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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학(인문과학, 사회과학, 철학, 역사, 기타)

전래동화

by 자한형 2022.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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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을 위한 통합교과형수업모델

- 한국전래동화를 중심으로(듣기/말하기/읽기/쓰기)

 

 

목 차

 

1. 청개구리 이야기 …………………………… 1

2.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 3

3. 사윗감을 찾아 나선 쥐……………………·· 5

4. 소가 된 게으름뱅이 ………………………·· 7

5. 혹부리 영감과 노래주머니 ………………·· 9

6. 흥부 놀부 …………………………………···12

7. 호랑이와 곶감 ………………………………15

8. 토끼의 재판 ………………………………·· 18

9. 말하는 남생이 ……………………………·· 21

10. 토끼와 자라 ……………………………… 24

11. 신기한 맷돌 ……………………………… 27

12. 단군이야기 ………………………………· 30

13. 요술항아리 ………………………………· 32

14. 콩쥐 팥쥐 ………………………………… 35

15. 견우와 직녀 ……………………………… 37

16. 개와 고양이 ……………………………··· 40

청개구리 이야기

 

주룩주룩, 비가 오는 날.

청개구리들은 개굴개굴 목청껏 울지요. , 비가 오면 청개구리들은 개굴개굴 슬프게 울까요? 이 이야기는 비가 오면 청개구리들이 슬프게 우는 이유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옛날 옛날에, 엄마청개구리와 아들청개구리가 살았어요.

그런데 아들청개구리는 엄마 말을 듣지 않는 말썽꾸러기였대요.

엄마청개구리가 이리 오너라.” 하면 폴짝폴짝 저리 가고, “저리 가거라.” 하면 폴짝폴짝 이리 왔어요.

동쪽으로 가거라.” 하면 팔짝팔짝 서쪽으로 가고, “서쪽으로 가거라.” 하면 팔짝팔짝 동쪽으로 갔지요.

이렇게 아들청개구리는 엄마 말을 듣지 않고, 무슨 말이든 반대로만 했어요.

오늘은 비가 많이 와서 위험히니, 연못에서 놀지 말고 산에서 놀아라.” 하고 말하면 풍덩! 연못으로 들어갔어요.

오늘은 너무 덥구나. 시원한 연못에서 헤엄치며 놀아라.” 하면, 폴짝폴짝 산으로 갔어요.

더위에 지쳐 숨을 헉헉 거리면서 도요.

얘야, 풀밭 아래에서 놀아라. 위쪽엔 날짐승들이 많아서 위험하단다.” 하고 말하면 아들 청개구리는 일부로 위쪽 풀밭에서 놀았어요. 그러다 무서운 뱀을 만나 놀라서 도망쳐 오기도 했지요.

저 애가 어쩌자고 어미 말을 듣지 않을까? 다른 집 아기청개구리들은 엄마랑 정답게 지내고, 엄마 말도 잘 듣는데……. 철이 들면 좀 나아지려나.”

엄마청개구리의 근심은 날로 깊어졌어요. 하루는, 엄마청개구리가 아들청개구리를 불렀어요.

얘야, 청개구리는 울음소리가 좋아야 한단다. 이렇게 엄마처럼 울어 보렴.”

개굴개굴!”

엄마의 울음소리를 들은 아들청개구리는

굴개굴개!” 반대로 울었어요.

얘야, 울음소리마저 거꾸로 하면 어떻게 하니? 제발 엄마 말 좀 들으렴. 엄마는 너무 속이 상해 병이 날 것 같구나.”

그래도 아들청개구리는

하하하! 재미있다. 굴개굴개, 구울~.” 며 팔짝팔짝 정신 없이 뛰어다녔어요.

엄마청개구리는 정말 병이 나고 말았어요.

~ 우리 아가가 저렇게 말을 안 들으니 어쩌면 좋지?’

엄마청개구리는 아들 걱정으로 병이 더 깊어졌어요. 어느 날, 엄마청개구리가 아들청개구리를 불렀어요.

얘야, 아무래도 내가 더 살지 못할 것 같구나. 이제부터 엄마가 하는 말을 잘 들으렴.”

엄마청개구리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어요.

얘야, 엄마가 죽거든 산에다 묻지 말고 냇가에 묻어 다오. 알았지?”

엄마청개구리는 아들청개구리에게 꼭 냇가에 묻어 달라고 몇 번이고 다짐을 받았어요. 아들청개구리는 엄마청개구리가 죽자, 엄마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을 후회했어요.

내가 말을 듣지 않아 엄마가 돌아가셨구나. 엄마 말을 잘 들었더라면 엄마가 돌아가시지 않았을 거야.’

엉엉엉! 엄마, 제가 잘못했어요.”

아들청개구리는 울면서 생각했어요.

여태껏 엄마 말을 듣지 않아 엄마 속을 썩였으니, 엄마가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이라도 잘 들어 드리자.’

아들청개구리는 엄마를 냇가에 묻었어요. 그러나 엄마청개구리는 냇가에 묻히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어요.

엄마청개구리는 아무리 타일러도 아들이 반대로만 하니,

냇가에 묻어 달라고 하면 산에 묻어 줄 거야.’ 이렇게 생각했던 거예요.

정말은 산에 묻히고 싶었던 거지요.

쏴아, 쏴아~.

서쪽 하늘에서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하늘에서 장대같은 비가 내렸어요.

비가 내리자, 냇물은 금세 불어났어요.

어떡하지? 엄마 무덤이 떠내려가겠어.’

아들청개구리는 발을 동동 구르며, 개굴개굴 슬프게 울었어요. 지금도 비가 오는 날이면 청개구리들은 냇가에 모여서 개굴개굴, 개굴개굴~ 슬피 운답니다.

할머니의, 할머니의, 할머니의…… 무덤이 떠내려갈까 봐서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옛날, 어느 나라에 어진 임금님이 살았어요. 그런데 임금님에게는 말 못할 고민이 하나 있었대요. 임금님귀가하룻밤자고나면요만큼자라나있고,또자고나면그만큼더자라나있는거예요.

귀가 이렇게 자라다 정말 당나귀처럼 되는 건 아닐까?’

임금님은 아침마다 거울을 보며 걱정했어요. 임금님은 궁리 끝에 가지고 있던 제일 큰 모자를 쓰기로 했어요. 그러나 모자 속에 감추고 있던 귀가 점점 더 자라났어요.

. 이거 큰일이군.’

임금님은 곰곰이 생각하다 모자를 만드는 할아버지를 불렀어요.

이 귀를 감출 수 있는 큰 모자를 만들도록 해라.”

임금님의 귀를 본 할아버지는 웃음이 나왔지만 꾹 참았지요. 임금님앞에서귀를보고웃었다가는크게혼이날게분명했거든요.

나라 안에서 내 귀를 본 사람은 너밖에 없다. 만약 내 귀가 당나귀 귀라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말한다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알겠느냐?”

임금님에게단단히다짐을한할아버지는집으로돌아와모자를만들기시작했어요.

하하하.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야. 하하하 정말 우습군.”

할아버지는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웃고, 모자를 만들다가도 웃고, 밥을 먹다가도 웃고... 웃음이 멈춰지지가 않았어요. 할아버지는 모자를 다 만들어 임금님에게 드렸어요. 임금님은 귀가 다 가려지는 모자를 쓰고 매우 만족해하셨어요.

모자가 매우 훌륭하구나. 내 너에게 후한 상을 내리겠다. 하지만 내 귀에 대해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겠지?”

, 임금님.”

할아버지는 다시 한 번 다짐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할아버지는 임금님의 당나귀 귀가 자꾸 올라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 사람들은 혼자서 낄낄거리며 웃는 할아버지를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보았어요. 하루는,할아버지가길을걷고있는데사람들이모여수군거렸어요.

"임금님이 아주 커다란 모자를 쓰셨대."

"그래?왜그러셨지?커다란모자를쓰면불편할텐데."

"하하하, 그건 말이야, 임금님 귀가..."

하마터면 할아버지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말할 뻔 했어요.

하고싶은말을하지못하고참고지내던할아버지는시름시름앓았어요.

한번만이라도'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소리 치고 싶었어요.

너무말하고싶었던할아버지는삽을가지고뒷산대나무숲으로올라갔어요. 대나무 숲에 들어간 할아버지는 누가 없나 사방을 살펴본 뒤, 삽으로 구덩이를 파기 시작했어요. 구덩이를다판할아버지는구덩이에대고소리쳤어요.

"임금님귀는당나귀귀다!임금님귀는당나귀귀다!임금님귀는당나귀귀다!"

이렇게소리치고나니할아버지는가슴이후련했어요. 할아버지는다시구덩이를잘덮고집으로돌아왔어요. 그런데 그때부터, 대나무 숲에서 이상한 소리가 났어요.

바람이 불때마다, 대나무가 흔들리며"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귀다!"하는소리가나는게아니겠어요?이소문은순식간에널리펴져임금님도알게되었대요. 깜짝 노란 임금님은 신하들에게 명령을 내렸어요.

"요상한 대나무를 모두 베어버려라!"

신하들은 대나무를 모두 베어버렸지요.

그러자 바람이 불어도 아무소리가 나지 않았어요.

얼마 후, 어떤 농부가 대나무가 베어진 자리에 산수유나무를 심었어요.

산수유나무는 금세 자라 숲을 이루었지요.

그런데 또, 산수유나무 숲에서도 이상한 소리가 나는 거예요.

산수유나무의 꽃망울이 터질 때마다"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귀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 하는 소리 말이에요. 또 사람들이 수군대기 시작했어요.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라는 군."

"진짜? 설마, 당나귀 귀일라고..."

신하들은 임금님에게 달려갔어요.

"산수유나무 숲에서 괴상한 소리가 납니다. 산수유나무를 베어 버릴까요?"

임금님은 한참 동안 생각했어요.

"내 귀가 당나귀 귀인 게 뭐 어때?

사람들은 내 귀가 당나귀 귀인 걸 다 알고 있잖아."

"하하하! 모두 고개를 들어 내 귀를 잘 봐라. 사실, 내 귀는 당나귀 귀이니라."

사람들은 고개를 들어 임금님을 보았어요.

사람들은 커다란 임금님의 귀를 보자 웃음이 나왔지만, 혼이 날까 두려워 웃음을 꾹 참았어요.

"내 귀가 얼마나 우스우면 대나무와 산수유나무가 웃겠느냐? 내 귀가 우스우면 얼마든지 웃어도 좋다."

그러자 사람들은 마음 놓고 웃었어요.

"하하하!"

"호호호!"

그러자 임금님의 마음도 편안해졌어요.

임금님은 여태껏 귀를 감추고 살아온 것이 어리석게 생각되었어요.

그 후로 임금님은 커다란 귀로 백성들의 고민과 어려운 사정들을 잘 들어 나라를 더 잘 다스렸대요.

 

사윗감을 찾아 나선 쥐

 

옛날, 어느 깊은 산골에 쥐 부부가 살았어요. 쥐 부부에게는 아주 예쁜 딸이 있었어요. 쥐 부부는 딸을 무척 귀여워했지요. 불면 날아갈까 쥐면 꺼질까 온갖 정성으로 키웠어요. 어느덧, 세월이 흘러 딸이 시집갈 나이가 되었어요.

어느 날, 총각쥐가 찾아왔어요.

따님과 결혼하고 싶습니다. 허락해 주세요.”

하지만 엄마, 아빠쥐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어요.

안돼! 우리 딸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니까, 세상에서 제일 힘세고 훌륭한 사위를 얻을 거야.”

당신은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힘세고 훌륭하다고 생각하오?” 아빠쥐가 엄마쥐에게 물었어요.

하늘에 있는 해님이 아닐까요? 해님은 온 세상을 환하게 비춰 주잖아요.”

옳거니! 맞아, 해님이야. 해님에게 우리 사위가 되어 달라고 해야겠소.”

아빠쥐는 해님을 찾아 길을 떠났어요.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마침내 해님이 사는 동쪽 산꼭대기에 도착했어요.

세상에서 제일 힘센 해님, 우리 딸과 결혼해 주세요.”

아빠쥐가 해님에게 부탁했지만 해님은 고개를 저었어요.

나도 예쁜 쥐 아가씨와 결혼하고 싶지만, 나보다 더 힘센 것이 있답니다.”

그게 무엇인가요?”

구름이지요. 구름이 나를 덮어 버리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답니다.”

, 그렇군요.”

아빠쥐는 해님에게 인사를 하고, 다시 길을 떠났어요. 아빠쥐는 다시 산을 넘고 강을 건너, 겨우 그름이 있는 바닷가 언덕에 도착했어요.

구름아, 나는 세상에서 제일 힘센 사윗감을 찾고 있단다. 부디, 내 사위가 되어 다오.”

아저씨, 저는 아저씨의 사위가 될 수 없어요. 저보다 더 힘센 것이 있는걸요.”

아니, 자네보다 힘센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그건 바로 바람입니다.”

바람 이라고?”

, 제가 아무리 한 곳에 머물고 싶어도 바람이 불면 저는 쫓겨나고 말지요.”

어허, 그런가? 그럼 바람은 어디에 있나?”

지금은 북쪽 골짜기에 있습니다.”

아빠쥐는 다시 바람을 찾아 북쪽 골짜기로 갔어요.

바람아, 세상에서 가장 힘센 바람아! 내 사위가 되어 주렴.”

아빠쥐는 바람이 들을 수 있게 큰 소리로 말했어요. 어디선가 휘이잉 바람이 나타나 말했어요.

아저씨, 제가 구름보다 힘이 센 건 맞지만 돌부처보다는 못하지요.”

아니, 돌부처라면 돌로 만든 부처 말인가?”

, 제가 아무리 힘을 내어 쓰러뜨리려 해도 돌부처는 끄떡도 하지 않지요. 그러니까 돌부처가 이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세답니다.”

아빠쥐는 다시 지친 다리를 끌고, 길가에 있는 돌부처를 찾아갔어요.

돌부처님, 돌부처님! 세상에서 가장 예쁜 제 딸과 결혼 해 주세요.”

왜 제가 따님과 결혼해야 하지요?”

나는 세상에서 가장 힘센 사윗감을 찾고 있어요. 처음에는 해님에게 찾아갔지요. 하지만 해님은 구름에 꼼짝 못하고, 구름은 바람에 꼼짝 못하고, 바람은 돌부처님에게 꼼짝 못하니, 돌부처님이 가장 힘이 세지요. 그러니 내 사위가 되어 주세요.”

하하하! 그건 잘못 알고 계신 거예요. 저는 해도, 구름도, 바람도 무섭지 않지만 딱 한 가지 무서운 게 있답니다.”

그게 무엇인가요?”

해도, 구름도, 바람도 무섭지 않은 돌부처가 무서워하는 게 있다니, 아빠쥐는 궁금해서 얼른 물었어요.

그런 바로 아저씨 같은 쥐랍니다. 쥐들이 내가 서 있는 땅을 파 놓으면 난 넘어질 수밖에 없어요.”

하하하! 쥐라고요?” 아빠쥐는 크게 웃었어요. 여태껏 찾아 헤맨 사윗감이 쥐라니, 그것도 모르고 헛고생을 한 것이 우스웠지요. 긴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아빠쥐는 엄마쥐에게 말했어요.

여보, 우리가 그렇게 찾아 헤매던 사윗감은 우리 곁에 있었다오.”

우리 곁에요?”

그래요. 세상에서 가장 힘세고 훌륭한 것은 바로 쥐 였소.”

아빠쥐는 총각쥐를 불러 딸과 결혼시켰어요. 딸쥐 부부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대요. 세상에서 제일 예쁜 딸도 낳고 말이에요.

, 아빠쥐가 된 총각쥐는 딸을 누구에게 시집보낼까요?

 

 

 

소가 된 게으름뱅이

 

옛날 어느 마을에 아주 게으른 아이가 살았어요. 얼마나 게으른지 날마다 빈둥빈둥 누워만 있었지요. 하루 종일 방바닥에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엄마가 차려 놓은 밥도 귀찮아서 먹지 않을 정도였지요. 어느 날, 게으름뱅이가 코를 골며 자고 있었어요.

얘야, 그만 일어나야지. 그렇게 잠만 자다간 소가 된다더라.”

에이, 귀찮아요. 차라리 소가 되면 좋겠어요.”

아니, 그래도 이놈이. 빨리 산에 가서 나무라도 해 오너라.”

어머니는 회초리를 들고 게으름뱅이를 쫓아냈어요. 게으름뱅이는 집을 나왔어요.

에이, 어디 시원한 나무 그늘에 가서 더 자야지.”

한참을 가다 보니 커다란 나무 그늘에서 누런 황소가 자고 있는 것이 보였어요.

, 저 소는 참 좋겠다. 저렇게 잠만 잘 수 있으니까.”

게으름뱅이는 소가 부러웠어요. 다시 한참을 걸어가자, 초가집이 보였어요. 초가집 마루에서 할아버지가 나무를 깎아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지요.

할아버지, 무엇을 만들고 계세요?”

소머리탈을 만들지.”

그건 왜 만드시는 거예요?”

이건 보통 탈이 아니야. 이걸 쓰면 소처럼 낮잠이나 자면서 살 수 있단다.”

게으름뱅이는 소머리탈이 갖고 싶었어요.

할아버지, 그거 저 주세요.”

그래, 옛다.”

할아버지는 게으름뱅이에게 소머리탈을 씌워 주었어요. 게으름뱅이가 소머리탈을 쓰자, 탈이 머리에 착 달라붙더니 떨어지지 않았어요. 게으름뱅이는 놀라서 탈을 떼어내려고 했지요.

이 소가죽도 입거라.”

할아버지는 깔고 앉아 있던 소가죽도 게으름뱅이에게 걸쳐 주었어요. 그러자 게으름뱅이의 몸에 누런 털이나기 시작했어요. 머리에는 뿔도 자라더니, 게으름뱅이는 정말 소가 되었어요.

할아버지, 이 탈 좀 벗겨 주세요.’

게으름뱅이는 탈을 벗고 싶어 말을 했지만, 게으름뱅이 입에서는 음매음매하는 소 울음소리만 나올 뿐이었지요. 할아버지는 소가 된 게으름뱅이를 끌고 시장에 갔어.

소 사시오. 튼튼하고 힘센 소 사시오!”

! 그 소 참 튼튼하게 생겼군요. 내가 사겠소.” 할아버지는 농부에게 소를 팔았어요.

이 소는 무척 게으르다오. 말을 듣지 않으면 채찍으로 때리시오. 그리고 절대로 무를 먹이지 마시오. 이 소는 무를 먹으면 죽는다오.”

무를 먹으면 죽는다고요? 이상한 소도 있군요.”

농부는 소를 끌고 집으로 갔어요. 다음 날, 농부는 소가 된 게으름뱅이를 아침 일찍부터 깨웠어요.

이랴! 어서 밭을 갈러 가자.” 게으름뱅이가 누워서 일어나지 않자, 농부는 채찍으로 때렸어요.

아저씨, 때리지 마세요. 난 소가 아니에요.”

게으름뱅이가 소리를 쳤지만 음매음매하는 소 울음소리만 났지요. 게으름뱅이가 밭에서 힘들게 일을 하고 집에 돌아오면, 농부는 게으름뱅이에게 여물을 주었어요. 게으름뱅이는 여물죽도 맛있게 먹었지요. 힘들게 일을 하니 무엇이든 맛있었어요.

, 날마다 일도 안하고 게으름만 피워, 소가 되어 벌을 받는구나.’ 게으름뱅이는 외양간에 누워 게으름 피운 것을 후회했어요.

하루, 이틀, 사흘...

게으름뱅이는 무거운 짐을 지고 날라야 했고, 쟁기를 끌어 밭을 갈았어요. 힘들어서 죽을 것 같았지만, 농부는 게으름뱅이를 쉬게 하지 않았어요.

, 더 이상 고된 일을 하느니 차라리 죽어 버리는 게 낫겠어.’

게으름뱅이는 죽을 결심을 했지만, 죽기도 어려웠어요.

하루는 밭을 갈러 가다 길에서 어머니를 만났어요.

어머니, 저예요. 정말 잘못했어요. 다시는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열심히 일할게요.’

하지만 어머니는 게으름뱅이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지요.

아니, 이놈의 소가 왜 길을 가다 말고 울고 있지? 어서 가자. 이랴!”

농부는 길을 재촉하며 게으름뱅이에게 채찍을 휘둘렀어요. 다시 길을 가던 게으름뱅이는 길가에 무밭이 있는 걸 보았어요.

그래, 무를 먹으면 죽을 수 있어.’

게으름뱅이는 할아버지가 농부에게 한 말이 떠올랐어요. 게으름뱅이는 무밭으로 달려가 우적우적 무를 씹어 먹었어요. 그러자 소머리탈이 머리에서 툭 떨어지고, 소가죽이 훌러덩 벗겨졌어요.

, 내가 다시 사람이 되었다!” 게으름뱅이는 농부에게 지난 이야기를 했어요.

어서 집에 가 보거라. 어머니가 얼마나 기다리시겠니.”

집에 돌아온 게으름뱅이는 어머니의 말씀도 잘 듣고, 부지런히 일하는 착한 아이가 되었대요.

혹부리 영감과 노래주머니

 

"옛날 옛날 산 좋고 물 맑은 어느 마을에, 볼에 커다란 혹이 달린 영감님이

살았어요.

영감님 영감님 혹부리 영감님 혹 한 자루 볼에 달고 어디 가세요?"

동네 아이들은 이런 노래를 부르며 놀렸어요.

"허허허, 이놈들, 어른을 놀리면 못 써!"

혹부리 영감님은 아이들이 놀려도 '허허' 웃기만 했어요. 하지만 혹부리 영감님은 혹을 없앨 방법이 없을까 항상 고민했지요.

", 이 혹을 없앨 좋은 방법이 없을까?"

그러던 어느 날. 혹부리 영감님은 산에 나무를 하러 갔어요. 뚝딱 뚝딱, 나무를 한 짐 해놓으니 그만 날이 어둑어둑 저물었어요. 혹부리 영감님은 서둘러 나무를 지고 더듬 더듬, 조심 조심 산을 내려왔어요.

'꼼짝없이 오늘밤엔 산에서 지내게 생겼네.'

그때, 저만치에서 불빛이 희미하게 보였어요.

'옳지! 오늘은 저 집에서 하룻밤 신세를 져야겠다.'

혹부리 영감님이 가까이가보니,그곳은사람이살지않는빈집이었어요.

'귀신이라도 나올 것 같군.'

혹부리 영감님은 무서웠어요.

".그래노래를불러볼까?신나게노래를부르면무서운생각이사라질거야."

달달달 달이 뜨네, 앞산 위에 달이 뜨네, 보름달이 떠오르네개개개 개가 짖네동네방네 개가 짖네

혹부리영감님의노랫소리는깊은산속에울려퍼졌어요. 혹부리영감님은무서운것도잊고신나게노래를불렀지요. 그때,갑자기문밖에서두런두런이야기소리가들렸어요.

", 귀신인가?"

혹부리 영감님은 문틈으로 밖을 보았어요.

"!"

혹부리 영감님은 깜짝 놀라 뒤로 벌러덩 넘어졌어요. 문밖에서 도깨비들이 혹부리영감님의 노랫소리를 듣고 있었거든요. 혹부리 영감님의 노래가 끝나자, 도깨비들이 방 안으로 들어왔어요.

"으악!"

혹부리 영감님은 놀라 엉덩방아를 찧었어요.

"영감님, 놀라지 마시오. 영감님을 해치지 않을 테니..."

혹부리영감님이가만히보니,도깨비들이해치지않을것같았어요. 혹부리 영감님은 안심하고 자리에 앉았지요.

"영감님, 어쩜 그렇게 노래를 잘하시오. 한곡만 더 불러주시오."

도깨비들은 혹부리 영감님에게 노래를 더 불러 달라고 졸랐어요. 혹부리 영감님은 목청을 가다듬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어요. 혹부리 영감님이 노래를 하자 도깨비들은 방망이를 흔들며 덩실덩실 춤을 추었어요. 혹부리 영감님도 신이 나서 도깨비들과 같이 덩실덩실 춤을 추었어요.

혹부리 영감님의 노래 끝나자.

"영감님 노랫소리가 참 좋군요."

"그 노랫소리는 어디서 나오는 거요?"하고 도깨비들이 물었어요.

"입에서 나오는 거지요."

"거짓말! 입 가진 사람들을 봐도 영감님처럼 좋은 노래는 나오지 않아요. 사실대로 말해 봐요."

"사실은 목구멍에서 나오는 거랍니다."

"목구멍? 목구멍은 우리들에게도 있지만 그렇게 좋은 노랫소리는 나오지 않아요.

어서 바른대로 말해 봐요.

"허허,머라고한담?옳지.이혹에서나온다고해야지."

"내 노랫소리는 바로 이 혹에서 나온다오."

"하하하. 맞아 그 혹이었어. 그런 노래주머니가 있으니까 좋은 노래가 나오는 것이었구려."

도깨비들은 혹부리 영감님의 혹을 요리조리 살펴보았어요.

"영감님. 그 노래 주머니 우리에게 파시오."

"아니, 내 몸에 붙어 있는 걸 어떻게 파누?"

"하하하. 그건 염려하지 마시오."

도깨비들은 혹부리 영감님의 혹을 감쪽같이 '또옥!' 떼어갔어요.

". 여기 있소. 노래주머니 값이오."

도깨비들은 보물을 가득 든 자루를 주고 우르르 사라졌어요. 혹부리 영감님이 혹이달려 있던 곳을 만져보니 정말로 혹이 사라졌지 뭐예요.

"허허허. 정말 감쪽같이 사라졌네!"

혹이없어져신이난혹부리영감님은보물이가득든자루를메고산을내려왔어요. 혹부리 영감님은 동네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되었지요. 혹부리 영감님이 혹도 떼고 보물도 얻었다는 소문은 방방곡곡에 퍼졌어요. 그런데 이웃동네에는 혹부리 영감님처럼 볼에 혹이 달린 욕심쟁이 할아버지가 있었어요.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소문을 듣고 혹부리 영감님을 찾아왔어요.

"대체어떻게혹이없어졌소?나도방법을알려주시오."

혹부리 영감님은 도깨비들을 만나 혹을 떼어주고 보물을 얻어 온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당장 산으로 달려갔어요.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방에 누워 밤이 되기를 기다렸어요. 해가지고, 달이 둥실 떠올랐어요.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방 안에 드러누워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지요.

밤 밤 밤 밤이 깊었네, 귀신 나오는 밤이 되었네, 누가 누가 귀신이요, 내가 내가 귀신이지, 아니 아니 나는 아냐

그러자 밖에서 두런 두런 소리가 들렸어요.

'옳지! 도깨비들이 왔구나.'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한층 더 소리를 높여 노래를 불렀어요.

덜컹!

문이 열리고 도깨비들이 우르르 들어왔어요.

"너는 누구냐?"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무서웠지만, 꾹 참고 노래를 불렀어요.

"으하하하하!"

도깨비들이웃자.욕심쟁이할아버지는신이나더크게노래를불렀어요.

"너도 혹을 팔러 왔느냐?"

".! 제 노래주머니도 사세요."

"에끼.이놈! 한번 속지 두 번 속을까. 이 못생긴 혹이 노래주머니라고?

괘씸한 놈! 이 혹도 가져가거라."

도깨비들은 욕심쟁이 할아버지에게 '철썩!' 혹 하나를 더 붙여 주었어요.

"아이고,이를어째.혹떼려다혹하나를더붙였네."

욕심쟁이 할아버지는 양쪽에 혹을 주렁주렁 달고 부리나케 도망쳤어요.

"으하하하!"

"아하하하!"

욕심쟁이 할아버지의 뒷모습을 보고 도깨비들이 웃음을 터뜨렸대요.

 

 

 

 

 

흥부와 놀부

 

옛날, 어느 마을에 흥부와 놀부 형제가 살았어요. 동생 흥부는 마음씨가 곱고 착했지만, 형 놀부는 온갖 못된 짓만 골라 했어요. 놀부는 우는 아이 뺨 때리고, 호박에 말뚝 박고, 불 난 집에 부채질 하고, 다 된 밥에 재 뿌리고, 우물에 똥 누고...

놀부의 심술 때문에 동네 사람들은 모두 놀부를 싫어했어요. 놀부는 또 욕심도 많았어요. 부모님이 돌아가시자마자, 집과 논밭을 다 차지하고 흥부네 식구를 내쫓았어요. 쫓겨난 흥부네는 다 쓰러져 가는 초가집을 얻어 남의 집 일을 해 주며 어렵게 살았지요.

"아버지, 추워요."

아버지, 배고파요.”

흥부는 배고파 우는 자식들을 위해 먹을 것을 얻으러 놀부를 찾아갔어요.

"형님, 보리쌀 한 되만 꿔 주세요."

"뉘시오? 난 동생이 없는데."

"형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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