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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라오스여행 등 번외

베트남여행7(23-26)

by 자한형 2024.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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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라오스 여행 23: 루앙프라방 시내 산책을 즐기며/이재형[7]

오늘 새벽 3시에 숙소에 도착하여 샤워를 하자마자 그대로 잠이 들었다. 깨어나니 아침 8. 전기 매트 덕에 뜨끈한 침대에서 땀을 푹 흘리며 잘 잤다. 숙소에서 나오는 아침 식사가 깔끔하다. 망고를 포함한 열대과일, 계란 프라이, 토스트, 구운 소시지 등 맛도 있고 먹고나니 든든하다

이 숙소는 공용 공간이 잘 되어있다. 멀리 강 풍경을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는 식당, 오락실 등 투숙캑들에게 아주 편리한 공간을 제공한다. 이곳은 공용 투숙실인 도미터리를 중심으로 하는 숙소인 것 같다. 여행을 떠나기전 나도 이번 여행에서 공용숙소를 한번 이용해볼까 말을 꺼내었더니, 집사람과 딸이 펄쩍 뛴다. 이 숙소를 하루 예약했는데, 일단 하루를 더 연장했다. 이번 여행 중에 꼭 한 번 공용 투숙실을 이용해봐야 겠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 느긋한 시간을 보낸다. 어제의 고생을 생각하면 지옥에서 천국으로 온 기분이다. 이후의 계획에 대해 숙소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보를 많이 파악하고 있고, 좋은 조언을 해준다.

12시가 넘어 숙소를 나왔다. 시내도 돌아볼 겸 돈도 출금하기 위해서이다. 루앙프라방은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런만큼 시내 곳곳에 많은 명소가 있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많은 명소를 찾아보기를 권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루앙프라방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고는 하지만, 눈을 확 끄는 그런 명소로는 사실 나세울 것이 별로 없다. 라오스라는 나라 자체가 옛날부터 소국(인구 면에서)이었으므로 그리 대단한 유물이 있기 어려웠다. 나는 루앙프라방의 매력은 도시 그 지체에 있다고 생각한다. 메콩강과 메콩강의 지류인 님칸강을 낀 환상적인 도시 분위기. 좁은 골목길을 따라 꽃을 기득 채운 예쁜 작은 정원을 갖춘 주택들, 도시 공간마다 마련된 작은 공원과 사찰들 등 루앙프라방의 평범한 하나하나의 풍경이 감동을 준다.

강가나 골목길을 걷다보면 수많은 홈스테이에서 숙박을 하고 있는 관광객들이 베란다에 나와 커피잔을 옆에 두고 독서를 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참으로 평화스러운 정경이다. 루앙프라방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은 바로 "마음의 평화"와 안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숙소를 나서자마자 햇빛이 따갑다. 열대의 나라로 여행온 것을 이제야 느낀디. 같은 동남아 국가이면서도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은 기온이 전혀 다르다. 베트남 하노이의 1월은 츱지만, 비슷한 위도의 루앙프라방은 뜨거운 날씨다. 태국으로 넘어가연 더하다. 우리나라의 찌는듯한 여름날씨보다 더 덥다.

얼마 걷지 않았는데도 땀이 흐르고 걷기 싫어진다. 시원한 음료수를 한잔 마시고 싶은데 라오스 돈이 없다. 걷다 보니 르앙프나방을 대표하는 불교사찰인 왓 비수나랏쓰가 나온다. 황금빛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사찰이다. 불당 안에 있는 대형 불상도 황금빛이다. 불당안 이곳저곳을 둘러 본 후 밖으로 나와 불당 건물의 외관을 둘러본다.

날씨가 더워 걷기가 싫다. 불당 앞 계단에 앉아 정원을 바라본다. 거대한 둥근 탑과 야자 나무들이 좋은 조화를 이룬다. 아름다운 정원이다. 그렇게 한참 쉬었더니 다시 힘이 난다. 사찰을 나와 목적없이 걷자니 은행이 보인다. ATM 기계에서 돈을 인출하였다. 수수료가 턱없이 많다.

햇빛을 받으며 걸으니 목이 마르다. 그리고 배도 고프다. 사탕수수 즙을 마셨으면 좋겠는데, 파는 곳이 보이지 않는다. 길가 작은 좌판 노점에서 채소와 나뭇잎으로 쌈을 싼 밥과 쌀국수를 판다. 얼핏 보면 마치 만두처럼 생겼다. 호기심이 생겨 샀다. 비닐 봉지에 10개쯤 담아 주는데, 값은 10.000(650). 옆에 있는 과일 노점에서 수박 한 봉지를 사서 길가에 걸터 앉아 함께 먹었다. 쌈은 방아잎을 비롯한 몇가지 향신료 채소로 싼 것인데 그럭저럭 괜찮았다.

한참을 걷자니 이전에 새벽 탁발에 참여하였던 거리가 나온다. 그 길을 따라 걸어가니 길가에 두 마리의 용조각을 한 계단이 보인다. 계단을 올라가니 꽤 큰 사찰이다. 옆 쪽으로는 검은 탑이 서있다. 비엔티안의 명소인 탓담을 닮은 탑인데, 크기나 아릉다움이 결코 탓담에 지지 않는다.

여기서는 조금만 걸으면 메콩강이다. 약간 내리막의 골목길로 들어갔다. 루앙프라방의 골목길은 어딜 가더라도 아름답다. 골목길을 200미터쯤 내려가면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가 나온다. 바로 메콩강변을 따라 놓인 도로이다. 도로를 건너 강변 제방위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메콩강변에 있는 식당은 작년에 왔을 때 웬만큼 가보았다. 지금 이 식당도 전에 왔던 곳인 것같다.

맥주 한병을 주문하고 에콩강이 내려다 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메콩강의 물이 많이 줄어있다. 그렇지만 경치는 여전하다. 시원한 강바람을 쐬며 경치를 즐기노라면 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5시반인데 아직 해가 중천에 떠있다. 확실히 베트남보다 해가 길다. 닌빈은 이 시간이면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해가 저물 무렵이 되자 야시장으로 갔다. 루앙프라방의 수호신이라 할 푸시산 자락 아래서 매일 밤 큰 야시장이 열린다. 조금 높은 넓은 광장에는 음식 코너들이 둥글게 열을 지으며 들어서있다. 가운데 공간에는 탁자와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 솑님들은 음식 코너에서 음식을 사와서는 가운데 탁자에서 먹는다. 마치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 식당과 같은 시스텀이다.

아랫쪽에는 공산품과 공예품 등을 파는 긴 난장이 들어선다. 거의 200미터가 넘는 길 양쪽이 난전으로 빈틈없이 찬다. 구경을 하다보면 사고싶은 것이 많은데, 여행에 짐이 되기 때문에 살 수 없다.

공산품 난전 뒤의 좁은 골목은 음식점으로 가득 차있다. 이곳이 진짜 먹거리 장터이다. 음식의 양과 질과 다양성에서 윗쪽 깔끔한 야식장터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 골목들은 그야말로 응식의 천국, 맛의 천국이다.

베트남에서 20일 가까이 지내고 보니 베트남 음식은 단조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과 쌀국수가 중심이 되고 다른 음식들은 반찬이라는 인식이 강하였다. 그러나 여기는 다르다. 온갖 맛있는 음식이 독립적인 요리로서 입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이곳에서 저녁을 먹기보다는 숙소에 가서 강을 내려다 보며 식사를 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운 돼지고기를 샀다. 열대과일 모듬도 사려다가 그건 숙소 근처에도 있을 것 같아 그만 두었다. 그런데 숙소 근처에 오니 구운 돼지고기는 팔고 있는데, 과일은 팔지 않는다. 오늘은 과일을 포기해야겠다.

선선한 강바람을 맞으며, 구운 돼지고기 안주로 얼음을 띄운 맥주를 마신다. 이렇게 또 하루를 보낸다.

 

베토남, 라오스 여행 24: 스쿠터를 타고 루앙프라방 둘러보기

루앙프라방에서 하루를 더 보내고 내일 농키아우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숙소에서 지금 사용하고 있는 방이 이미 이전에 예약되어 있어 더이상 사용이 곤란하다는 것이다. 남아있는 프라이빗 룸은 없어, 6인 공용 도미터리 룸을 사용하던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난감하게 되었다.

다른 숙소로 옮기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다. 그래 딱 하루인데 도미터리 룸에서 한번 지내보자. 어차피 한번 경험해보고 싶었던 일인데.

숙소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10시가 좀 넘어 숙소를 나섰다. 오늘은 오토바이를 타고 루앙프라방을 둘러볼 생각이다. 작년에 왔을 때도, 어제도 도보로 돌아다녔으니까 아무래도 행동반경에 한계가 있었다. 오토바이라면 시내 전체를 쉽게 둘러볼 수 있을 것이다.

숙소 근처에서 렌트를 하면 편하지만, 구시가지로 가려면 작은 다리를 하나 건너야 하는데 자신이 없다. 도보로 다리를 건너갔다. 어제도 그랬지만 걸어서 다리를 건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곳 사람은 잘 걷지를 않는다.오토바이를 타거나 하다 못해 자전거라도 탄다. 그래서 동남아에서는 "걸어 다니는 것은 개와 외국인 뿐이다"라는 말이 있다.

15만 낍을 주고 스쿠터를 빌렸다. 지금까지 루앙프라방 시가 어느 정도 넓은지 몰랐다. 메콩강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건물이 안 보이는 곳까지 달렸다. 그리고 수직으로 뻗은 길로 또 달렸다. 이렇게 달려보니 루앙프라방 시에서 어느 정도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 곳은 사방 2×4 킬로 정도, 시가지라 할만한 곳은 사방 1킬로도 되지 않았다. 그동안 도보로 돌아다닌 곳이 시의 극히 일부라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그것이 거의 전부였다.

땡빛에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것도 힘들다. 메콩강변에 과일 주스를 파는 작은 노점이 보인다. 자리를 잡고 앉아 코코넛을 주문한다는 것이 망고라 해버렸다. 조금있다가 주인 여자가 망고를 손질하고 있는 것을 보고 그때서야 주문을 잘못한 것을 알았다. 망고 스무디를 만들어 왔는데 아주 시원하고 맛있었다.

한참 쉰후 다시 스쿠터를 탔다. 한 두세 시간을 타고 나니 골목 골목 안가본 데 없이 모두 돌아다닐 수 있었다. 이렇게 다니니 루앙프라방 도시 전체 모습이 한 눈에 파악된다. 더이상 돌아다닐 곳도 없다. 야시장이 열릴 때까지 기다릴까 생각도 해봤으나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한다. 4시쯤 스쿠터를 반납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가 도미터리 룸이니까 방에 들어가기가 싫다. 로비에 앉아 시간을 보내다 보니 해가 진다. 저녁을 먹어야 겠다. 식당에 가기도 싫어 숙소에서 조금 떨어진 상가에 갔다. 시장이라고는 할 수 없고 2~30여개의 가게들이 모인 곳이다. 고기를 구워 파는 곳에 가서 돼지고기 몇가지와 닭다리 한 개를 샀다. 그리고 오렌지 2개를 사니 저녁거리로 충분하다. 숙소로 돌아와 얼음을 넣은 옥수수 술과 함께 먹었다.

싫어도 방에는 들어가야 한다. 샤워를 하고 내자리를 찾아 누웠다. 짐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에라 모르겠다. 보이는대로 쌓아두고 내일 아침 정리하자. 누워서 이 글을 쓰고 있으니 방문 여는 소리가 들린다. 커텐을 조금 열고 보았다. ! 여자다. 남녀 혼용 도미터리인 것 같다. 오늘은 빨리 자는 것이 상책일 것 같다.

 

베트남, 라오스 여행 25: 농키아우로 이동

좁은 도미터리 침대에서 자는 것이 보통일이 아니었다. 몸을 뒤척이기도 힘든 공간에서 몇번이나 잠에서 깼다. 다른 사람들은 아마 몇배나 더 힘들었으리라. 내 코고는 소리 땜에. 날이 밝자 서둘러 짐정리를 했다. 깜깜한 방에서 맘껏 어질러 놓은 짐을 챙기기가 쉽지 않았다.

830분이 되자 툭툭이 픽업을 왔다. 라오스의 툭툭은 태국이 쏭테우와 많이 닮았다. 동남아 다른 나라의 툭툭은 호출한 사람 한 그룹만을 태우는 "택시형"인데 비해 라오스의 툭툭은 비슷한 행선지의 여러 그룹의 승객을 함께 태우는 "버스형"이다.

농키아우로 가는 차는 밴이다. 좌석이 15개 정도인데, 빈 좌석 하나없이 승객이 꽉 찼다. 농키아우까지는 약 150킬로, 3시간 반 정도가 걸린다. 편한 자리는 아니었지만 밖의 경치를 구경하면서 가다보니 별로 지루한 줄은 모르겠다.

라오스를 여행하다 보면 시외로 나오면 인가가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베트남이 국토면적 33만 평방킬로에 인구가 99백만으로서 인규밀도가 약 300명인데 비해, 라오스는 24만 평방미터에 인구 770만명으로서 인구밀도가 34명 정도이기 때문이다.

우리를 태운 밴은 푸른 강을 끼고 달린다. 메콩강의 지류인 남우 강이다. 루앙프라방과 농카아우는 남우강으로 연결되는데, 남우강은 루앙프라방에서 메콩강과 합류한다. 두 곳을 연결하는 배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을 해본다. 도로는 강과 나란히 달리다가 어느 순간 강에서는 멀어졌다가도 다시 강과 마주친다. 이런 길이라면 얼마를 달리든 조금도 지루하지 않다.

드디어 농키아우에 도착했다. 높은 산 사이로 남우강이 흐른다. 그동안 사진과 동영상에서 봐왔던 익숙한 풍경이다. 그렇지만 실제 풍경은 한층더 가슴에 울림을 준다. 강에는 더리가 걸쳐져 있는데, 평범한 시멘트 다리이지만 주의의 절경과 어울려 황홀한 풍경을 만든다. 자연과 인공의 조화라 할까나. . .

농키아우는 작은 마을로 강 양쪽에 자리하고 있는데, 다리가 두곳을 연결해준다. 대부분의 인가는 차를 내린 이쪽 강변에 있지만, 몸은 자연히 다리 쪽으로 향한다. 다리를 건너 조금 더 걸어가니 인가가 끝이 난다. 아직 숙소를 예약하지 않았다. 다시 다리쪽으로 돌아오다 방갈로라 쓰여있는 화살표 팻말을 보았다. 강 바로 옆에 세워진 방갈로였다. 아주 좋아보여 숙소를 이곳으로 하려 했으나 만실이란다. 어쩔수 없이 다른 방을 이틀에 5만낍으로 빌렸다.

날씨가 꽤 덥다. 얼마 걷지 않았는데 온몸이 땀이다. 샤워를 하고 쉬면서 햇빛이 약해지면 나가보기로 했다. 오후 4시쯤 돠니 햇빛도 힘을 잃는다. 느긋하게 산책길에 너섰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남우 강은 절경이다. 내일은 무엇을 하며 보낼까 생각하다가, 그건 다음에 생각하기로 하고 지금은 일단 산책을 즐기기로 하렸다.

차를 내렸던 곳이 마을의 중심인 것 같다. 그곳에서 큰 길을 따라 걸었다. 한참을 걸으니 인가가 끝이 나고, 왼쪽으로 강변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강변길로 내려왔다. 남우강은 어떤 각도에서 보더라도 아름답다. 강변길을 걸으며 남우강의 경치를 만끽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강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강변길을 통하여 다시 다리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왔다. 벌써 어둠이 깔렸다. 그동안 한산하던 마을에 어디 숨어 있었던지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나와 마을 거리와 식당이 북적인다. 대부분 관광객들이다. 낮에는 손님이 있는 식당이 거의 없어 좀 안스런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두집 건너 있는 식당들이 모두 손님들로 꽉 차있다. 역시 라오스는 어딜 가나 밤이 되어야 생기를 찾는다.

다리 옆에 과일을 파는 행상이 있어 이것저것 주워담았다. 작은 가게를 하면서 옆에 식탁을 2개 갖다 놓은 작은 식당이 보인다. 돼지고기 볶은밥을 주문하였다. 며칠전부터 자꾸 술이 당긴다. 베트남 추운 곳을 여행할 때는 술생각이 나지 않았으나, 라오스로 와서는 계속 술이 마시고 싶다. 비어 라오 블랙을 한병 주문하였다. 식사를 끝내고 다시 비어 라오 큰 캔을 한 개 샀다.

숙소 테라스에 앉아 열대 과일을 안주로 비아 라오(Beer Lao)를 마시며 또 즐거운 하루를 보낸다.

 

 

베트남, 러오스 여행 26: 산과 강이 만들어 낸 환상의 마을 농키아우

어제 꽤 걸은데다 맥주도 몇잔 마셔 그냥 잠에 골아 떨어졌다. 새벽에 잠이 깨니 좀 춥다. 전기 매트를 깔까 생각하다가 귀찮아서 그만 두었다. 어제 저녁에는 찬물로 샤워를 하였는데, 일교차가 큰 것 같다.

느지막이 일어나 무얼 할까 생각을 했다.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두가지이다. 첫째는 여러가지 액티비티에 참가하는 것이다. 카약, 동굴탐험, 뷰포인트 등산, 정글 트레킹 등 여러가지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둘째는 그냥 주위 경치를 즐기며 쉬는 것. 그냥 쉬는 것도 무료하여 적당한 액티비티가 없을까 찾아보았다.

뷰포인트 등산은 왕복 2~3시간 정도 걸리는데, 길이 험하여 그만 두었다. 나머지 액티비티들은 여행사 프로그램에 참여하여야 하는데, 모두 고만고만한 영세 여행사들이 각각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어 프로그램 자체가 성원을 이루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혼자 참여할 경우 비용이 턱없이 비쌌다. 영세 여행사들이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좋을텐데, 아직 그런 데까진 생각이 못 미치는 모양이다. 내가 이곳에 와서 사업을 하면 잘 할 수 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자의반 타의반으로 그냥 쉬기로 하였다. 그러다 저녁이 되어 적당한 프로그램이 보이면 참여해도 좋고. 한 시간 남짓 주위를 산책하며 둘러보았다. 최근 몇년전부터 이곳 송키아우가 좋은 여행지로 소문나게 되어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으나 아직 인프라나 여행관련 사업자들의 마인드는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오전 11시가 되면 햇빛이 뜨거워져 걸어다니기 힘들다. 땀을 많이 흘려 어제 저녁을 먹은 가게에서 코코넛 스터(stir)를 한 잔 마셨다. 아주 맛있었다. 가게를 나오면서 1,000(650)을 주고 수박을 한 쪽 샀다. 어제 먹다 남은 과일과 이것으로 점심을 떼워야겠다.

대추를 닮은 과일은 무엇인지 모르겠다. 식감이 대추와 사과를 섞어놓은 듯 하다. 껍질을 벗겨 먹어야 하는지 몰라 먼저 통째로 먹어보았는데 별 저항감은 생기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맛있는 것도 아니다. 약간 신맛이 나며 단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거봉을 닮은 포도는 단맛이 거의 없는데다, 씨도 씹혀 먹기가 쉽지는 않다.

노란 낍질을 까면 흰 속살이 나오는 용안(龍眼)은 먹기는 조금 불편하지만 은근히 중독성이 있다. 손이 저절로 간다. 과일을 팔던 처녀에게 먹는 방법 사범을 보여달랬더니, 열매를 약지와 새끼손가락 사이에 넣어 가볍게 톡 까던데, 나는 잘 안된다. 과즙을 온 손에 다 묻힌다. 하얀 속살 속에 큰 검은 씨가 들어가 있어 마치 눈알같이 생겨 "용안"이란 이름이 붙은 것 같다. 그런데 동물 가운데 눈에 흰자위를 가진 것은 사람뿐이다. 용은 영물이라 사람처럼 흰자위를 가졌나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오후 4시가 가까워지자 햇빛도 약해져 숙소를 나왔다. 또 다리 쪽으로 갔다. 어제 낮 이곳에 온 이래 이 다리를 벌써 몇번째 건너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매번 건널 때마다 그 경치에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하류쪽 산 허리에는 옅은 안개같은 것이 걸쳐 있다. 어찌 보면 안개같고 또 어떻게 보면 사람들이 불을 피워 난 연기같이 보이기도 한다. 어쨌던 그 옅은 안개가 강과 산의 풍경을 더 몽환적으로 만들고 있다.

오전에 어떤 여행사 앞에 '선셋 크루즈'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었다. 다리 옆에 있는 선착장으로 내려가니 배 한척이 곧 선착장을 떠나려한다. 20여명의 승객을 태우고, 배 안쪽에는 식탁이 마련되어 있다. 그래, 이 배를 타보자. 배가 떠나려할 때 나도 배에 오르려 하니까 스태프인듯 보이는 여자가 안된다고 손을 가로젓는다. 나도 타고 싶다고 했지만, 막무가내로 안된다고 하니 할 수 없다. 의사가 전혀 통하지 않으니 이유를 알 수 없다. 내일 '무앙응오이'로 가자면 어차피 한 시간은 배를 타야 하므로 남우강 뱃놀이는 내일로 미루자고 생각했다.

특별히 할 일이 없으므로 강이나 더 구경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강변 경치 좋은 곳은 모두 홈스테이가 자리잡고 있다. 홈스테이라고 하지만 어떤 것은 수천평의 땅 위에 몇십개의 방갈로를 지어놓은 완전히 기업형도 있다. 여기에는 건축규제도 없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과연 이런 곳까지 행정력이 미칠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제 저녁을 먹은 가게에서 쌀국수로 저녁을 먹었다. 이번엔 쇠고기 쌀국수인데, 역시 고기맛은 닭고기나 돼지고기보다 못하다. 저녁을 먹고 숙소에 들어와 베란다에서 과일을 먹으며 태블릿으로 드라마를 보았다. 날이 깜깜해지자 별구경을 하기 위해 숙소를 나섰다. 다시 다리 한가운데까지 갔지만, 이곳도 불빛 때문에 별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래서 별보기도 실패. 내일을 기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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