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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마주친 100개의 인생(딴지일보연재물 등)29

수직의 도전자 소설 『수직의 도전자』/ 임권산 알프스 몽블랑산의 산악 가이드 조합 오늘은 1920년대를 배경으로 한, 알프스 산악인들의 삶을 이야기해 보려 한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경계선에 우뚝 서 있는 해발 4,810m의 알프스 최고봉. 항상 만년설로 덮여 있어 이름마저 흰(Blanc) 산(Mont)인 ‘몽블랑’이다. 이탈리아어로는 ‘몬테 비앙코(Monte bianco)’라 부른다. 몽블랑산.jpg 알프스의 몽블랑 출처- 이 아름답고 위대한 산은 그것에 비례하는 치명적 위험성을 갖고 있다. 정상 부근에는 늘 눈보라가 치고 있으며 벼락과 낙석, 산사태는 언제나 예고 없이 일어난다. 한국인을 포함해 몽블랑의 유혹에 빠진 많은 산악인들이 목숨을 내놓아야 했다. 지금도 몽블랑에서는 매해 조난과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몽.. 2023. 7. 29.
롤리타 책에서 마주친 100개의 인생 45: 과거에 고립된 어느 소아성애자의 인생 - 소설, 롤리타/임관산 소설 『롤리타』 프롤로그, 나를 고백한다 나를 고백한다. 나의 일기를 독자들에게 공개한다. 나의 이름은 ‘험버트 험버트’, 미국으로 이민 온 유럽 출신의 학자이며, 현재는 살인죄로 정신병동을 거쳐 감옥에 수감되어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이 고백에 ‘롤리타 : 어느 백인 홀아비의 고백’이란 이름을 붙이겠다. 이 글은 저주받을 소아성애자의 글이며 이 글에는 그 어떤 교훈도 없다. 내가 이것을 세상에 남기는 이유는 단 하나다. 오직 이것만이 나의 마음속에 롤리타, 그녀를 간직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예술만이 그 피난처가 되기 때문이다. 내가 롤리타와 함께 불멸을 누리는 길은 오직 이것뿐이기 때문이다. 나의 .. 2023. 7. 29.
이방인 이방인/임관산 아무 의미 없는 인생 어떤 체코인 남자가 돈을 벌기 위해 고향을 떠났다. 그는 성실히 열심히 일했고 마침내 이십오 년 만에 부자가 되었다. 부자가 된 그는 아내와 어린 자식을 데리고 돌아왔다. 그의 어머니는 누이와 함께 여관을 경영하고 있었다. 그들을 놀려주기 위해 그는 우선 혼자 여관을 방문했다. 그의 어머니는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방을 잡은 그는 어머니에게 가방을 열어 보이며 돈 자랑을 했다. 그날 밤 그의 어머니와 누이는 그를 망치로 살해하고 그의 돈을 훔쳤다. 그리고 그의 시체를 강물에 버렸다. 다음 날 아침, 돌아오지 않는 그를 찾으려 그의 아내가 찾아왔고, 그의 신원에 대해 말했다. 그의 어머니는 목을 매 생을 마감했고, 그의 누이는 우물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다. 이런 게 .. 2023. 5. 30.
고래3 고래3/ 임관산 "하루 종일 날갯짓을 하다 가는 나비가 하루를 영원으로 알 듯이, 우리 인간도 그런 식으로 살다 가는 것이다." -칼 세이건, ‘코스모스’ 中 - 영겁의 시간 속에서 찰나에 불과한 인생입니다. 먼 과거의 일이지만 어느 날 문득 떠올리면 어제의 일처럼 느껴지는 경험을 많이 해봤을 것입니다. 죽는 순간이 그럴 것이라 짐작됩니다. 꽤 긴 시간 살아왔다고 생각하지만 죽음 앞에서는 자신의 인생 순간들이 마치 조금 전에 있었던 일로 느껴질 것입니다. 생각보다 우리 인생은 허무합니다. 오죽하면 ‘인생무상’이란 말이 있겠습니까. 금복이는 어머니의 죽음과 함께 태어났습니다. 그녀의 아버지와 첫사랑은 자살로 생을 끝냈고 두 번째 사랑은 자신이 스스로 죽였습니다. 이 여러 죽음 앞에서 그녀에게 남은 것이란 .. 2023. 4.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