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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체인지그라운드. 명언, 인생지침서 등)

지리의 힘2

by 자한형 2024.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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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의 힘2/ 점꼰

입지의 중요성

지리는 어떻게 나라의 운명을, 세계의 분쟁을, 우리의 선택을 좌우하는가. 지리의 힘(2022. 4)

인류 역사에서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국가는 주기적으로 교체되어 왔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 중세의 비잔틴 제국, 이슬람 제국, 몽골제국, 르네상스 시대의 스페인과 오스만 제국, 근대에 들어서 영국과 프랑스,

현대로 들어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질서는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양극 체제로 재편됐다. 미국이 주도하는 자본주의 체제와 소련 중국이 이끌던 공산주의 체제이다.

그러다 1990년대 들어 미국으로 힘의 균형이 기울어지면서 미국의 패권시대가 되었다.

팍스 아메리카의 전성기가 지속되며 미국주도의 흐름이 영원할듯했지만 그렇지 않다.

오바마 정부 기간인 2010년대부터 미국은 국제 무대에서 조금씩 퇴장하기 시작했다.

반면 인도. 중국, 브라질 같은 나라들이 신흥 강국으로 부상하며 영향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여러 열강들이 경쟁하는 시대로 회귀하고 있는 것이다.

사이버 공간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며 물리적인 지형의 의미가 퇴색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광범위한 파급력을 몰고 올 수 있는 사건은 지정학적 이슈에서 발생한다.

지리의힘 1권은 지정학적인 스토리를 많이 다루었는데 2권은 좀더 역사 중심이다.

해당 지역 역사에 대한 지식과 관심이 부족하다면 조금 지루하거나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책도 1권에 비해 더욱 두껍다. 흥미롭게 읽었던 몇가지 사례를 정리해본다.

오스트레일리아

오스트레일리아는 미국에서 1.15km, 아프리카에서 0.8km, 중국까지 0.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거대한 섬이자 대륙이다.

풍부한 천연자원이 있지만 물이 부족해서 일부 해안가에 대부분의 인구가 밀집해 있다.

서쪽으로는 인도양, 동쪽으로는 태평양을 접하면서 지정학적으로도 중요한 장소에 자리 잡고 있다.

미국-영국-뉴질랜드-캐나다와 함께 정보 수집망인 Five-Eyes의 회원국으로 동맹을 구축하고 있는데 해상봉쇄가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호주는 물리적으로 미국은 멀고 아시아는 가깝다는 사실도 염두에 두고 있다.

미국과 안보를 함께하며 북쪽에 중국과 경제를 협력하기 때문에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영국

북유럽 평원의 서쪽 끄트머리에 있는 섬 영국은 한 시대의 패권을 쥐었던 경력이 있다. 영국은 섬이라서 대양으로 진출하기 쉬웠으며 유럽 본토의 정치적 혼란과 전쟁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할 수 있었다. 지리적 분리로 인해 두 차례 세계대전의 영향도 유럽 본토와는 달랐다.

영국이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유럽 공동체에 소속감이 부족한 이유도 지리적인 그림으로 어느 정도 설명이 된다.

난민에 대한 생각도 크게 달라 2020년부터 현재까지 유럽인권조약 탈퇴까지 고려하고 있다.

러시아나 캐나다와 위도는 비슷하지만 태평양을 건너온 따듯한 습기로 기후가 온화하다.

평평한 강과 농사에 적합한 토양은 발전을 촉진시켰고 대포를 견디는 단단한 참나무는 해상권을 장악하고 탐험의 위험도 줄여줬다.

지금도 과거 대영제국 시절의 최강국은 아니지만 경제, 정치, 군사적으로 차상위 세력에 속하고 있다.

브렉시트와 스코틀랜드 독립 등 대외적인 분열의 가능성을 해소하는 것이 힘을 유지하기 위한 과제인 상황이다.

아프리카

1884년 무렵 베를린 회담에서 유럽의 열강들은 아프리카 지도에 선을 그어 대륙을 쪼갰다. 당시 유럽인들은 가본 적도 없는 장소를 가지고 나누어 갖기 시작했다. 산과 강과 호수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면서 영토와 부를 얻기 위해 나누어 놓은 부작용으로 아프리카는 갈등이 가득하다.

부족, 언어, 종교, 문화를 고려하지 않고 구분된 국경과 국가로 전쟁이 끊이지 않는다. 가장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지역에서 저항 운동이 한창이고 기후변화와 사막화에도 취약하다.

풍부한 천연자원마저 축복이 아닌 저주에 가깝다.

아프리카의 랜드마크 피라미드의 국가 이집트,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길다는 나일강에는 어려운 속 사정이 있다.

이집트 국토 대부분은 사막이고 95% 인구가 나일강기슭에 모여 살고 있다.

나일강의 10%만 막아도 농업 생산물 절반이 줄어들어 치명적이다.

그런데 청 나일강의 시작인 에티오피아에서는 수자원 활용을 위해 댐을 건설한다.

이 댐에서 생산될 엄청난 양의 전력은 에티오피아를 부강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이집트뿐 아니라 나일강 수계에 의존하고 있는 모든 나라에 물은 국가 안보가 걸린 문제다.

동아프리카의 수자원이 현명하게 사용된다면 수천만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지만 주변국들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공멸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땅과 바다의 위대한 발견들은 대부분 비슷한 결말을 맞았다. 경쟁, 힘겨우기, 승자가 규칙을 정하고 선을 긋는다. 분쟁과 이기심은 기후변화라는 결과로 나타나는 중이다.

인류는 지금 우주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저자는 우주에서만큼은 지금까지의 패턴과 달라야 한다고 제언한다.

우주의 풍부한 에너지와 자원은 나누기에 충분하고 경쟁보다 협력이 훨씬 더 유익하다.

우주는 한계가 없고 서로 힘을 합친다면 훨씬 빨리 도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는 천연자원도 많지 않고 국토도 좁으며 역사적으로 침략도 많이 받았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인적자원 중심의 치열한 경쟁으로 산업화에 성공하고 선진국 위치에 올라왔다.

단군 할아버지가 터를 잡을 때 좀 더 심사숙고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지만 다른 나라도 사연 없는 곳이 없다.

모든 것을 다 가진 미국이 아니라면 지정학적으로 장애물들이 존재한다. 우리는 석유가 없지만 사막이나 극지방과도 거리가 멀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어있지만 여러 나라들과 동시에 국경을 맞대고 있지도 않다.

자본주의 공산주의 체제의 최전선에 위치해있지만 외교로 얻을 수 있는 기회 요인도 열려있다.

이처럼 갖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지만 갖고 있는 것은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다행히 우리는 늘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라고 불만을 입에 달고 살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국민성을 보유하고 있다.

쉽게 만족하지 않고 더 잘 살고 싶은 열망으로 알게 모르게 할 수 있는 것을 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한국 문화와 산업이 세계로 나아가 k컬쳐, k, k뷰티, k푸드, k시네마, k의료 등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부족한 것, 불만인 것들에 힘을 분산하지 않고 갖고 있는 것,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한다면 그 결과는 훨씬 더 강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