을 쓰고 악명 높은 수용소에 갇히게 된 빠삐용은 사람이 살기 힘드는 무서운 감옥에서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면서 국제위조범으로 잡힌 드가라는 백만장자와 두 사람의 목숨을 건 탈출행각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빠삐용은 자기의 살인누명을 벗으려고 감옥에서 아까운 젊음을 보내면서 수없이 탈출을 시도하지만 매번 잡혀서 가혹한 보복을 당함과 함께 형량만 더해간다. 그래도 위조범 드가는 법원의 판정에 희망을 걸고 아내와 변호사의 탄원으로 풀려날 것을 기대하면서 간수를 매수해가며 감옥살이에 안주하려 하지만 빠삐용은 끊임없이 탈출만 시도한다. 계속되는 탈출과 실패의 반복은 더욱 가혹한 형벌이 가해질 뿐이다. 결국 죄수들만으로 격리된 상어가 우글거리는 악마의 섬에서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대우 속에서 하루하루의 세월을 이어간다. 드가의 아내와 변호사는 바람을 피워 결혼하였고 실망한 드가는 나름대로 섬에서 안주해서 같이 살자고 해도 말을 듣지 않는다.

빠삐용은 세월이 흐르면서 오랜 관찰로 얻은 지혜로 뗏목을 만들어서 탈출에 성공하게 되지만 이미 머리는 백발로 변했으며 몸도 늙어 있었다. 그가 옥중생활을 하던 어느 날 꿈속에서 재판관이 빠삐용을 죄인이라 공격했고 그는 억울한 누명을 썼을 뿐 죄가 없다고 항변한다. 공격과 항변을 이어가다가 끝내 재판관은 당신이 비록 무죄라고 하더라도 당신의 인생을 허비한 것은 유죄다판사의 이 말에 항변하던 빠삐용도 더 이상 할 말을 잃어버리고 혼잣말로 중얼거린다. “유죄다....유죄야탈옥을 반복하면서 자신의 형량을 늘리며 인생을 낭비한 것이 바로 유죄인 것이다. 이는 인생의 삶에 있어 결코 시간을 헛된 일로 낭비하지말자는 교훈을 주고 있다. 모든 인간은 자신의 인생낭비 죄로 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어느 순간에도 동시에 삶을 낭비하기 때문에 누구도 이 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세월이 흐른 뒤에는 돌이킬 수 없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 인간이 가진 것 중 가장 소중한 것은 시간이다. 시간의 낭비는 곧 생명의 낭비요 자기의 삶을 허비하는 엄청난 잘못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인생 낭비다. 어제가 오늘이고 오늘이 내일인 다람쥐 쳇바퀴 도는 것처럼 반복되는 허송세월도 인생 낭비다. 나중의 일만 바라보고 가다가 보면 결국 미래도 현재도 다 놓쳐버릴 수도 있으니 이것 또한 인생 낭비다. 우리는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보면서도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려 들지 않고 영원히 살 것처럼 행동한다. 그러나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지나가는 세월을 잡을 수 없다. 시간이야말로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선물이요 시간의 낭비는 곧바로 생명의 낭비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만 해서도 안 된다. 뜬 구름처럼 기적을 기다려서도 안 된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 내 인생을 낭비해서도 안 된다.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이다. 과거가 아닌 바로 지금이다.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에 집착하지 말자. 미래는 아직 오지도 않았다. 오늘이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날이다. 우리에겐 지금 이순간이 소중하다. 현실에 최선을 다하자.

이제 노인복지도 새로운 방향 정립이 필요하다/ 김교환(192)

우리나라는 수명연장과 함께 장수시대가 되어 노인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노인복지문제가 새로운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노인복지라고하면 국가사회가 중심이 되어서 노인들이 경제적 안정과 함께 쾌적하고 행복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심리적 물리적 여건 조성으로 도와주는 행동으로만 생각해 왔다. 그런데 지금은 급속한 산업사회의 발달과 정보화 등의 시대적 변화로 국민생활 수준의 향상과 의료기술의 발달 등과 함께 다양하고 복잡한 사회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여러 가지 노인문제가 새롭게 등장하게 되는데 특히 노인의 빈곤, 노쇠, 교육, 무료함의 해결은 물론 노인 스스로 자신이 사회에서 꼭 필요한 존재라고 느끼며 긍정적이고 우호적인 자세로 여생을 살아갈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을 마련하는 노인복지로 방향 정립을 새롭게 해야겠다.

그런데 아직도 노인을 현대 사회에 대처하지 못하는 무능하고, 의존적인 세대로 인식하고 노인을 사회구성원으로서가 아니라 부양 대상자로만 보는데 문제가 있다. 과거 노인복지는 노인들이 여생을 편안하게 보내도록 기본소득 지원, 단순 건강관리, 여가선용이었지만 이제는 인생 노년기의 아름다운 삶과 행복을 위한 자기계발, 사회 참여, 자아 실현 등 노인복지의 새로운 의미 정립과 새로운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빈곤한 노인 중심에서부터 나아가 노인전체가 대상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경로당 복지관, 요양원 등의 시설보호 중심에서 커뮤니티 케어(지역사회 중심 돌봄)와 가정 중심으로 방향 전환이 요구된다. 다음으로 국가와 민간의 적절한 역할 분담과 상호 협조체제가 필요하다

그래서 과거의 소비적 의존적 복지에서 생산적이고 활동적 복지로 나아가서 노인의 국가 사회 발전기여도 생각해야 한다. 이제 노인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노인이 사회의 부담이 되는 존재가 아니라 힘이 되는 존재가 되도록 준비해야 할 때다. 그런데 지금의 노년세대는 대체로 가난 속에서 살아왔고, 못 배웠으며 수명연장과 함께 살고 있는 세대로 급속한 사회변화로 SNS를 중심으로 한 현대 정보화 문화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노년을 또 다른 인생의 시작으로 노인의 정체성 확립과 자아 실현, 욕구 충족 및 평생교육의 차원에서 보아야 한다. 그래서 현대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의도적인 교육이 요망되고 또한 각기 가진 재능과 능력에 따라 국가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여기서 특히 재능을 갖춘 노인의 활용에 의한 노노 케어가 적극 권장되어야 한다. 그리고 현재 노인만을 위한 보건의료정책이 미약한 실정으로 비 급여 항목이 많고 본인부담이 과도하여 노인의 의료서비스 이용에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다. 각종 만성질환의 조기 발견과 예방 및 계속적인 관리체계가 구축되도록 하되 노인의료비 지출 증가를 억제하고 저렴하면서도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방법이 개발되고 활용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노인들이 고독과 외로움에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여가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노인복지회관, 경로당, 노인교실 등의 시설이 잘 이용되어야 한다.

시설의 설비는 국가,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또는 개인의 신고로 가능하지만 이윤추구를 위한 사업이 기에 앞서 봉사가 먼저다. 그러므로 노인들의 욕구에 맞는 양질의 프로그램 운영이 되어야한다. 노인의 여가는 곧바로 노년의 삶이다. 노인이 행복하면 국민이 행복하고 국민이 행복하면 나라가 행복하다.

[플랜(PLAN) 7]의 충격/ 김교환 (193)

요즘 일본에선 영화 [플랜 75]가 화제라고 하는데 이 영화는 하야카와 치애라고 하는 독신녀(46)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으로 젊은이가 늙은이 문제를 아이러니하게 끄집어 낸 것이다.

지난달 부산에서 열린 27회 부산국제 영화제에서 신인상에 해당하는 특별상을 수상한 이 영화는 한 젊은 남성이 노인을 죽이며 생산성이 없는 노인들은 없애야한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신도 자살한다. ‘일본의 미래를 위해 노인들은 사라져야 한다.’ 이런 끔찍한 주장을 하며 노인들을 살해하는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면서 75세가 되면 건강한 사람도 죽음을 선택할 수 있고 정부가 그 비용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말이 좋아 선택이지 담당 공무원들이 공원에 나가 노인들에게 죽음을 권유하고 원하는 때에 죽을 수 있어 너무 만족스럽다는 광고가 TV에서 흘러나오고 이 제도를 선택하는 자는 나라에서 주는 위로금으로 10만엔(백만원정도)을 받아 마지막 온천 여행을 떠나는 여행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선택이라고 하지만 75세 플랜에 동의치 않으면 정부는 모든 건강 및 복지혜택을 중지한다. 국가가 나서서 죽음을 부추기는 미래의 상상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 바이쇼치에코(81)가 영화에서는 결혼은 했었지만 이혼 후 혼자 살고 있는 78세의 미치로 나온다. 호텔에서 일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독거노인으로 어느 날 함께 일하던 동료 중 1명이 쓰러지는 사고를 당하자 호텔 측에서 노인종사원들을 모두 해고시킨다. 미치는 다른 일자리를 구하려 하지만 나이 때문에 쉽지 않다. 삶이 너무 힘들자 결국플랜 75에 참여했다가 마지막 순간에 마음이 바뀌어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온다. 저녁노을이 붉게 물들어가는 언덕에 서서 옛 추억의 애창곡을 더듬어 부르는 장면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현실의 사회를 이슈로 다뤄진 영화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지만 우리 모두의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 일본은 2025년에 국민 20%75세 이상이 될 것이란 예측과 함께 의료비와 사회보장비 부담은 폭증하고 노동력 부족으로 경제는 점점 악화되면서 노인으로 가득 찬 일본은 활기와 매력을 잃은 나라가 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다. 전체 국민의 30%65세 이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먼저 초고령 사회에 도달한 나라요 연금개혁 모범국인 일본이 지난 4월엔 연금 수령 나이를 현행 6070세에서 6075세로 늘려 잡은 ‘75세 플랜을 도입했다. 공교롭게도 노인 문제를 다룬 영화 제목과 비슷하다. 75세부터 연금을 받을 경우 86세까지 살아야 손익분기점을 찍는다고 한다.

일본의 고령화를 곧장 따라잡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국민연금이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으로 불안하다. 2055년이면 기금이 고갈되어서 그때부터는 일하는 세대가 월급의 최소 30%를 보험료로 떼어 줘야 한다는 불안한 이야기도 있다. 얼마 전 국민연금공단 발표에 의하면 연금제도가 시행된 1988년부터 점차 늘어나 국민연금 수급자 600만 명 돌파라는 보도를 보았지만 이것이 결코 축하할 일만은 아니다. 인간의 수명은 점점 늘어나고 나이든 사람들이 일할 수 있는 곳은 한정적이고 은퇴 후 여생을 생산적인 일은 하지 못하고 국가사회에 짐만 될 수는 없다. 이제 우리 노인들은 부양대상자로서의 노인이 아니라 할일을 찾아야 한다. 노인도 사회구성원으로서 국가와 사회의 적절한 역할분담에 의한 상호 협력체제가 필요한 시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