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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수필119

박복탑 할머니의 뗏마배 인생 박복탑 할머니의 뗏마배 인생 얼마 전 한 다큐 프로를 보았다. 이역만리 바다의 외로운 섬에서 홀로 살아가고 있는 한 할머니 박복탑 할머니의 한평생이 그려지고 있었다. 서해 바다에 이역만리 떨어진 외딴섬에 살고 있는 한 할머니의 삶을 조명하고 있었다. 목포에서 98Km 남서쪽으로 떨어진 섬 대둔도 그곳에 박복탑 할머니가 산다. 대흑산도와 인근에 있는 거리에 있다. 그 머나먼 곳에 87세의 연세에 홀로 산다. 13살에 어머니를 잃었고 17살에는 아버지를 잃어 천하에 고아가 되었다. 어린 남동생들을 키우며 살았고 도목리에서 한 고개 너머 도롱이 마을로 시집을 갔다. 아들을 낳고 딸을 낳았는데 4년 만에 남편이 죽었다. 다시 도목리로 돌아와 어린 자식들을 키우며 살았다. 친정어머니가 복이 탑처럼 쌓이라는 의미로.. 2021. 12. 5.
눈길 이청준 “내일 아침 올라가야겠어요.” 점심상을 물러나 앉으면서 나는 마침내 입 속에서 별러 오던 소리를 내뱉어 버렸다. 노인과 아내가 동시에 밥숟가락을 멈추며 나의 얼굴을 멀거니 건너다본다. “내일 아침 올라가다니. 이참에도 또 그렇게 쉽게?” 노인은 결국 숟가락을 상위로 내려놓으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되묻고 있었다. 나는 이제 내친걸음이었다. 어차피 일이 그렇게 될 바엔 말이 나온 김에 매듭을 분명히 지어 두지 않으면 안 되었다. “예, 내일 아침에 올라가겠어요. 방학을 얻어 온 학생 팔자도 아닌데, 남들 일할 때 저라고 이렇게 한가할 수가 있나요. 급하게 맡아 놓은 일도 한두 가지가 아니고요.” “그래도 한 며칠 쉬어 가지 않고… 난 해필 이런 더운 때를 골라 왔길래 이참에는 며칠 좀 쉬어 갈 줄 알.. 2021. 10. 20.
박제된 영원 사라 바트만 박제(剝製)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어떤 이는 영원한 삶이라 이야기 할 것이고, 다른 어떤 이는 육신으로부터의 자유를 앗아간 행위라 이야기 할 것이다. 나 역시 박제(剝製)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던 날들이 있었다. 고민의 시작은 원시부족의 모습을 한 여성이 부끄러워하며 인터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녀는 가슴을 훤히 드러내고 밑에만 가린 차림으로 외지인들을 맞이했다. 외지인들은 핸드폰으로 그녀를 찍고, 구경했다. 그녀는 그것이 일상인양 그들의 앞에서 걷고 웃고 말했다. 그들이 다녀간 뒤, 그녀는 그녀의 차림에 대해 “부끄럽다”고 이야기했다. 낯선 이들의 앞에서 벗은 것과 다름없는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것이 어찌 편할 수 있을까? 그녀는 자식의 학비를 대기 위해서 부족의 모습을 한.. 2021. 8.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