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해취(6권 수필집)

핑거 스미스와 아가씨

by 자한형 2023. 6. 2.
728x90

핑거스미스와 아가씨

 

 

 

영국 여류작가 세라워터스의 세 번째 작품이 핑거스미스. 2002년에 나왔다. BBC에서 3부작으로 드라마화했다. 그것을 박찬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아가씨라는 영화로 극화했다. 주인공역의 김민희가 한국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먼저 핑거스미스를 소개한다. 시대적 배경은 영국 빅토리아시대이다. 19세기 영국의 빈민가에서 수는 소매치기 장물아비 등의 부랑아들 틈에서 자란다. 첫 장면은 집 이층에서 교수대가 잘 보인다는 것으로 그것을 보려는 이들에게 돈을 받고 입장을 시킨다. 세월이 흘러 20세의 장성한 처자가 된 수는 젠틀맨이라는 친구로부터 제안을 받는다. 자신과 시골 부잣집 상속녀 모드의 결혼을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해주는 대가로 3천 파운드를 주겠다. 약속을 믿은 수는 모드의 하녀로 입성한다. 그녀는 어머니 없이 자라난 불쌍한 이였다. 어린 시절은 정신병원에서 보냈다. 어느 정도 안정이 된 후 외삼촌이 후견인으로 나서 그녀를 집으로 데리고 온다. 그리고 귀족으로서의 품위를 갖추기 위해 교육을 받는다. 삼촌은 무척이나 책을 좋아하는 이였다. 그의 혀는 검은색이다. 런던에서 책이 우송되어져 오면 그것을 책장에 간직하고 모드는 그것을 낭독하기도 한다. 그렇게 하녀로 들어온 수전과 수는 돈독한 관계를 맺어간다. 어느 날 젠틀맨이 등장한다. 수는 그림을 그리러 야외로 나간다. 그림수업을 지도하는 젠틀맨은 수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수전은 수에게 결혼식날밤에 여자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가르친다. 그러면서 둘은 동성애관계에 빠진다. 그리고 집에서 탈출을 꾀하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삼촌이 모르게 야반도주를 실행한 수와 수전은 젠틀맨과 함께 시골집으로 간다. 그리고 결혼식을 올린다. 젠틀맨과 수는 결혼은 했지만 수의 재산을 갈취할 목적이었기에 형식적인 부부관계를 유지한다. 젠틀맨은 그의 친구인 정신과의사 등을 부르고 수의 정신병원 입원을 강행한다. 당연히 수가 가는 줄 알았던 수전도 막상 그곳에 가야될 이가 자신이라는 것을 알고는 기겁한다. 모든 것은 젠틀맨과 수전이 이미 공모해 두었던 계획이었다. 졸지에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 수전은 앞날이 캄캄하다. 구두닦이 소년 찰스가 수전의 면회를 온다. 그러자 수전은 그에게 열쇠를 만들어 오라고 주문하고 다음 면회에서 열쇠를 갖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정신병원에 탈출해서 런던으로 온다. 젠틀맨과 수도 런던의 빈민가로 찾아들게 된다. 수는 자신이 그런 처지가 된 것에 못마땅해 하고 그곳을 계략을 써서 탈출한다. 그리고 런던의 서점가에 가서 도움을 요청한다. 그러나 도움을 거절하는 지인으로 인해 결국 다시 빈민가로 돌아온다. 석스비 부인은 수에게 출생의 비밀을 털어놓고 자신이 낳은 딸이 수임을 밝힌다. 그리고 수전과 바꿔치기를 한 것도 실토한다. 한편 수전은 천신만고 끝에 다시 런던의 빈민가로 돌아오고 그곳에서는 긴장감이 감돈다. 그런 와중에 젠틀맨이 들어오고 세 사람이 합동으로 그를 칼로 찔러 살해한다. 곧바로 경찰이 오고 살인자를 찾으려한다. 그런데 살인자라고 자백한 이는 석스비 부인이었다. 실상은 수가 진짜 범인이었다. 감옥에 갇힌 석스비 부인은 사형을 얻도받고 곧 집행이 된다. 수는 다시 시골저택으로 돌아가고 수전도 그곳에 도착해 두 사람이 해후하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다음은 아가씨이다. 한국의 빈민가촌에서 한 소녀가 하녀로 간택을 받아 일본의 대저택으로 떠난다. 그들의 복안은 그랬다. 하녀로 들어가 그녀의 환심을 사고 그다음 백작이 그녀의 마음을 뺏어 결혼한다. 그리고 그녀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고 재산을 가로챈다. 하녀로 들어간 숙희에게는 그 임무를 완수하는 조건으로 수천 금을 받을 것을 약조했다. 그녀는 소매치기였고 장물애비였다. 추천서를 가지고 갔는데 읽을 줄을 모른다. 첫날밤 하녀방에서 잠을 자는 와중에 비명소리에 잠을 깼다. 아가씨의 비명이었다. 아가씨는 코우즈키라는 이모부가 후견인이었다. 엄마는 자신을 낳다가 죽었고 이모도 이모부의 학대에 못 이겨 저택 앞마당의 벚나무 가지에 목을 매고 죽었다. 아가씨가 어렸을 때 말을 듣지 않자 이모부는 지하로 데려가 뭔가를 보여준다. 고집을 부리다가 손등을 매로 호되게 맞기도 한다. 그녀는 자라면서 책을 읽어주는 일을 하게 된다. 뭇 사내들이 앉아 그녀가 낭랑하게 울려 퍼지는 목소리에 매료된다. 직접 나무인형과 실연의 모습도 연출하기도 한다. 그녀는 백작으로부터 미술을 배우게 되고 그러면서 서로의 호감도를 높여간다. 야외에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성애장면을 숙희 앞에서 연출하기도 한다. 둘은 이모부가 일주일간 출장을 간 사이 집을 탈출해서 한적한 산속의 절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하녀를 속이기 위해 초야의 피를 조작하기도 한다. 숙희는 아가씨가 어떻게 생활해왔고 어떤 책을 낭송해 왔는가를 알게 되고 경악한다. 그리고 그 빨간책들을 모조리 가지고 와서 찢고 물속에 빠뜨린다. 그런 와중에 정신과의사들이 아가씨와 면담을 하고 입원수속절차에 들어간다. 병원까지 와서 의사들이 데려가는 환자는 아가씨가 아니라 하녀 숙희였다. 기겁을 하고 반항하고 앙탈을 부려보지만 막무가내였다. 여기까지가 일부내용이다. 그것은 하녀 숙희의 시각에서 본 상황으로 전개가 된다. 2부는 똑같은 상황이 아가씨의 시각으로 전개가 된다. 조금씩 시각차가 드러나기도 하고 다른 면들이 부각되기도 한다. 3부는 빠르게 전개가 된다. 백작과 아가씨는 공모했던 대로 일이 풀려가는 것에 안도하고 식사를 즐기고 쾌락에 빠져든다. 한편 숙희는 정신병원에서 어떻게 그곳을 빠져나갈 것인지를 궁리하고 작전을 세운다. 어느 날 병원에 불이 나고 혼란한 틈에 숙희는 그곳을 탈출한다. 백작은 코우즈키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붙잡혀서 지하실 고문대에 묶인다. 손가락이 잘려나가고 핍박을 받던 중에 최후로 그녀와의 극적인 순간에 대해 실토를 하라고 종용 받는 중에 담배를 한 대 태우게 해달라고 간청한다. 그리고 수은 가득한 담배로 백작은 코우즈키를 살해하고 그곳을 빠져나온다. 아가씨와 하녀 숙희는 남자로 변장을 하고 일본을 떠나 중국으로 향한다. 처음에는 블라디보스톡으로 가려하다 결국 상해로 간다. 아가씨는 남장을 했다. 그렇게 일본을 떠나는 배에서 그녀는 콧수염을 떼고 모자도 날려 보낸다. 두 작품은 같은 원작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전혀 다르게 표현되었고 묘사되었다. 핑크스미스가 하녀 수전의 중심이라고 하면 아가씨는 아가씨가 주역으로 표현되었다. 서로 속이고 거짓말하고 모략을 일삼는 인간세태를 풍자한 느낌이 강했다. 불신이 가득했고 암울했던 한 시대의 아픔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핑거스미스는 그렇게 잘 짜인 작품으로는 느껴지지 않았지만 아가씨는 그 몰입도 영상미 등이 압권이었다.

 

'해취(6권 수필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롤로그  (0) 2023.06.02
화순에서  (0) 2023.06.02
팔순 잔치  (0) 2023.06.02
티베트에서의 7년  (0) 2023.06.02
택시운전사(영화)  (1) 2023.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