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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철현 칼럼(서울대 종교학과 교수) 등17

극형 받을 줄 알면서 (프로메테우스는 왜 불을 훔쳤나) 극형 받을 줄 알면서.. 프로메테우스는 왜 불을 훔쳤나 ㅣ아이스킬로스 '결박된 프로메테우스' 인간에게 불을 선물함으로써 신ㆍ인간 경계 허문 프로메테우스 ‘자유 의지’ 신념 위해 순교한 첫 영웅 아이스킬로스가 비극으로 형상화 누가 새로운 시대를 여는가? 남들이 가본 적이 없는 길을 개척하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이 그가 발견하고 닦은 길을 걸어간다. 그는 혁신적인 길을 닦기 위해 스스로 희생할 수밖에 없다. 19세기 미국 시인 월트 휘트먼(1819-1892)은 미국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그런 길을 뚜벅뚜벅 걸어간 영웅이다. 당시 미국은 유럽을 흉내 내고 부러워만 했다. 창의적인 인간은 남들이 감히 갈 수 없다고 미리 정해놓은 터부를 깨고 들어가는 사람이다. 휘트먼이 그런 사람이었다... 2022. 6. 15.
곤궁한 자들에 대한 탄식 (문명의 시작이다.) 곤궁한 자들에 대한 탄식, 문명의 시작이다 우정을 모르는 제우스 인류가 다른 유인원들과 달리 오늘날 만물의 영장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결정적인 사건은 아마도 불의 발견일 것이다. 인류의 조상들은 사냥한 동물을 거주지로 가지고 돌아와 식구들과 불에 구워 먹으면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인간으로 탄생하였다. 불로 요리한 음식을 오랫동안 씹을 필요가 없어 입과 치아가 현저히 작아졌고, 음식 소화시간이 줄어들어 내장의 길이가 점점 짧아졌다. 특히 소화에 쓸 에너지를 뇌로 옮겨 뇌가 점점 커졌다. 그 뿐만 아니라 모닥불에 구운 음식을 함께 먹는 공동체인 식구(食口)라는 개념이 생기고, 식구와 함께 사냥에 관한 기술, 동물목격담, 그리고 커다란 짐승을 사냥한 무용담을 서로 주고받는 ‘이야기’가 탄생하였다. 특히 자.. 2022. 6. 15.
가장 긴 타자의 노래 ( 자아에 갇힌 자 배울수록 무식해진다) 가장 긴 타자(他者)의 노래.. '자아'에 갇힌 자, 배울수록 무식해진다 그리스 비극작가 아이스킬로스의 ‘탄원하는 여인들’은 기원전 462년 아테네 디오니소스 축제에서 초연된 비극작품이다. 이 연극은 아이스킬로스의 ‘다나오스 4부작(Danaid Tetralogy)’ 중 첫 번째다. ‘4부작’은 고대 그리스 비극형식으로 세편의 비극과 한편의 사튀로스 극으로 이루어진 작품들을 부르는 용어다. ‘탄원하는 여인들’ 이외 ‘이집트인들’ ‘다나우스의 딸들’과 풍자극 ’아미모네‘는 현존하지 않는다. 아이스킬로스는 기원전 472년 ‘페르시아인들’ 비극작품을 통해 아테네인들과 ‘야만인들’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그는 아테네 사람들에게 페르시아인들로 상징하는 ‘타자’를 통해 자신을 보라고 촉구하였다. 그는 기원전 462년 .. 2022. 6. 15.
2017년 광장의 시대, (비극을 읽는 이유) 2017년 광장의 시대, 비극을 읽는 이유 1960~70년대 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비슷하게 겪은 경험일 것이다. 당시 대한민국은 개발도상국으로, 가정집에서 더운물 구경하기 어려웠다. 추운 겨울에 목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난로 위에다 세숫대야를 올려놓고 물을 펄펄 끓여야 겨우 할 수 있었다. 그런 시절이었으니 아버지와 함께 공중목욕탕에 가는 건 연중행사였다. 설날이나 추석, 혹은 입학식이나 졸업식 전날 같은 특별한 때였다. 그렇기에 목욕탕에 간다는 건 ‘목욕재계’(沐浴齋戒)라는 말에 값하는 의식이었다.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겠다는 준비이자 의례였으니까. 과거의 자신을 닦아내 늘 보던 제 몸을 새삼 새로운 양 바라보는 시간이었다. 기원전 4세기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과거의 자신’이.. 2022. 6. 15.