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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노을

에필로그

by 자한형 2023.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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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직장생활의 80%를 지나고 있다. 남은 건 20% , 생의 65%가 지나갔고 남은 건 35% 뿐이다. 오래전부터 동기들은 정들었던 조직을 나와 제2의 생을 찾은 이들이 태반이 넘을 정도이다. 이제는 얼마만큼 안정을 찾아 세찬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의 기반이 잡힌 건 아닌가 스스로 자문해본다개인적으로도그렇고가정적으로도예전보다훨씬안정적이되어있다.일적인부분에있어서도익숙해져있는것으로느끼고있다.용비어천가에 있듯이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었다. 그러나 한편으론 적막강산 같은 숙소에 들어와 홀로 침잠(沈潛)해지면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단조로운 일상과 자칫 무미건조한 이 생활에서 무엇으로 활력소를 찾을 것인가 완성으로의 천착(穿鑿)을 끊임없이 추구해나갈 것인가를 절로 고민하게 된다. 욱일승천(旭日昇天)하던 기세로 첫발을 내디뎠을 때의 기개와 의욕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그라졌고 한낱 일상에 찌든 범부로 쇠락해 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회의가 밀려온다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더 많은 열매를 맺는다.고 하지 않던가. 고통과 고난에 의한 수고가 없이는 새로운 생명이나 완성도 높은 열매란 성취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적확하게 깨우쳐주는 명구이다제대로 된 수고와 노력이 어울려 졌을 때 새로운 열매가 맺혀지게 되고 성취가 수반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끝없이 회자되는 경구로 너무나 간단하고 단순한 부분임에도 일반사람들은 모두 이를 무의식적으로 간과해 버리고 있다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하여 무서리가 저리내리고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으며 봄부터 소쩍새도 따라 울었다고 한시인은 묘사했었다.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사람이 할 도리를 다하고 진력을 다한 연후에 그 해답을 구해야 하리라한 범부의 일생을 두서없이 파노라마처럼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치졸한  치기가 엿보이기도 할 것이요, 절제되지 못한 심사로 인해 거친 호흡이 껴지기도 할 것이며 불협화음이 잔존해 있을지도 모르겠다. 너그러운 양해를 당부 드린다.

일천하고 천학비재한 문학에의 경험으로 인해 경박하고 저급한 표현이나 또는 지나치게 현학적이어서 읽는 이들의 몰이해를 가져올지도 모르는 부분에 대하여는 하해와 같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오랫동안 짓눌려 왔던 무거운 짐 하나를 내려놓을 수 있었다. 모쪼록 의 진정한 의미를 깊게 통찰하며 풍요롭고 삶의 진면목을 명찰하면서 아름다운 생을 구가하는 날들이 앞으로 지속되길 기원한다.

늘 변함없이 정직하고 성실하고자 했으며 끊임없이 부족함을 메워가고자 했던 이의 가없는 넋두리에 공감해주고 마음을 열어준 모든 이들에게 깊은 감사와 예를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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