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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지일보 연재물 ( 일본이 선진국이었던 이유9)32

롤리타 책에서 마주친 100개의 인생 45: 과거에 고립된 어느 소아성애자의 인생 - 소설, 롤리타/임관산 소설 『롤리타』 프롤로그, 나를 고백한다 나를 고백한다. 나의 일기를 독자들에게 공개한다. 나의 이름은 ‘험버트 험버트’, 미국으로 이민 온 유럽 출신의 학자이며, 현재는 살인죄로 정신병동을 거쳐 감옥에 수감되어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이 고백에 ‘롤리타 : 어느 백인 홀아비의 고백’이란 이름을 붙이겠다. 이 글은 저주받을 소아성애자의 글이며 이 글에는 그 어떤 교훈도 없다. 내가 이것을 세상에 남기는 이유는 단 하나다. 오직 이것만이 나의 마음속에 롤리타, 그녀를 간직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예술만이 그 피난처가 되기 때문이다. 내가 롤리타와 함께 불멸을 누리는 길은 오직 이것뿐이기 때문이다. 나의 .. 2023. 6. 26.
61년생 정동분 7 61년생 정동분 7 : 가난한 덕선이들의 찬란한 청춘/꼬마목수 “엄마가 전생에는 남자였던 거 같어. 순할 순(順), 꽃 화(華), 순화라는 여인을 사랑했던 남자. 안 그러냐? 젊어서는 고순화, 늙어서는 김순화. 호호호.” 그렇다. 동분 인생엔 유독 소설 같은 장면이 많다. 그 가운데 하나가 ‘순화’다. 살며 마음 나눈 친구가 딱 둘인데, 두 사람 이름이 거짓말처럼 똑같이 순화다. 10대 후반부터 20대 중반까지, 반짝반짝 빛나던 청춘을 함께 나눈 고순화와 40대부터 희로애락의 정을 나눈 김순화. 동분은 ‘순화들’ 관해 이렇게 표현했다. “엄마가 니네 친할머니 모시고 한창 마음고생하면서 고순화랑 연락이 끊긴 거거든. 그렇게 30대까지 고생 많이 했지. 니네 아빠 택시 몰다가 사고 나서 병원에 몇 달 동안 .. 2023. 6. 16.
661년생 정동분 6 61년생 정동분 6/꼬마목수 대하소설로 태교를? 만화방에서 세계를 여행하며 이야기 수집했던 만담꾼 꼬꼬마. 동아책방에서 수많은 소설과 시를 탐독했던 문학소녀. 딱 거기까지였다. 동분은 열여섯부터 쉴 틈 없이 공장에 다녔다. 가난한 집안 형편을 거들어야 했다. 그러다 송일영과 결혼했다. 그때부터는 세상의 거센 풍파를 온몸으로 때려 맞았다. 차분히 앉아 책을 읽는다? 당시 동분에겐 사치였다. 그럴 시간이면 차라리 모자란 잠을 더 잤다. 그 정도로 고단한 삶이었다. 그러다 겨우 여유 찾은 게 둘째 임신했던 1986년이다. 동분 나이 스물여섯이었다. “그때가 어떤 상황이었냐 하면, 니네 할머니 할아버지 모시면서 니네 형이랑 니네 사촌 누나랑 사촌 형까지, 애들 셋을 엄마가 다 키울 때였지. 니네 큰아빠는 여전히.. 2023. 6. 7.
61년생 정동분5 61년생 정동분 5 : 학교 밖 소녀의 생애/꼬마목수추천 나는 특별히 잘하는 게 없다. 머리가 비상한 것도, 끼가 넘치는 것도 아니다. 그런 나에게도 개미 똥구멍만 한 재주가 하나 있다. 글쓰기다. 그 덕에 여태껏 먹고산다. 하여, 미천한 재주나마 갖게 해주신 부처님, 알라신, 예수님께 늘 감사 인사 전한다. 작은아들이 이 개미 똥구멍만한 글재주로 기자 일을 할 때 동분은, 늘 이렇게 말하곤 했다. “너는 그래도 내 핏줄 물려받아서 먹고사는 겨. 니네 아빠 닮았어 봐라. 글은 무슨. 엄마가 그래도 한때 문학소녀 아니었냐. 너 임신했을 때도 책 얼마나 많이 읽었다고. 다 그 덕에 네가 글을 잘 쓰는 겨.” 1988년, 28살의 동분과 두 아들. 내 첫 책이 나왔을 때도, 다시 두 번째 책이 나왔을 때도, .. 2023. 6.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