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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31

가을비 가을비 - 도종환 - 어제우리가 함게 사랑하던 자리에 오늘가을비가 내립니다. 우리가서로 사랑하는 동안 함께서서 바라보던 숲에 잎들이지고 있습니다. 어제우리 사랑하고 오늘낙엽 지는 자리에 남아 그리워하다 내일이 자리를 뜨고 나면 바람만이불겠지요. 바람이부는 동안 또많은 사람들이 서로사랑하고 헤어져 그리워하며 한세상을 살다가 가겠지요. -(1988)- 해 설 [개관정리] ◆ 성격 : 관조적, 애상적 ◆ 표현 : 시간적 순서에따른 시상 전개 존칭종결어미의 반복으로 운율이 형성됨. 가을의자연 현상을 통해 인간의 삶의 모습을 다룸. 사별로인한 슬픔을 담고 있지만, 관조적인 태도로 삶을 통찰함. ◆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가을비, 잎, 바람 → 가을의 분위기와 사랑의 쓸쓸함을 나타내는 소재들 * 숲 → 사랑하는 .. 2021. 12. 9.
가을 떡갈나무 숲 가을 떡갈나무 숲 -이준관- 떡갈나무 숲을 걷는다. 떡갈나무 잎은 떨어져 너구리나 오소리의 따뜻한 털이 되었다. 아니면, 쐐기집이거나 지난 여름 풀 아래 자지러지게 울어 대던 벌레들이 알의 집이 되었다. 이 숲에 그득했던 풍뎅이들의 혼례, 그 눈부신 날개짓 소리 들릴 듯한데, 텃새만 남아 산 아래 콩밭에 뿌려 둔 노래를 쪼아 아름다운 목청 밑에 갈무리한다. 나는 떡갈나무 잎에서 노루 발자국을 찾아본다. 그러나 벌써 노루는 더 깊은 골짜기를 찾아, 겨울에도 얼지 않는 파릇한 산울림이 떠내려오는 골짜기를 찾아 떠나갔다. 나무 등걸에 앉아 하늘을 본다. 하늘이 깊이 숨을 들이켜 나를 들이마신다. 나는 가볍게, 오늘 밤엔 이 떡갈나무 숲을 온통 차지해 버리는 별이 될 것 같다. 떡갈나무 숲에 남아 있는 열매 하.. 2021. 12. 9.
가는 길 가는길 - 김광섭 - 내홀로 지킨 딴 하늘에서 받아들인슬픔이라 새길까 하여 지나가는불꽃을 잡건만 어둠이따라서며 재가 떨어진다. 바람에날려 한 많은 이한 줌 재마저 사라지면 외론길에서 벗하던 한줄기 눈물조차 돌아올 길 없으리. 산에가득히 …… 들에 펴듯이 …… 꽃은피는가 …… 잎은 푸른가 …… 옛꿈의 가지가지에 달려 찬사를기다려 듣고 자려는가. 비인듯 그 하늘 기울어진 곳을 가다가 그만낯선 것에 부딪혀 소리없이 열리는 문으로 가는것을 나도 모르게 나는 가고 있다. 해 설 [개관정리] ◆ 성격 : 애상적, 자기고백적, 상징적 ◆ 표현 : '슬픔 → 재 → 눈물'로이미지가 형성됨. 생략과반복의 기법으로 감정을 조절함. 상징적, 비유적 시어의 사용 애상적이고절망적인 어조 ◆ 중요시어 및 시구풀이 * 내 홀로 지.. 2021. 12. 9.
가는 길 가는 길 김소월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 번 저 산에도 가마귀, 들에 가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강물, 뒷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오라고 따라 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1923.10)- 해 설 [ 개관정리 ] ◆ 성격 : 민요적, 전통적, 애상적 ◆ 시적자아 : 피할 수 없는 상황(이별의 상황) 속에서 떠나지 않으면 안 되는 자아 떠나야만 하는 현실과 떠나고 싶지 않은 마음 사이에서 갈등에 휩싸인 자 ◆ 표현 * 간결한 구조와 유음, 비음으로 된 시어를 사용하여 음악적 효과를 거둠. * 1연의 '시행걸침(행간걸림)'의 효과 ― '하니'라는 시어가 통사적으로는 2행에 놓여야 하는데, 3행으로 내려놓음으로 해서 시적 자아의 감정의 깊이를 미세하.. 2021. 1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