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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운명의 인간 그 이후

by 자한형 2021.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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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만고 끝에 대법원 판결까지 확정을 받은 유미나리 료타는 절망감에 빠져든다. 홀홀단신으로 가방하나를 들고 오끼나와로 향한다. 그는 절벽끝에서 죽음을 선택한다. 나무통가리가 쓰러지듯이 바다속으로 빠져들어간다. 이러한 모습을 공교롭게도 처음부터 지켜보던 한 오끼나와 처자가 있었다. 어린시절 미군에게 성폭행을 당한 아픔을 가진 그녀는 우연히 절망에 빠져 나락으로 떨어지려던 유미나리를 보며 동병상린을 느끼고 그를 구해야겠다는 필사적인 심정으로 물속으로 뛰어든다. 그렇게 해서 유미나리의 오끼나와 생활은 새롭게 시작된다. 5년여가 지나고 낚시도 하고 여러 가지 잡일들을 하며 지내던 유미니리는 오끼나와에 살면서 오끼나와의 실상을 듣게된다. 미군의 폭격을 피해 동굴로 피신한 140여명의 주민 가운데 80여명이 집단자살을 하게되는 비극을 겪게 되기도 한다. 아직도 여전히 미군기지가 있어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오끼나와 경제의 대부분을 기지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미군에 의한 여러 가지 사건 사고는 끊임없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쇄적으로 일어나게 된다. 오끼나와의 실상을 알리려 했던 기자는 오끼나와의 아픔과 고통 등 그들의 실상을 파헤쳐 신문에 기고하게된다. 홀로 아이를 키우기위해 피아노선생을 하던 아내는 굿굿하게 가정과 가족을 지켜나간다. 유미나리가 이혼관계서류를 주었고 자유롭게 살아가라고 하였음에도 그녀는 홀로 지내게 된다. 미키라는 외무성 사무관은 신분을 속이고 이곳저곳 직업전선을 전전하지만 집요한 기자들의 추적에 의해 과거의 전력이 드러나게되고 그러면 결국 보따리를 싸는 일이 비일비재해진다. 요미우리 신문기자와 만나 유미나리에 대한 감상을 전하기도 하고 그에게 빠졌었던 내력을 들려주기도 하며 그를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큰아이는 보스톤으로 유학을 간다. 유미나리는 마을주민들과 동화되어가며 오끼나와의 실상을 알리는데 진력한다. 그는 부인에게 자신의 소재와 실상을 알리는 편지를 띄우게 되고 자신을 염두에 두지말고 자유롭게 살아가라고 권유한다. 오랫동안의 고심을 거친후 부인은 오끼나와를 찾는다. 공항에서 고향집으로 떠나는 미끼와 부인은 상봉하며 가볍게 눈인사를 나누며 지나가게 된다. 오끼나와에 온 부인은 그동안 유미나리가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듣게된다. 유미나리는 누워 있는 상태로 부인을 맞이하게 된다. 유미나리의 사정을 알게된 한 대학교수는 그 내막을 밝히려는 결의를 다진채 미국의 대학으로 간다. 그는 오랜시간이 흐른후 미국 외교문서에서 밀약의 존재를 확인하게되는 쾌거를 거두게 된다.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는 미국의 정보를 공개하게되는 관례에 따라 그것이 공표되게 된 것이었다. 노벨상을 받았던 수상도 얼마의 기간이 지난 후 서거하게 된다. 또한 마이니치 신문사 역시 곤경에 처하게 되고 문을 닫게된다. 오끼나와의 협약당시의 미주국장이 사죄하는 발언을 하게 되기도 한다. 밀약의 존재는 분명했었고 그 증거가 여실히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부인하게 되는 외무성에 대하여는 어떻게 이해하여야 할까. 미키는 남편으로부터 집을 처분한 돈의 일부를 받게되고 부모가 살고 있는 고향으로 떠나게 된다. 유리공예가 처자는 어린나이에 자신의 처지와 같은 치욕을 겪은 어린 소녀를 위하여 멋진 공예작품을 선물하게 되기도 한다. 대단원의 종지부는 유미나리 부부가 재회해서 얘기를 나누는 상황에서 미국에서의 정보공개로 인한 밀약사실이 만천하에 공개되는 것을 특종으로한 신문기사를 보여주는 것으로 끝난다. 유미나리는 동경으로 돌아가자는 부인의 말에 아직은 그렇게 돌아갈 때가 아니라고 고개를 젖는다. 세상을 바꾸고자했던 한 남자의 집념이 세상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오기도 했지만 자신도 만신창이가 되고 처절하게 고통을 떠안게 된다. 결코 진실은 감쳐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것에는 엄청난 희생과 댓가 그리고 아픔이 응어리지워지게 된다. 진실은 세상에 알리고자 했던 이의 절박함도 있었지만 그것은 분명 잘못된 수단과 방법 그리고 절차에 의함으로 인해 빛을 잃게된다는 것이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소설화되었고 오끼나와 반환 40주년을 맞아 드라마화 되었던 운명의 인간은 여러 가지 씁쓸한 여운을 남긴 채 끝나고 말았다. 10부작의 마지막은 1시간여동안 방영되었고 진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었다. 주인공역을 맡았던 모토키 마사히로는 언덕위의 구름에서도 주인공이었고 수요일의 정사라는 드라마에서도 주연을 했었다. 운명의 인간에서 유미나리 기자가 원하고 희망했던 바는 오끼나와 반환협약에 숨겨진 이면 400만불의 원상회복 복구비용 문제에 관하여 밀약이 있었다는 것을 밝혀낸 것이었다. 반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억울하기 그지없는 미국의 입장에서 그에 따른 원상회복복구비용까지 부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을 것이다. 이로인해 국가간의 신뢰관계가 손상되고 회복할 수 없는 관계로 치닫게 되는 점을 우려해 밀약형태로 합의해 놓은 문건이 있었다. 이를 유출하여 특종을 쥐게된 기자는 일약 유명인사가 되고 언론의 초미의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극구 밀약의 존재를 부인하는 외무성과의 한판대결은 결국 외무성의 판정승으로 결론지워진다. 그러나 세월이 흐른 후 밀약의 형태는 미국에서의 공개를 통해 확연하게 드러나게 되고 그 당시 미주국장이었던 이의 사죄 기자회견을 통해 그 진실이 밝혀진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그 이후의 얘기들은 사족에 불과할 것이다. 기자가 원했던 것은 오끼나와의 반환에 따른 진실이었고 진정으로 국민이 원했던 바를 알리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권력은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파렴치함을 보여준다. 언제나 모든 권력의 행위가 용납되고 정당화 되어서는 않된다는 것을 명명백백하게 보여주는 사례이다. 권력과 언론의 첨예한 대립과 갈등이 어떻게 결론지워지고 종결지워지는 지를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라 할만한 것이었다. 근본적인 부분에 있어서 언론이 분명하게 진실을 보도했고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었지만 그것에는 적법한 절차와 수단에 의할 때에만 국민의 호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기자와 여직원이 은밀한 정을 통한 관계였었다는 것이 폭로되는 순간 사건의 진실은 호도되고 여론은 급격히 권력편으로 선회하게된다. 이 운명의 인간을 통해 느껴볼 수 있었던 부분은 언제나 목적의 정도가 수단과 방법의 정당성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어떠한 경우라할지라도 정당한 절차와 방법에 의해 목적을 달성해야하고 그 목적 또한 제대로된 고귀한 가치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과연 어느만큼의 진정성이 담보되었느냐에 따라 국민의 신뢰를 얻고 지지를 얻을 수 있느냐로 판명될 것이다. 얼마전 선거가 끝났다. 파란이 일었다고도 하고 국민의 절묘한 선택과 결정에 모두 준엄한 심판의 결과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수용하고 있다. 언제나 적정한 방법과 진정성을 의심할 수 없는 수단에 의해 고귀한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 것이 삶을 제대로 진실하게 살아가는 정법과 정도가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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