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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수필4137

문인으로 산다는 것 문인으로 산다는 것-장세진 [군산여상 교사·문학평론가] 아무리 디지털세상이라해도 인간에게는 변해선 안될 가치가 있다 그 이름에 맞게 지켜야 할 위치가 있다 나에겐 세 가지 삶의 위치가 있다. 문인과 교사, 그리고 국회의원 동생으로 사는 것 세 가지다. 국회의원 동생으로서의 삶의 위치는 조만간 벗어나게 되었다. 형이 4월에 있을 19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나로선 퍽 홀가분해진 셈이 되었다. 당장 총선후보 난립에 대해 '깜도 안되는 것들이'란 칼럼을 발표할 수 있었다. 그것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4년 동안 나를 억눌렀던 '짐'이라면 어느새 28년째인 교사로서의 삶의 위치는 스스로 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벌써 29년째로 접어든 문인으로서의 삶의 위치도 당연히 내가 좋아 스스로 짊어진 짐이다... 2022. 8. 20.
나의 가장 훌륭한 선생님은 엄마 같은 외할머니 나의 가장 훌륭한 선생님은 엄마 같은 외할머니-강원국의 공부하면 뭐 하니 초등학교 2학년 때 어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그 후 외할머니가 ‘엄마’ 역할을 해주셨습니다. 나는 자주 할머니가 돌아가시는 꿈을 꿨습니다. 엄마처럼 떠나가실까 무서웠습니다. 엄마 없는 손주가 측은했던지 할머니는 늘 용서하고 아량을 베푸셨습니다.학교에 가기 싫어 내가 꾀병을 부릴 때, 그것이 거짓인 줄 아셨지만 담임 선생님에게 ‘손주가 많이 아프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나는 할머니가 나이를 먹어 내게 속는 줄 알았습니다. 시험기간만 되면 왜 그렇게 영화가 보고 싶던지. 그럴 때도 할머니는 영화표를 끊어주셨습니다. 항상 나를 품어주셨지요. ‘나는 우리 손주를 믿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그래도 제멋대로 살지 않을 거야. 잘할 거고.. 2022. 8. 20.
어휘력의 한계가 내가 아는 세상의 한계 어휘력의 한계가 내가 아는 세상의 한계-강원국의 ‘공부하면 뭐 하니’ 2007년 10월3일 평양 외곽 백화원초대소에 있었습니다.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북한에 온 노무현 대통령이 이곳에 묵고 있었지요. 나는 평양 방문 첫째 날은 수행원 숙소인 보통강호텔에서 묵고, 이튿날 대통령 연설문을 쓰기 위해 백화원초대소에 갔습니다.정상회담을 마친 대통령이 귀경길, 도라산역에서 그 결과를 보고하는 연설을 하기로 예정돼 있었습니다. 청와대에서 대통령 연설문을 쓴 지 8년째였지만, 이때 가장 긴장했지요. 포털사이트에 있는 온라인 국어사전을 그곳에서는 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나는 글을 쓸 때마다 가장 먼저 온라인 국어사전을 엽니다. 내 머릿속에 생각난 단어를 쓰지 않습니다. 떠오르는 단어를 국어사전에 쳐보고 유의어 .. 2022. 8. 20.
교수신문과 나 교수신문과 나 -홍경실 요즘같이 무더운 여름에는 두문불출하기 일쑤이다. 간혹 장을 본다거나 산책할 요량으로 현관을 나설 때면 아파트 공동우편함으로 눈길이 향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나를 반겨주는 을 만나기 위해서이다. 언제부터였을까. 내가 교수가 된 게! 대학생을 가르치기 시작한 때가!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강사생활을 시작한 적이! 1992년 국내 최초로 대학문화의 선봉을 기치로 하는 전문 주간지, 이 창간되었다. 그해,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 중이었던 나는 어서 학위를 취득하고 교수가 되어 저 신문의 당당한 구독자가 되리라는 결의를 다졌던 기억이 새롭다. 자본으로 채색되는 사고의 세속화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가풍과 전공 학문인 철학으로 중무장했던 그 시절의 나에게 이란 반드시 교수직에 몸담는 사람만의 전.. 2022. 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