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현대수필 6

백내장

by 자한형 2024. 4. 5.
728x90

백내장/ 날 다람쥐

정기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동공에 흐릿한 물체가 보인다며 안과에서 정밀검사를 받으라는 결과와 마주했다. 30~40대와 다르게 재검의 횟수와 종합소견의 글자수가 점점 늘어난다. 요즘 눈이 많이 건조하고 피곤하다는 걸 새삼 기억되었다. 긍정반 걱정반의 마음을 가지고 안과 전문병원을 방문하였다. 진료 접수를 하고 시력과 안압과 동공사진 등 몇 가지의 검사를 하고 기다렸다.

전문병원이라 시설도 100평이 넘어 보이는 대규모이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수도

20명 이상이고 이방저방에는 최신 검사장비들이 가득하다.

수술을 하셨는지 한쪽 눈을 붕대로 감은 분도 진료를 기다리고 계시고, 상담이나 간단한

치료를 하러 오신 분도 있어 보인다. 병원이 기업이라고 하더니 정말 중소기업체처럼

보인다.

간호사가 나의 이름을 불러 2번 진료실로 안내되어 들어갔다. 원장님이 검사내용을

보시며 백내장이 진행 중이며, 눈도 많이 건조해져 있다며 건조증 처방을 해 준다고 한다. 백내장 수술상담은 간호부장과 상세한 상담을 하라고 한다. 진료를 마치고 상담실로

안내되었다. 백내장은 눈의 수정체가 혼탁해져서 흐리게 보이는 것으로 수정체에 어떤

렌즈를 삽입하는가에 따라 수술비용이 천자만별이었다. 최저 25만원에서 최고 1천만이

넘는다고 한다. 227월부터 실손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설명과 수술방법 그리고

수술 후 관리에 대해서도 상세히 안내를 해 준다. 주위에는 렌즈삽입 백내장 수술을 하고

너무 잘 보인다는 지인도 있고, 빛 번짐이 심해 밤 운전은 전혀 하지 못하는 지인도 있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하고 자못 망설여졌다. 생각을 좀 해보겠다고 하고 상담을 마치고

돌아왔다.

한 곳만 상담하지 말고 2~3곳에서 상담을 더 받아보라는 친구의 권유로 집 근처의 다른

안과 전문병원을 방문하게 되었다. 이곳도 여느 카페처럼 느껴질 정도로 규모나 시설들이 크고 검사장비들이 많이 설치되어 있었다. 시력과 교정시력 등 몇 가지의 검사를 하고

원장님 상담을 하였다. 안구 전면의 수정체가 노화가 진행에 따라 혼탁해지는 것으로

질병이 아니고 노화로 인한 신체변화라고 설명을 한다. 주로 50대 전후로 백내장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요즘은 백내장 수술이 보편화 되어있고 수술이 최선의 해결책인 양 생각하고, 일부 병원에서는 조기수술을 권유하여 사람들에게 혼동을 준다고 한다.

백내장 수술도 치아의 임플란트시술과 같으며, 본인의 치아를 치료하고 교정하여 사용하고 그렇게도 안 될 때 임플란트 시술을 하듯이 수정체도 나의 수정체를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사용 후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언젠가는 수술을 해야 하겠지만 최대한

늦추는 것이 최상의 답이라 한다. 원장님의 말씀이 맞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여진다.

백내장의 진행을 지연시키는 안약의 사용과 환경이나 영양 불균형(비타민C를 포함한 항산화성분 보충)을 교정하고 정기적인 시력검사와 시력의 변동사항을 추적하여

교정시력이 0.6이하가 되었을 때가 수술시기라고 하시며 치아는 28~32개이지만

수정체는 단 2개뿐이다는 말씀에 무한한 공감이 갔다.

책을 10분쯤 보면 눈이 피로하고 글이 두 줄로 보이고 흐릿하게 보인다며 그게 백내장 때문인지 물어보았다. 원장님이 그건 노안 때문이란다. 돋보기를 써야지 백내장과는 전혀 상관이 없단다. 잘못된 나의 알팍한 지식이 탄로 나는 것 같아 부끄러웠다. 백내장을 지연시키는 안약 처방전과 돋보기 처방전을 받고 1달 뒤에 검진 예약을 하고 병원을 나왔다.

잘못된 의약 상식과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 중의 나도 한사람이다. 백내장은 수술을 당연히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수술 시기와

수술비 등을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백내장 수술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줄 알았다. 원장선생님의 상담을 통해 우리의 몸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끼게 되었다.

정확한 진단과 교정시력을 고려하고 자신의 불편함과 힘든 부분을 고려하여 수술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했다. 매일 3번 칫솔질을 하고 정기검진과 매년

스켈링을 하듯이 수정체도 부지런히 관리하여 건강한 눈을 오랫동안 건강하게 지켜야겠다.

우리 몸이 1,000냥이라면 눈은 900이라는 속담도 있지 않은가?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눈 관리를 하여야 하겠다.

 

'현대수필 6'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창  (0) 2024.04.05
색깔있는 그림자  (3) 2024.03.15
나는 왜 수필을 쓰는가  (3) 2024.02.15
사랑  (1) 2023.10.07
한 알의 씨앗일지라도  (1) 2023.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