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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수필49

The flower attandence book 2 The flower attandence book 2/ Wansuh Park It bloomed two weeks later than last year, but since it didn't bloom even if I waited, I thought it was a flower that wouldn't bloom unless it snowed. As I was coming back from outside, I saw something bright yellow shining on the ground. For a moment, I thought the buttons on my school uniform had fallen off. Until the 1960s, when a boy reached middle s.. 2023. 12. 7.
꽃 출석부 2 꽃 출석부 2/ 박완서 작년보다 이 주일이나 늦게 복수초가 피었다 기다려도 안 피기에 눈이 안 오면 안 피는 꽃인 줄 알았다. 밖에 나갔다 오는데 저만치 땅바닥에 샛노랗게 빛나는 게 보였다. 순간 교복 단추가 떨어져 있는 줄 알았다. 60년대까지만 해도 남자아이는 중학생이 되면 머리를 빡빡 밀고 금빛 단추가 달린 감색 교복을 입혔다. 가뜩이나 볼품없는 교복을 엄마들은 내남직없이 적어도 3년은 입힐 요량으로 넉넉한 걸 사 입혔기 때문에 얻어 입은 것처럼 옷 따로 몸 따로 노는 건 틀림없이 신입생이었다. 궁핍한 시대였지만 금빛 단추만은 생뚱스러울 정도로 찬란하게 빛났다 처음 중학생이 된 아들을 보는 나의 꿈도 그렇게 찬란하지 않았을까? 목을 조이는 호크 하나라도 안 잠그면 교문에서 걸릴 정도로 교칙이 엄할 .. 2023. 12. 4.
꽃 출석부 1 꽃 출석부 1 /박완서 작년 가을에 이웃집에서 복수초를 나누어 받았다. 뿌리는 구근이 아니라 흑갈색 잔뿌리와 검은 흙이 한데 엉겨 있고 키는 땅에 닿을 듯이 작은데 잎도 새의 깃털처럼 잘게 갈라져 있어서 전체적으로 볼륨이 느껴지지 않아 하찮은 잡초처럼 보였다. 그전에 나는 복수초라는 화초를 사진으로 본 적은 있지만, 실물을 본 적은 없기 때문에 그게 과연 눈 속에서 핀다는 그 복수초인지 잘 믿기지 않았다. 생각해서 나누어 준 분 앞이라 당장 양지바른 곳에 심긴 했지만, 곧 가을이 깊어지니 워낙 시원치 않아 보이던 이파리들은 자취도 없어지고 나 역시 그게 있던 자리조차 기억 못 하게 되었다. 아마 3월이 되자마자였을 것이다. 샛노란 꽃이 두 송이 땅에 닿게 피어 있었다. 하도 키가 작아서 하마터면 밟을 뻔.. 2023. 12. 4.
The flower attendance book The flower attendance book /Wanseo Park Hello. It's very nice to meet you. Last fall, I received a bunch of pheasant’s-eye from a neighbor. The roots are not bulbs, but dark brown fine roots and black soil clumped together, and the height is so small that it almost touches the ground. The leaves are also finely divided like bird feathers, so the overall volume is not felt, so it looks like an in.. 2023. 1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