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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속 마음의 정화 (4권)

항공사와 기타

by 자한형 2023.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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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와 기타

 

 

고객 불만을 해소한 사례로 맥클라렌 사례를 알아보자. 세계 1위의 유모차 생산업체인 영국 맥클라렌이 40년간 고집하던 2단 햇빛 가리개를 버리고 3단으로 바꾼 것은 극성스러운 한국 엄마들의 입김때문이었다고 한다. 2002년 처음으로 수입된 맥클라렌은 300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유모차로 2004년에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동호회까지 만들어졌다. 이 모임에서 맥클라렌을 쓰는 엄마들의 여러 가지 불만 사항이 나왔는데 그 중에 기존 2단 햇빛 가리개가 너무 작다는 지적이 많았다. 유럽 사람은 햇볕을 쬐는 일광욕을 좋아해서 2단 차양막에 불만이 없었지만, 한국 엄마는 아기를 자외선으로부터 완벽하게 보호하기를 원했다. 결국 한국 판매 법인이 고객들의 이런 건의 사항을 영국 본사에 신속히 전달했고, 이것이 신제품에 반영된 것인데 샘 맥퀵 아시아태평양 지사장에 따르면 이 제품은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인기가 좋다고 한다. 이처럼 고객의 불만은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하고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특히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인터넷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고객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통로가 많아졌다. 소비자는 자발적이든, 혹은 회사의 주도에 의해서든 커뮤니티를 만들어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에 대해 서로 정보를 주고받고 불편 사항을 이야기한다. 기업 또한 이러한 목소리를 활용함으로써 제품과 서비스 개선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으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고객 불만은 기업의 입장으로서도 분명 가치 있는 선물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고객의 불평, 불만을 언짢아하고 불만 제기 자체를 막으려는 근시안적인 시각을 가진 기업이 무수히 많다. 그러나 고객과의 관계가 나쁘거나 실패하고 있다는 가장 확실한 신호는 고객으로부터 아무런 불만 표시가 없는 것이다. 그것은 무관심이다. 사실상 이러한 사실을 깨닫고 있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항의했을 때, 친절한 대응보다는 그건 안 된다.”, “우리의 내부적인 규정에 어긋난다.”라는 식의 피드백을 받는 경우가 더 많다. 아마도 이런 고객 한 명쯤 없어도 회사 매출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라고 생각하기 쉽다. 특히 규모가 크고 매출이 높은 회사일수록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당연지사다. 그러나 불만을 느낀 고객은 11명의 다른 사람에게 그 불쾌한 경험을 이야기한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사실 불만족한 고객을 쫓아버리기는 쉽다. 쫓아버릴 방법도 많다. 어떤 기업은 그런 방법을 모조리 다 쓰고 있다. 그 중 가장 일반적인 것은 고객의 항의를 무시하거나 소홀히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쉽게 저지르는 이런 행동이 고객을 쫓아버리는 것처럼 고객의 불만을 달래는 방법 또한 그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인생의 작은 지침서(The Complete life’s Little Instruction Book>>의 저자 잭슨 브라운 2(Jackson Brown Jr.)은 실망한 고객을 만나면 이렇게 말하라고 조언한다. “당신이 실망한 것은 당신 탓이 아닙니다. 저 역시 당신 입장이었다면 똑같이 느꼈을 겁니다. 제가 어떻게 해드리면 될까요?” 이 말은 마술처럼 고객의 상처를 치유해 준다. 사랑, 겸손, 배려의 원칙은 개인적 인간관계에서든 고객과의 관계에서든 언제나 효과적으로 작용된다. 어렵지 않은 말로 고객의 불만에 적절히 대응하고 불만 사항을 제대로 처리하기만 하면 고객과 기업 간에 단단한 유대 관계가 싹틀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런데 모든 일에 예외가 있듯 여기에도 예외가 있다. ‘불량 고객에 대해서만은 이들을 과감히 해고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불량 고객을 해고해야 하는 이유는 우선 기업의 수익성의 문제 때문이다. 수익성에서 상위 20퍼센트를 차지하는 고객이 전체 이익의 80퍼센트를 차지한다는 8020법칙은 꽤 유명하다. 필립 코틀러는 여기에 하위 30퍼센트의 고객이 잠재 이익의 절반가량을 감소시킨다는 점을 추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불량 고객을 해고해야 한다고 주장하기에는 섣부른 착각일 수 있다. 특정 시점의 수익성에만 의존해 고객의 가치를 판단하는 것은 고객의 평생 가치를 제대로 간파하지 못할 수도 있고, 나아가 고객 충성도 자체를 훼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불량 고객을 해고해야 하는 더 큰 이유는, 그들의 잘못된 행동이 다른 고객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무례한 행동을 통해 직원에게 모욕감이나 수치감까지 느끼게 만들어 사기를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설적인 대 고객 서비스로 유명한 노드스트롬 백화점에서도 상습적이고 고의적인 불량 고객은 정기적으로 퇴출시키고 있다. 사우스 웨스트 항공사의 전 CEO 허브 켈러허 역시 다음과 같은 말로 불량 고객 해고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토로한 바 있다. “요즘 모든 기업이 종교적 믿음처럼 신봉하고 있는 고객은 항상 옳다.’라는 말은 완전히 틀렸다. 그것은 직원을 배신하는 것이다. 고객 중에는 기내에서 폭음을 하고 이유 없이 직원을 괴롭히는 등 해를 끼치는 이들도 있다. 가치 있는 고객만 항상 옳고 그런 고객만이 대접받을 가치가 있다.”
그렇다면 상대가 가치 있는 고객인지 불량 고객인지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사전에 이를 판가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고객을 가치 있는 고객으로 대우하는 것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 그러나 고객이 타당한 이유 없이 직원을 괴롭히거나 계속해서 잘못된 행동을 일삼는다면 그런 고객은 과감히 청산해야 한다. 서로 맞지 않는 관계까지 감싸 안으려 했다가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TV를 통해서 셜리추이 한국 IBM 지사장의 강의를 들었다. 그는 한국태생의 중국인이었고 지난 2004년 중국 최고 여성경영인 10인에 뽑혔고 2005년 중국 IT서비스 부문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유명인이었다. 유창한 영어로 원고를 보지도 않고 시원시원하게 사자후를 토하는 모습이 관객을 압도해 보였다. 그가 소개하는 얘기 중에 항공사와 기타에 관한 것이 있었다. 2008년도 3월에 캐나다의 보컬 그룹 선즈오브 맥스웰이라는 소속의 인디가수 데이브 캐롤이 공연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시카고로 가게 되었다. 자신의 애지중지하는 기타를 짐꾼들이 험하게 다루는 것을 보고 스튜어디스에게 세 차례에 걸쳐서 항의를 했다. 그러나 막무가내였다. 결국 시카고 공항에 도착해서 기타를 보니 기타가 부러져 있었다. 공연이 급해 일단 공연이 끝난 후에 항의하기로 했다. 9개월여의 실랑이를 벌였지만 그의 불만과 민원은 처리되지 않았다. 결국 그는 1,200불을 들여 3,500달러짜리 테일러 기타를 수리했다. 도저히 항공사로부터 당한 것에서 울분을 참을 수 없었던 캐롤은 자신이 겪었던 내용을 가지고 소재를 삼아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제목은 항공사는 기타를 부순다라는 것이었다. 유튜브에 올리자마자 조회 수가 급증했고 그 수는 1,300만 건에 달하게 되었다. 자신이 겪었던 내용이 고스란히 뮤직 비디오에 담겼고 그 내용은 전 세계 사람들까지 다 알게 되었다. 항공사의 주가는 10%나 하락했다. 손실액으로 13천만 달러의 손실이 생겼다.(한화 2,27억 원) 만신창이가 된 항공사는 결국 캐롤에게 사죄하고 피해액을 보상하기로 한다. 그러자 그는 손해에 합당한 기부를 하라고 요구한다. 그러자 항공사는 텔로니어스 몽그 재즈협회에 3천 달러를 기부한다. 그리고 테일러 기타라는 회사에서는 그 소식을 접하자마자 곧바로 기타를 공짜로 수선해주겠다고 제안을 한다. 한 사례를 두고 접근하는 방식에서 완전히 다른 두 행태의 회사가 비교되는 것이다. 규정에 의해 24시간 내에 손해배상 청구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해보상을 거부하다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된 것이 항공사였다. 반면에 바로 고객의 불만족을 해소시키고자 노력한 테일러 기타란 회사는 광고효과와 함께 막대한 매출의 증가를 가져왔던 것이다. 유튜브의 위력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고 불만고객의 악평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고객 만족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는 두 호텔 리츠 칼튼 호텔과 매리어트 호텔에서는 창구직원에게 2천 달러 범위 내에서 고객의 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단다. 불만고객의 응대를 제대로 하다보면 그 불만고객이 충성고객으로 화할 여지가 많다. 그렇게 충성고객이 되면 평생 고객이 되고 다른 고객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되고 기업의 호감도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항상 명심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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