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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마음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2

by 자한형 2022.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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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대단히 반갑습니다.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HOW THE MIND WORKS) 스티븐핑커 (2장 요약과 생각)

2. 생각하는 기계(계산주의 마음이론)

핑커 교수가 마음을 연구하며 들었던 근본적인 문제는 지능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인지과학이 출현하면서 우리는 지능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장에서는 지능이란 무엇인가, 로봇이나 인간의 뇌 같은 물리적 존재는 어떻게 지능을 획득할 수 있는가를 설명한다.

지능은 이성적인 규칙에 근거한 판단을 이용해 장애물을 극복하고 목표를 획득하기 위해 행동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판단을 내릴 때 증거에 기초하여 믿음을 형성하는 것이다.예를 들어, 동굴에 두 마리의 맹수가 들어갔다가 한 마리만 나왔는데 거리낌 없이 동굴 안에 들어가면 지능적이라고 여기지 않을 것이다. 두 번째 기준은 주어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을 강구하며 행동할 수 있는 힘이다.예를 들어 로미오와 줄리엣이 서로를 원하는데 중간에 벽이 있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사다리를 타고 넘어가거나 문지기를 속이던 수단을 찾을 것이다. 이 개념에 살을 붙이자면, 지능이란 목표를 정하고, 목표가 현재와 어떻게 다른지를 이성적으로 평가하고 현 상황과 목표와의 차이를 줄여나가는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이다.

이런 기준이라면 인간은 확실히 지능적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인간의 지능을 야기할까. 행동주의 학자들은 보여지는 외부자극만이 행동을 이끈다고 주장한다. 인지주의 학자들은 자극과 반응사이에 내적과정을 뛰어 넘고서는 인간의 복잡한 행동을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한다. 특히 핑커 교수는 내적 마음상태 중에서도 믿음욕구가 인간의 지능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예를 들어 파블로프 개 앞에서 종을 흔들더라도 종을 흔들면 밥을 준다는 믿음이 없거나 배가 잔뜩 불러 먹고 싶은 욕구가 없다면 아무리 종을 흔들어도 반응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은 욕구를 가지고 목표를 만들고 옳다고 믿는 믿음을 이용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행동한다. 그러나 사람마다 다른 믿음욕구가 있기 때문에 같은 상황에 직면했더라도 다양한 행동을 보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밖에 비가 오고 있는 상황에서 철수는 비가 오고 있다는 믿음이 있고 비를 맞지 않는 것을 욕구하기 때문에 우산을 들고 외출한다. 그러나 영수는 비가 온다는 믿음이 있어도 비를 맞는게 남자답다는 생각을 가져 비 맞기를 욕구한다면 우산을 들고 나가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인간의 지능은 욕구믿음이라는 마음상태로 촉발되고 각자 사람마다 다른 욕구와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복잡다양한 행동을 보인다. 행동을 예측하고 설명할 수 있는 욕구와 믿음은 신체행동을 일으키는 강력한 원인이 된다. 마치 한 당구공이 다른 공을 때려 움직이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인간과 같은 물질덩어리가 어떻게 욕구와 믿음을 갖고, 욕구와 믿음은 행동을 일으키는데 그렇게 훌륭하게 작동할까.어떻게 욕구와 믿음 같은 정신계가 신체와 같은 물리적 세계를 움직이는 것인가.

예전에는 지능은 영혼 같은 특별한 물체나 에너지의 분출로 생긴다고 믿었지만과학이 밝힌 지능은 정보에서 나온다. 행동을 일으키는 욕구믿음도 하나의 정보이다. 정보는 인과관계가 있는 곳 어디에나 존재하고 그 자체로는 특별할 것이 없지만 중요한 것은 정보의 처리에 있다.정보를 처리할 때는정보를 함축적으로 담아 기호로 대신 표현할 수 있다.기호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정보를 담고, 관련된 물질에 어떤 사건을 발생시키는 것이다.예를 들어, 나무의 나이테는 나무의 나이 정보를 담고 있는 기호이다. 이 기호를 가지고 다른 나무의 나이를 파악할 수 있다. 발자국은 동물에 대한 정보를 주지만 물을 가두고 회오리바람을 일으킨다.욕구와 믿음도 하나의 정보라고 하면 어떤 믿음 정보를 담은 기호는 그것과 연결된 다른 믿음을 담은 기호를 발생시키기도 하고, 또 행동과 연결된 기호를 자극해 행동을 유발하기도 한다.

정보를 담은 기호를 규칙에 따라 조작해 새로운 기호로 산출하는 것은 무엇인가? 바로 컴퓨터이다. 1950년대 수학자 앨런 튜링, 컴퓨터과학자 앨런 뉴웰, 허버트 사이먼, 마빈 민스키, 철학자 힐러리 퍼트넘과 제리 포더는마음은 규칙을 가지고 정보를 처리하는 기계와 같고, 지능은 기계의 연산과 같다는 계산주의 마음이론을 처음 표명했다.여기에서 계산은 덧셈, 뺄셈 등 산수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규칙에 따라 한 정보를 다른 유의미한 정보로 전환시키는 것을 말한다.계산주의 마음이론은 마음과 신체의 연결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이론 중 하나로 여겨진다.

앨런 튜링은 실제 기호를 읽고 논리적인 규칙을 따라 원하는 기호로 산출하는 튜링기계를 만들어 인간이 직관적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지능이 어떻게 작동되는지를 보여줬다. 튜링기계는 오늘날 컴퓨터가 되었다. 앞서 핑커 교수는 지능이란 이성적인 규칙에 근거해 일을 처리하여 목표를 획득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앨런튜링은 규칙에 따라 목표를 달성하는 생각하는 기계, 즉 튜링기계를 만들어 인간의 마음 작동과정을 기계의 계산과정에 비유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그리고지능을 이해하는 데는 물리적 형태가 아니라 사고를 잘 규정한 기호계산규칙이 중요하다는 시사점을 안겨주었다.

강조하면, 마음은 정보처리기계이고 지능은 정보처리기계의 계산과정과 같다는 게 계산주의 마음이론의 핵심이다.과정을 설명하면 입력받은 기호(욕구, 믿음 정보를 담고 있는)를 내부의 알고리즘으로 처리해 원하는 기호 결과(행동 정보를 담고 있는)를 생성해 목표를 해결한다. 컴퓨터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는 소프트웨어에 설치된 프로그램에 의해 결정되는 것처럼 인간도 마음 프로그램, 즉 계산규칙에 좌우된다. 따라서 목표를 해결하기 위한 계산과정의 규칙(프로그램)을 알아내는 것이 지능을 이해하는데 핵심이라는 게 계산주의 마음이론의 입장이다.

계산주의에서 마음작동 프로그램과 가장 유사한 모델은 생성시스템(Production System)’이다.생성시스템은 인간이 사고할 때 자신이 사실이라고 믿는 지식을 인출하여 문제를 해결한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Rule-Based System이라고도 불리는 이 이론은 규칙(Rule)이란 단어처럼 규칙에 의하여 마음이 작동한다는 것으로 이 규칙은 조건(IF)’결론(THEN)’이 한 세트의 규칙으로 구성되어 지식을 생성한다는 것이다.예를 들면 만약 신호등이 녹색이면(IF), 길을 건넌다(THEN)와 같은 것이다.우리에게 새로운 사실이 입력되면 기억 속 정보 중에서 조건(IF)에 만족하는 정보를 검색하여 충족되어야 결론(THEN)을 사실로 여기거나 행동으로 옮긴다., 계산주의 마음 프로그램의 틀은 목표달성을 위해 ~이면 ~하라는 명령어의 연속, 즉 규칙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제 마음작동 프로그램인 생성시스템이 일하는 과정을 살펴보자. 먼저 마음에 비유되는 컴퓨터가 일하는 방법을 보면, 컴퓨터에는 장기메모리인 하드디스크와 필요한 정보를 장기메모리에서 가져와 작업하는 단기메모리인 ’, 그리고 목표에 맞게 프로그램을 제어하며 명령을 내리는 ‘CPU’가 있다. 외부에서 키보드로 기호가 입력되면 CPU는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정보를 검색해 불러오고 램에다가 정보를 올리고 연산을 하며 프로그램을 동작시킨 후 모니터로 출력한다. 마음 프로그램인 생성시스템도 마찬가지이다. 마음에는 내가 옳다고 믿는 정보들이 새겨져 있는 정보창고인 장기기억’, 장기기억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복사해와 연산작업을 하는 게시판과 같은 단기기억’, 규칙에 따라 연산을 지시하고 수행하는 리플렉스가 있다.

리플렉스(반사작용)는 단기기억에 새겨진 목표를 읽고, 규칙에 맞게 계산을 작동하는 행동대장과 같다. 핑커 교수는 이 책에서 리플렉스를 악마라고도 부른다. 리플렉스(악마)는 게시판과 같은 단기기억에 어떤 목표가 올라오면 반사적으로 촉발되고, 목표에 맞는 장기기억 속 정보를 검색해 단기기억에 불러와 조건(IF)에 맞는지 확인한다. 확인 후 정보가 확실해지면(THEN) 장기기억에 저장하고 행동으로 옮긴다.

그럼 현실에서 생성시스템에 입각해 마음이 작동하는 과정을 예로 들어보자. 미팅에 나간 여자가 남자가 이상형인지 아닌지를 마음속으로 판단하는 상황이다. 여자의 장기기억속에는 이상형에 대해 새겨진 많은 정보가 있다.(, 키가 커야 한다, 똑똑해야 한다, 운동을 잘해야 한다 등) 단기기억에 외모, 성격, 직업을 확인하라는 목표가 새겨지면, 리플렉스는 그 목표에 맞는 문장을 장기기억에서 복사해와 단기기억에 올리고 하나하나 확인한다. 조건에 맞는지 확인이 되면 리플렉스는 문제가 해결되었음을 확인하고, ‘이 남자는 내 이상형이다라는 정보를 참으로 여겨 장기기억 속에 저장한다. 이후 여자는 남자와 연인이 되기 위해 행동으로 옮긴다.

다른 예시로 영호는 나의 삼촌인가에 대해 답을 찾아보는데, 마음과 컴퓨터의 추론과정을 비교하며 설명하겠다. 우리는 삼촌에 대한 조건을 알고 있다. 바로 부모의 남자형제이다. 그런데 장기기억에 영호가 삼촌이라는 정보는 없고, 나의 부모와 형제 이름에 대한 정보만 있다.(컴퓨터의 장기메모리도 동일하다) 그렇다면 마음이 생각하는 순서는 (1) 나의 부모를 알고 (2) 부모의 형제를 찾은 다음 (3) 그중 남자를 골라야 한다. 컴퓨터가 답을 찾는 방법도 마찬가지다. 리플렉스는 (1) 장기메모리에서 부모가 적힌 문장을 찾아 이름을 확인하고 (2) 부모이름이 있는 문장 중 형제가 적힌 문장을 찾아 형제이름을 확인하고 (3) 부모의 형제이름이 적힌 문장중 남자라는 단어를 찾는다. (4) 그때 남자인 부모형제 이름이 영호임이 확인이 된다면, 리플렉스는 영호가 삼촌이란 명제를 참으로 여겨 장기기억에 새긴다.

지금까지 무슨 일을 하였나? 기계와 마음 모두 부모와 형제, 삼촌의 의미에 대한 지식으로부터 이전에는 몰랐던 삼촌에 대한 참인 개념을 만들어냈다., 정보를 담은 기호의 배열을 처리하면서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정보를 알아냈다. 이것은 하나의 연산이다. 한마디로 인간의 지능은 목표달성을 위한 일련의 정보처리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 정보처리과정에서 믿음은 장기기억 속에 새겨진 내가 옳다고 믿는 정보들이고, 욕구들은 목표정보이고, 지각은 감각들에 의해 촉발된 정보들이고, 시도한다는 것은 목표에 의해 촉발된 계산작업을 실행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마음연산의 규칙에 대해 설명했다. 이제 마음의 계산과정에 쓰이는 재료인 기호(정보를 담고, 관련된 물질에 사건을 일으키는)’에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아보자. 연산과정에서 우리는 메모리 속에 있는 적합한 기호를 찾아 인출하여 처리한다. 연산과정에서 마음이 이용하는 기호들을 마음표상이라고 한다. 마음표상은 기호들의 집합으로 우리의 장기기억에 새겨져 있다. 마음표상에는 여러 형태가 있다.어떤 대상에 대한 이미지의 기억인시각표상’,말하는 언어가 어떻게 소리날지 기억하는음운표상’,그리고마음언어(mentalese)’이다.마음언어는 장기기억에 새겨져 있는 세상에 대한 개념적인 지식으로우리가 소통하기 위해 사용하는 한국어, 영어와 같은 일상언어와는 다르다.(우리는 마음언어로 생각하고, 입으로 한국어를 말한다)기호는 하나로 표시되지만 다수의 마음표상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사슴이란 기호가 있다면 그 안에는 뿔이 달린 사슴의 이미지에 대한 기억(시각표상)이 있고, ‘포유동물이다’ ‘뿔이 있다’ ‘새끼를 낳는다와 같은 많은 개념지식(마음언어)들이 들어 있다.앞서 설명한 리플렉스는 마음이 이용하는 기호들의 집합인 마음표상에 접근하여 목표에 맞는 연산을 수행한다.

마음속에는 마치 페스트리 빵처럼 겹겹이 마음표상 층위들이 가득 존재한다. 그리고 이는 상호작용하며 결합되어 있는데 유사한 정보끼리는 강하게, 다른 정보끼리는 약하게 결합되어 있다. 마음속에는 여러 방법으로 새겨진 표상들이 있기 때문에 대상이 눈앞에 없거나 단어가 달라져도(사슴, Deer, 새로운 단어 고라니 등) 문제없이 사고할 수 있다. 우리는 마음표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심리적인 조작, 계산을 통해 대상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결과를 예상할 수 있다.

기호에 달려있는 수많은 마음표상들의 조합은 인간의 사고와 행동이 헤아릴 수 없는 무한한 레퍼토리로 생성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이는 사람마다 다양한 생각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마음은 모듈화 되어 있다는 특징도 강조하고 있다.모듈화는 각자 자신의 특성에 따라 작동하는 독립적인 시스템들의 모임이다. 그러니까 3차원 지각을 하는 모듈, 색채를 지각하는 모듈 등의 독립적인 모듈들로 마음이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마음은 단일 기관이 아니라 여러 기관으로 구성된 체계이며, 각각 기능하다가 상황에 맞춰 이합집산을 펼친다.예를 들면, 불이 난 걸 인지하고 도피할 때 한 부분은 위험을 평가하고, 한 부분은 도피할지 말지를 결정하고, 한 부분은 도피할 방법을 모색해 결국 생존이라는 공동 목표를 달성한다.

이 장의 핵심은사람의 마음은 표상과 계산의 결과라는 것이다.그리고 무엇이 한 체계를 영리하게 만드는가에 대한 질문의 답은 그 체계를 구성하는 물질의 종류나 그 체계를 관통하는 에너지 종류가 아니라 그 기계의 부품들이 무엇을 상징하는가(마음표상), 그리고 기계 내부의 패턴들이 어떻게 설계되었느냐에 따라 달려있다(계산규칙).하지만 인간의 마음이 기계에 불과하다고 해도 복잡성, 치밀함, 가소성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아직 인간과 같은 마음을 가진 로봇을 만들지 못한다. 이것은 마음이 신비한 존재여서가 아니라 수백만 년에 걸쳐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되어온 과정을 아직 다 계산에 넣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3장은 오랜 세월 자연선택에 걸쳐 설계된 인간의 마음의 진화에 대해 살펴본다.(다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